갤러리 도스에서 22~28일 열려
화가 차재영 작가는 ‘Journey’를 화두로 작업을 진행해왔다. 어디쯤 여행하고 있는지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는 어디인지. 우리네 삶에 현대인으로써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여행에 몸을 맡기고 있는지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한 채 끝없이 방황하는 불쾌한 사회 속에 자신을 결국 발견한다.
▲ Journey#(KRW630), 200 x 130cm, canvas on objet, 2017.
화가 차재영 개인전 'Journey#(peculiar society)'展이 22일(수)부터 28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Journey#’ 라는 타이틀은 우리네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꿈을 꾸는 듯이 조용하게 시작되는 여행을 말한다. 우리네 삶을 구름의 여행으로 표현하고 그 여행 중에 어린아이의 상상으로 완전한 자유정신을 획득하는 치유 중인 현대인을 만나게 된다. 최초의 운동자인 어린아이의 순수한 동심으로 세상을 관망하며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것도 고착되지 않은 순수한 잠재성의 상태를 부추긴다. 최근 작업들은 구름의 형상이 죽은 사물과 함께 조형적으로 표현되어 역동적인 형태로 공간을 드로잉한다. 감각의 찰나, 순간의 찰나 내지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끄집어내기 위한 설치 작업이었다.
▲ Journey# KRW360, 160 x 130cm, canvas on objet, 2017.
차재영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많은 고물상을 찾아다녔다.
"보물창고에 온 기분이었지만 말끔히 차려입은 나에게 따가운 시선은 물론이고 시원한 문전박대도 경험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항상 미소를 유지하는 것과 깍듯한 예의였다. 한 곳을 여러 번 방문하는 방법으로 고물상의 어르신들과 제법 가까워졌을 때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 Journey#, KRW270, 160 x 130cm, canvas on objet, 2017.
그들의 사회에서도 청년들의 사회 못지않은 크고 작은 경쟁이 난무했다. 각자의 구역이 정해진 듯 무례한 침범은 삼가며 새로운 얼굴이 들어올 때면 긴장을 멈추지 못한다고 했다.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는 그들을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게 한다고. 거리에서 비를 맞고 버려질 폐지들을 빨리 구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12시간을 일한 대가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 헌 종이, 녹슨 냄비 줍는 넝마주이로 살 때도,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같은 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길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한숨이다. 어릴 적 치매로 길을 자주 잃으시던 할머니 생각에 가슴이 멘다. ▲ Journey# KRW200,100 x 100cm, canvas on objet, 2017.
알면서도 모른척했던 것들이 자꾸 보이기 시작하면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왜 못마땅함을 이제야 느끼는 것인가. 어디서부터 순수한 동심을 불러와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 분명한 사실은 아주 불쾌한 이곳에서 난 여전히 최초의 운동자이길 바란다. 사회적 문제에 정치적이고 외부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논리를 내부로부터 재전유하고, 이를 통해 현실을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논리 속에서 새로운 긍정적 영역과 긍정적 가치를 창조하고자 한다.
오늘도 무거운 짐을 가득 짊어지고 아슬아슬하게 정처 없이 앞만 보고 가는 낙타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쩌면 수레의 주인은 가난한 노인이 아닌 현대인들이 아닐까." ('작가노트')
▲ Journey# KRW180, 60 x 130cm, canvas on objet, 2017.
갤러리 도스 김정윤 큐레이터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과의 인터뷰와 고물상을 드나들면서 느꼈던 사회의 단편들 속에서 작가는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물질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구도와 정신의 피폐함은 골판지의 소박함과 핫핑크의 화려함이 보여주는 설치작업으로 형상화되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물의 부조화 안에는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불쾌한 감정과 더불어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녹아들어 있다."고 말한다.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 차재영 ‘Journey#(peculiar society)’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17. 3. 22 (수) ~ 2017. 3. 28 (화)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갤러리 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