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 컬트 루이스((Kurt Lewis)는 극사실주의 화가로 수묵화를 연상하게 하는 유화 작품을 통하여 한국사랑을 드러낸다.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20대부터는 독일과 스페인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고, 20대 후반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인 아내와 가정을 꾸렸다. 바다와 인접하고 산이 전혀 없는 동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어느 곳을 가도 늘 눈에 들어오는 나지막하고 아기자기한 한국의 산수에 푹 빠지게 되었다.
사실주의적 배경에서 눈을 돌려 점묘적 에칭 스타일의 단색조 배경을 시도하던 2015년을 기점으로 조선의 수묵담채와 산수화에 깊이 매료되었고, 유화물감으로 수묵화 느낌을 내는 새로운 화풍을 고안하였다. 서양화인 유채로 그려지는 사실주의적 인물묘사와 동양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배경의 조화에서 생성되는 독특한 화풍은 이제 한국인으로 인생의 2막을 살고 있는 작가의 인생과도 꼭 닮아 있어 흥미를 더한다.
제이훈 갤러리(J.HOON GALLERY)는 오는 11월12일부터 12월 8일까지 미국작가 컬트 루이스의 개인전 'Kurt Lewis, 수묵화를 닮은 유화展'을 한다.
오제훈 제이훈갤러리 관장에 따르면 작가는 유화화가로 작품들은 크게 인물화와 풍경으로 나뉘어진다. 주로 리넨 본연의 색과 결을 살린 캔버스를 직접 투명젯소를 칠해 사용하며 나무나 종이 등의 재료도 주제에 따라 간간이 활용한다. 인물은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인 반면 의복은 2차원적으로 단순화시켜 대조를 이룸으로써 인물을 더욱 부각시킨다.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묘한 분위기의 동양적 배경은 물감을 리넨에 다소 거친 스트로크(stroke)으로 층(layer)을 쌓아 농담을 조절해 얇지만 입체적인 조형감을 연출한다. 00/0호의 세필 붓을 이용해 한없이 나긋나긋하고 섬세한 붓질을 통해 얻어지는 인물의 피부에 더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기법이다. 그림 전반에 직선과 점을 그려 넣어 마치 오래된 옛 영화를 보는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리넨 본연의 질감을 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인물과 풍경 모두에서 부분적 혹은 전체 배경으로 은박이나 동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빛의 종류와 방향, 세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반사되는 빛의 유희가 상상력과 감상을 증폭시켜 그림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더 풍성하고 맛깔 나게 만들어준다.
▲ Kurt Lewis, Self-Rescue, 72.7x 60.6cm ,oil on linen, 2016(미발표작)
작품 Self-Rescue는 망망대해에 난파된 여인이 부서진 나무들을 모아 몸 하나 겨우 띄울 뗏목을 만들어 구조를 향해 항해하는 그림이다. 손바닥만한 돛과 부서진 노, 다친 손가락 등으로 상징되는 것은 인생이란 항해에서 닥치는 고난들이다. 바다 한 가운데 혼자서 거친 풍파를 혼자서 헤쳐나가며 두려움과 절망에 맞서 싸우는 이 여인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오는 크고 작은 폭풍 속에서 여인은 희망을 끈을 놓지 않으려 돛에 작은 고래를 그려 넣었다. 이 세상 오로지 혼자인 것 같은 어둔 밤에도 나를 지키고 돌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 구원은 그 어딘가에 반드시 있다는 희망에 기대어 인생항해를 계속하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 그것이 이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 Looking Ahead 30cm x 30xm oil on linen 2016.
작품 When All Else Fades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불변의 진리(이 말 자체가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같은 모습일 것 같았던 자연도 어느새 변하는 모습을 담았다. 하늘을 은박으로 처리해 빛에 따라 불타는 노을이 되기도, 청명한 가을하늘이 되기도, 먹구름이 낀 어두운 폭풍전야가 되기도 하는 다채로운 풍경을 한 그림에서 감상할 수 있다.
▲ Rescuer, 30.5cm x 30.5cm, oil and silver leaf on wood, 2015.
컬트 루이스는 "새로운 화풍으로 전환한 뒤 여는 첫 개인전이다. 서양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그린 유화에서 조선의 수묵담채가 느껴질 때 한국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드문 장르인 인물화가 좀더 친근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개요
▲ 전 시 명 Kurt Lewis 개인전
▲ 출 품 작 회화작품 15점 (신작 수 12점)
▲ 장 소 : J. HOON GALLERY (제이훈 갤러리)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12길 70 더케이호텔 아트홀 1층
▲ 기 간 : 2016. 11. 12(토) - 2016. 12. 8(목)
▲ 오 프 닝 : 2016. 11. 12(토) 오후3
▲ 전시문의 : 제이훈갤러러 관장 오제훈, artj99@hanmail.net,
www.jhoongallery.com, Tel: 02 -514- 8136, Fax: 02- 514- 8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