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도스 '다시보기' 2017년 상반기 기획공모전 최옥영 ‘Taste Within Reach’展
화가 최옥영의 작업은 17세기 바니타스 정물화 형식을 차용하고 재해석하여, 동시대에 생산되는 모조품으로만 이루어진 정물화 사진을 촬영한 것이다.
이러한 모조품들을 바니타스 정물화의 정물들처럼 고급스럽고 좋은 물질에 대한 허무함, 가벼움, 공허함의 의미와 함께 중산층의 열망과 판타지, 취향을 표현한다. 또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조화나 썩지 않는 플라스틱 모조품들은 중산층의 판타지가 가지는 일종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 Such a futile muse, 2015, Inkjet print, 40×27(in.)
최옥영 작가의 정물화는 이 아름답고 화려한 공산품들이 사실은 매우 저렴하고 가벼운 모조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살짝 또는 과감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때로는 조금씩 힌트를 드러내며 스무고개를 하는 듯하고, 때로는 가면을 벗은 듯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가짜와 진짜의 은밀하고 모호한 경계의 노출은 가짜만을 보여주는 것보다 오히려 더 명확한 진실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이슈를 제기한다. 그것은 바로 어떠한 클래스에 대한 판타지가 반영된 취향이 우리를 둘러싼 문화와 소비시장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생산되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소비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조품들의 생산과 소비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점을 구별해내기 모호하다.” (최옥영 작가의 ‘작가노트’)▲ Porcelains from Meissen, Gernany, 2015, Inkjet print, 68.58×101.6cm.
최옥영 작가의 예술세계는 11일부터 17일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 ‘'다시보기' 2017년 상반기 기획공모전 작가 최옥영 ‘Taste Within Reach’ 展에서 관람할 수 있다. 최옥영 작가의 작품은 갤러리 도스 김미향 관장의 ‘전시 내용’을 참조하여 관람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갤러리 도스 김미향 관장은 “작가는 정물 사진을 통해 일상 속의 오브제를 재구성하고 풍요 속 빈곤에 놓인 현대인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삶에 대한 철학적인 반성과 사유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고 최옥영 작가의 작업을 설명한다. 김 관장은 “진짜가 아닌 진짜를 가장한 모조품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미적향연은 대중들이 지닌 부귀영화에 대한 열망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사진은 실체 없이 연출과 조작만으로 만들어진 결과물만을 제공하는 매체이기에 작가가 구현하고자하는 일루젼(Illusion)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 My personal art collection, 2016, Inkjet print, 101.6×68.58cm
김 관장은 “진정한 삶의 가치를 상실한 채 끊임없이 소비되고 소모되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최옥영은 바니타스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말한다. 김 관장에 따르면 허무, 허영, 덧없음을 뜻하는 바니타스는 부귀영화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한 정물화를 의미한다. 시든 꽃이나 썩은 과일, 해골 등의 자연적인 소재는 현대의 공산품들로 대체되었지만 욕망과 허무의 감정은 여전히 동시대 작가들의 핵심적인 주제가 되고 있다.최옥영 작가는 주변의 값싼 모조품을 수집하고 재배치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을 김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활용되는 조작과 연출이라는 사진의 재현 방식은 중산층의 판타지 뒤에 내재된 공허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일회용품으로 소비되어 버려지는 값싼 물건들은 작가에 의해 예술로 재생산되고 다시 예술로써 대중에게 소비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그리고 남겨진 결과물 앞에서 메시지를 찾아내는 역할은 결국 감상자의 몫이다. 예술이 창조하는 세계는 현실처럼 보이고 진실로 받아들여지지만 그 실체는 결국 허구에 불과하다. 아우라 없는 허상들은 표면적으로는 부에 대한 판타지를 말하고 있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결국 삶의 본질을 향해 있다.”
갤러리 도스는 올 1, 2월 상반기에 ‘다시보기’라는 주제로 공모전을 기획, 서정빈, 권다예, 최옥영, 이형린, 장인희, 김유란 작가 6명을 선정하여 2016년 12월 28일~ 2017년 2월 18일까지 각 작가의 개인전을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한다. ■ 전시개요
- 전 시 명: '다시보기' 2017년 상반기 기획공모전 최옥영 ‘Taste Within Reach’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16. 1. 11 (수) ~ 2017. 1. 17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