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중심이 바로서면 마음의 중심도 바로 선다

몸의 중심이 바로서면 마음의 중심도 바로 선다

체력, 뇌력, 심력을 키워 전인교육의 장을 여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2)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도전적인 프로젝트로 자신만의 1년을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벤자민12단체조를 통해 체력과 함께 뇌활용 능력, 마음의 힘을 키운다. 학생들의 필수 코스인 벤자민12단 과정은 우리나라 고유의 인재양성법인 심신연마의 연장선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인재를 양성할 때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심신수련을 했다. 고조선의 천지화랑,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조선의 선비까지. 흔히 선비하면 책상에 앉아 사서삼경을 공부하는 모습만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한영우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선비지성사>에 의하면, 선비는 고구려의 '선인'에서 나왔다고 한다. 선비도 활쏘기, 말타기를 통해 심신을 연마했다.

물구나무서서 100걸음을 걷는 여학생 김은비 양 

▲ 지난 2월 26일 열린 벤자민학교 2기 졸업식에서 학생대표로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김은비 양.

여학생 중에서도 물구나무서서 100걸음을 넘게 걷는 학생이 있다. 충남학습관 김은비 학생은 입학하자마자 푸시 업 1개부터 시작했다. 5월까지 매일 3~4시간, 이후에는 1시간씩 연습했다. 쉽지 않았다. 하루 200~300번 넘게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안 아픈 요령도 생겼다. 꾸준히 성과가 있었는데 여학생 12단 기준인 36걸음의 직전인 34걸음으로 3주 넘게 진전이 없었다. 응원하던 친구들도 ‘11단 장수생’이라고 놀리기도 했지만, 본인이 제일 속상했다.

이때 벤자민 선생님이 “목표를 36걸음에 두었기 때문이다. 보다 높은 50걸음을 목표로 하면 당장 40걸음도 걷지 않겠느냐”고 했다. 은비 학생은 50걸음을 걷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날 바로 40걸음을 걸었다. 세상을 다 가진 듯 방방 뛰었고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기뻐했다. 은비 양이 본격적으로 도전활동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한복을 입고 한국을 알리는 여고생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우리 문화를 알리는 프리절 캠페인, 위안부 할머니 뮤지컬 기획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나는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하는 사람” 자신감 얻은 강무창 군

벤자민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은 뛰어나다. 12단을 넘어 앉은 상태에서 그대로 물구나무서서 걷는 13단, 머리를 바닥에 댄 물구나무에서 일어서 걷기 14단까지 해냈다. 현재 13단에 도전하는 부산학습관 강무창 학생. 지난 해 3월 입학했을 때만 해도 체격이 왜소하고 마른 편이었다. 7월 말까지 벤자민 12단에 큰 관심이 없던 무창 군은 400여 명이 모이는 벤자민 중앙워크숍에서 벌써 12단을 선보이는 친구들의 모습이 멋있었다. 하나같이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한 달반 매일매일 연습을 했다. 연습 중 인대가 늘어나 치료 때문에 2주 정도 연습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었다. 이때 체력관리라도 해야겠다고 윗몸일으키기, 상체들어올리기 등을 했다.

▲ 벤자민12단체조를 댄스로 만들어 공연하는 2기 벤자민학교 졸업생들.(사진=벤자민학교)

연습하면서 체력관리보다 균형을 잡는 것이 더 힘들었다. 계속 넘어지고 넘어지니 처음에는 두려워서 방석 10개씩 깔고 연습했다. 무창 군은 “한번 안 깔고 아픔을 느껴보자. 아프면 안 넘어지겠지.”라고 도전했다. 다소 무모했지만 자신의 뇌 안에 그어진 경계선을 넘었다. 처음 넘어지고 너무 아프니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았는데 그 다음부터 넘어지는 요령도 생겼다.

무창 군은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한 내가 놀라웠고 내 안에서 성실함과 꾸준함을 발견했다. 내가 한번 목표를 잡으면 될 때 까지 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어떤 도전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낙동강 330km자전거 종주를 하고 학습관 친구들과 한라산 겨울등반 프로젝트로 진행했다.

무창 군은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 같다.”며 진로특강 강사로 중학교에서 강연에서 벤자민12단 시범을 보인다. “학생들 모두가 건강해지고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한다.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벤자민12단을 하면서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스스로 그어놓은 한계를 극복하는 체험을 한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강하다고 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벤자민 학생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글.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 사진= 강현주, 벤자민학교

▲ 지난 26일 졸업식장에서 불구나무서서 걸어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사진=벤자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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