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간 폭력 경험 45.5%, 대처 방법도 68%가 '그냥 있어'

부부 간 폭력 경험 45.5%, 대처 방법도 68%가 '그냥 있어'

여성부 5천 명 설문 조사, 주위에 도움 요청은 1.8%그쳐

지난해 부부간 폭력 발생률이 45.5%에 달하고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6.2%가 신체 상해를 경험하고, 17%가 정신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부 폭력 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2013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조의2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통계로 2007년과 2010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12년 8월~’13년 7월)간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로 2010년 53.8%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부부폭력은 신체 상해와 함께 정신적 고통 등 큰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6.2%가 신체적 상해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8.2%가,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3.9%가 신체적 상해를 경험했다.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17%가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20.1%가,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13.3%가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 이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심각했다.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 70%,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 37.7%, ‘매사에 대한 불안, 우울’ 30.6% 등을 느끼는 것으로 응답했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43.6%)와 ‘매사에 대한 불안, 우울’(38.5%)에서, 남성은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78.7%)이 높게 나타났다.

부부폭력으로 인해 생활의 변화가 일어났다.  전체 응답자 중 20.2%가 변화가 있다고 응답하였고, 배우자와의 관계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18.5%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 배우자와의 관계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20.4%, 남성의 경우는 16.4%로 폭력이 부부간 갈등 해결의 수단이 되지 못함을 보여주였다. 


그런데도 부부 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부부 폭력이 일어날  당시 이에 대처하는 행동으로 68%가  "그냥 있었다’고 응답하였고, ‘자리를 피하거나 집밖으로 도망’ 16.8%, ‘함께 폭력행사’ 12.8%, ‘주위에 도움 요청’ 0.8%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66.4%, 남성은 69.9%가 ‘그냥 있었다’고 응답했다.  여성이 그냥 있었던 이유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 40.5%, ‘가족이기 때문에’ 32.8%,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19.5%였고 남성이 그냥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기 때문에’ 38.0%,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 33.5%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 발생 당시 혹은 발생 이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98.2%였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8%였다. 여성은 97.6%, 남성은 98.9%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요청 대상도 가족, 친척, 이웃, 친구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경찰이나 1366 등의 지원체계 이용률 보다 높았다.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가족, 친척’ 3.4%, ‘이웃, 친구’ 3.1%, ‘경찰’ 1.3%였다.  여성긴급전화 1366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0.4%, 상담소 및 보호시설 등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0.1%였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61.4%,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17.7% 순이었다.  


부부폭력은 결혼 후 5년 미만 부부에게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5년 미만이 62.1%(결혼후 1년미만 22.2%+결혼후 1년이상-5년미만 39.9%)였다.  결혼전 교제기간에 폭력피해가 시작되었다는 응답은 3.7%이었다.
부부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남성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5년 미만이 61%(결혼후 1년미만 20.8%+결혼후 1년이상-5년미만 40.2%)였고, 결혼전 교제기간에 폭력피해가 시작되었다는 응답은 1.6%였다.

또 가족간의 폭력을 행사하여  가족원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7.0%였고, 가해한 비율은 9.8%, 상호폭력은 4.7%였다. 대부분의 피해와 가해 모두 정서적 폭력 형태로 발생했다. 신체적 폭력의 경우 형제자매에 의한 경우가 53.3%, 어머니 22.8%, 아버지 22.2% 순이었고, 정서적 폭력 역시 형제자매 52.5%, 어머니 23.6%, 아버지 19.4% 순으로 높았다.

65세 이상 노인 754명 중 자녀에게 폭행을 당한 비율도 10.3%에 달했다. 노인에 대한 폭력 가해자는  아들이  47.1%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 20.5%, 딸 10.6% 순이었다. 

또 자녀에 대한 폭력도 높게 나타났다. 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1380명 중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비율은 46.1%였다.

이처럼 가정 폭력이 심각하지만 신고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55.0%가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신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족이므로’ 57.4%, ‘대화로 해결하기를 원해서’ 23.7% 등으로 나타났다.
이웃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하였을 때는 55.6%가 신고하겠다고 했지만 44.4%는 신고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는 '남의 일이므로'가 55.8%로 가장 많았다.  보복이 두려워서는 21.5%.

여성가족부는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해 6월 발표한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글. 정명빈 기자 npns@naver.com ㅣ 자료.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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