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게임은 폭력에 둔감해지도록 만든다

폭력적인 게임은 폭력에 둔감해지도록 만든다

화제의 연구결과

2012년 02월 03일 (금)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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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된 연구결과 발표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폭력적인 게임을 하고 난 뒤의 뇌는 어떤 변화를 보일까? 이를 밝히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되었다.

미국 미주리대 심리학과 브루스 바톨로우(Bartholow) 교수팀은 폭력적인 게임을 하고 나면 뇌에 어떤 영향이 오는지를 알기 위한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70명에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25분간 하도록 한 뒤, 가상의 상대와 버튼을 먼저 누르기 게임을 시켰다. 이때 버튼을 늦게 누르게 되면 헤드폰이 소음이 나오며, 버튼을 세게 누를수록 소음도 커지게 했다. 그러자 폭력적인 게임을 한 사람일수록 버튼을 세게 눌러 더 큰 소음이 나오도록 만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공포와 공격성을 조절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무뎌지면서 나타나는 반응이라 설명했다. 뇌는 부정적인 것은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어 있다. 지나친 폭력이 담긴 영화 장면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하지만 폭력에 빈번히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뇌에서 반응이 더디게 나타난다. 그래서 자신이 얼마나 심한 폭력을 행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도덕적인 판단 능력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의 뇌는 마약 중독자와 비슷한 상태를 보이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게임 중독이 뇌를 변화시키는 것인지 뇌의 구조가 게임 중독을 일으키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성격심리학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저널, '실험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되었다.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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