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성되는 청소년기의 뇌

재구성되는 청소년기의 뇌

남자의 뇌, 여자의 뇌

브레인 31호
2012년 01월 10일 (화)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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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아이들은 무심히 있다가도 까르륵 웃음을 터뜨린다. 늘어진 빨래 같다가도 민첩하기 이를 데 없다. 노상 거울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방안으로 숨어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이뿐인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 또한 크다. 변화무쌍한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뇌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우정을 쌓는 방식의 차이
여자아이들은 참 수다스럽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유 모를 그 웃음에는 쾌락의 근원이 되는 옥시토신과 도파민이 있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진 여자아이의 뇌는 함께 나누는 대화로 쾌락 회로를 활성화한다. 이러한 쾌락은 중독자가 약물을 복용했을 때에 버금가는 쾌락이라고 한다.

단지 장난을 치고 쇼핑을 하고 전화를 하는 것으로 말이다. 특징은 같은 동성 간의 대화를 더욱 즐긴다는 것이다. 가장 친한 동성친구, 자매, 소규모의 동성 또래집단, 때로는 엄마와의 친밀한 대화가 이러한 쾌락을 준다. 여자아이들은 이러한 쾌락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안정을 얻는다. 때문에 여자아이는 동성과 경쟁을 하거나 조직적으로 집단을 이룰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은 다르다. 남자아이들은 보통 아버지와 함께 다니지 않는다. 어른인 남성은 어린 남자아이의 의견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또래 집단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또래집단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고 중요하다. 여자아이들은 함께 ‘이야기’하며 친숙해지고, 남자아이들은 함께 ‘행동’하며 친숙해진다. 

호기심과 집중력의 차이
여자아이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남자아이는 앞으로 갖게 될 직업 및 사회적 지위를 중요시한다. 여자아이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까?’를 무척 궁금해하지만, 남자아이는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을 할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성향은 더욱 강화된다. 남자아이들은 학업 성취를 점점 중요하게 생각하나, 여자아이는 오히려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춘기에 이르면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언어와 글쓰기 능력을 따라잡기 시작하고, 수학은 오히려 앞서게 된다. 남자아이의 지능은 14~16세에 갑자기 높아지나, 여자아이의 지능은 원래의 수준을 유지한다.

여자아이가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월경과도 연관이 있다. 여자아이의 집중력과 응용력은 월경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에스트로겐의 양이 많으면 확실히 이런 능력이 저하된다. 여성 호르몬을 가장 많이 분비하는 11~15세 여자아이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데 반해, 남자아이는 이런 능력이 더 향상된다. 테스토스테론이 남자아이의 뇌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시기의 차이
여자아이의 급격한 성장기는 남자아이보다 2년 더 빨리 찾아온다.  여자아이는 사춘기에 부쩍 성장하고, 남자아이는 사춘기가 끝난 다음에 성장이 빨라진다. 여자아이의 키가 급격히 자란다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월경은 그 이후에 시작된다. 난소가 성숙하면 대개 다리는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몸통만 자라게 된다. 그래서 첫 월경을 한 뒤에는 키가 6cm 이상 자라지 않는다.

14세 무렵이면 척추의 성장이 멈춘다. 남자아이는 사춘기 이후 골격량이 많아진다. 근육량은 여자아이의 두 배나 더 많아진다. 지방량은 여자아이의 절반이 된다. 성장이 마무리 된 후 남자아이의 키는 여자아이보다 평균 13cm 더 크다. 남자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더 빠른 이유는 혈액 속의 테스토스테론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 양이 많아지면 심혈관기능이 더 원활해지고, 혈액량이 늘어나고, 적혈구의 밀도도 높아진다.

청소년기 초기에 이루어지는 뇌의 재구조화 
10여 년 전의 학자들은 인간의 뇌는 태어나 2년간 급격히 발달하여 몇 년간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다 청소년기가 되면 성인의 뇌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다. 뇌가 청소년기 초기에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시냅스의 수가 최대치에 이르는 아동기 말이 되면 우리의 뇌는 선택을 하기 시작한다.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제거하는 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세포와의 접합관계는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제거하여 좀 더 효율적인 시냅스 망을 형성한다.

청소년기가 되면 시냅스 증가 속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엄청난 가지치기 작업이 이뤄진다. 우리의 뇌는 가장 기초적인 기능과 관련된 구역부터 성숙해진다. 마지막에 성숙해지는 것이 전두엽이다. 이 전두엽이 성인과 청소년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다.

통제, 평가, 계획, 예측, 협력, 공감 등과 관련된 전두엽은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 사회생활에 적합한 존재로 만든다. 그런데 청소년의 뇌는 전두엽이 성숙하지 않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그 성숙이 늦다. 남자아이들이 더욱 통제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것은 이런 뇌의 특성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성인들에게 골칫거리이자 정답 없는 문제다. 제발 이 시기를 무사히만 통과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역사가 기억하는 많은 영웅들은 청소년들이었다. 문학작품과 신화 속 영웅들도 다르지 않다. 알렉산더 대왕이 승장이 된 나이는 18세였고, 20세에는 페르시아왕이 되었다.

잔 다르크가 영국인을 프랑스 밖으로 몰아내러 떠난 나이는 16세였고, 마르코 폴로는 17세에 베니스를 떠나 중국으로 향했으며, 콜럼버스는 14세에 첫 원정을 위한 항해에 나섰다. 청소년은 우려해야 하는 대상이기보다 북돋워 주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자꾸 잊는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도움 받은 책·《청소년, 코끼리에 맞서다》 나탈리 르비살,《브레인 섹스》 앤 무어, 데이비드 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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