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다 쓰레기 줍는 게 더 재미있어요”

“게임보다 쓰레기 줍는 게 더 재미있어요”

경안천 살리는 ‘지구시민 용인봉사단’

브레인 29호
2011년 09월 14일 (수) 21:57
조회수11332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봉사활동이 있다. 아침부터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던 초여름의 어느 일요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근처 경안천에 도착하니 이른 시각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경안천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지구시민 용인봉사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두 시간동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들을 봤다.

오전 8:30
용인사거리 마평교 밑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다. 가벼운 차림새에 얼굴들이 환하다. 도착한 후 출석체크를 하고 담소를 나누거나, 처음 나온 사람은 회원가입 신청서를 작성한다.

오전 9:00
인원 점검이 끝나자 체조와 앞사람 어깨 두드려주기 등 신나는 몸풀이 판이 벌어진다.


오전 9:15

두 개 팀으로 나누어 서로 반대방향으로 나가면서 쓰레기를 줍기로 하고 출발! 천변은 언뜻 보면 쓰레기도 없고 깨끗해 보인다. 그러나 수면 위 백조가 도도하고 아름다워 보여도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두 다리를 아등바등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경안천도 겉보기와는 아주 딴판이다. 곳곳에 숨어 있는 쓰레기가 끝이 없을 지경이다.

3개월 전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한재영 군은 집에서 게임하는 것보다 쓰레기 줍는 게 더 재미있단다. 4살, 6살, 7살 손자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에 참여한 문종목 씨는 6살 난 손자가 곳곳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들을 보고 그것을 다 주울 때까지 집에 안 가겠다고 하자 대견하다며 웃는다.



오전 10:40
땀범벅이 된 이들이 작업을 마치고 처음 집결했던 장소에 모여 주최 측에서 준비한 시원한 물로 더위를 식힌다. 부채질하면서 서로의 봉사활동 소감을 나누는 시간도 이어진다.

“제가 매일 오가는 길을 청소하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담배 피우지 맙시다!” 한 고등학생의 나눔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손을 번쩍 든다. 엄마와 남동생하고 함께 온 4학년 성다진 양이다.

“다리 밑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니까 아빠생각이 났어요. 집에 가서 아빠한테 금연하라고 얘기할래요”라는 나눔에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온 가족이 다 출동한 상준이네도 소감을 전한다.

“봉사 경험이 별로 없어서 좋은 기회다 싶어 참여했습니다. 딸아이는 여기 오기 전에 ‘왜 청소해야 하는데?’라며 마지못해 왔는데, 막상 와서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요.” 엄마 이인영 씨의 말이다. 그러자 남편 이준호 씨도 한마디 보탠다.



“생각보다 하천이 지저분해서 놀랐어요. 특히 다리 밑에 담배꽁초가 굉장히 많았는데 시민의식 계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희 큰아이가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데 이제부턴 매번 나올 작정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상준이 역시 “하천의 겉모습은 깨끗하지만 잘 보면 각종 쓰레기와 유리병, 담배꽁초 등이 정말 많다”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까 우리가 잘 지켜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나눔을 마친 뒤, 오늘의 땀방울과 자연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다 함께 “용인시 환경은 내가 지킨다! 용인시 행복은 우리가 만든다! 지구시민 용인봉사단,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마무리를 한다. 물론 단체 기념사진 촬영도 잊지 않는다.

오전 11:00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도 지구시민 용인봉사단 활동가들은 남아서 쓰레기를 분류하고 뒷정리를 한다. 지구시민 용인봉사단의 활동을 총괄하는 박세현 팀장은 “봉사단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앞으로는 가족 단위의 참여를 늘리고,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뿐 아니라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 경안천 살리기 캠페인 자원봉사에 참여하려면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전 9시까지 용인사거리 마평교 아래로 가면 된다(문의 016-723-5778).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 사진·이윤환 stopnlook@naver.com
도움 받은 곳·지구시민운동연합 www.iearthcitizen.org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뉴스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