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락과 채플 성당에서 수련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마고가든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늘 저녁은 수련장에서 인디언 피리 배워 보기와 영가무도 수련하는 일정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세도나보다 내 영혼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피리와 영가무도 수련.
여행을 시작하면서 명상 장소마다 피리를 불어주면서 유혹(?)했다. 트레이너처럼 나도 불러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하려고 했다. 가게에 가니 작은 휘슬부터 향나무로 만든 인디언 피리까지 다양한 악기가 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악기를 사라고 했더니 모두 다 하나씩 장만을 한다. 좀 부담이 되겠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풍류 고수에서 피리를 전수 받겠는가.
▲ 이번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세도나보다 내 영혼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피리와 영가무도 수련이다.
원래 나는 북 장구를 많이 쳤고, 피리를 배운 적이 없다. 1997년 어느 날 진주 행사를 다녀오다가 율려팀 전체가 구미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팀원 모두 많이 다쳤고 나 역시 양쪽 어깨와 쇄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아 놓고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매일 뛰어다니던 사람을 묶어 놓으니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침 눈에 띄는 단소를 보았다. 입과 손가락을 움직이니 저거라도 한번 해봐야겠다. 어떻게 불지? 어떻게 연주를 하는 거야? 이것저것 뒤적여도 마땅한 것이 없다.
그때 스승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너는 뭘 배워서 틀이 많다. 틀이 넘어선 음악을 해라 그것이 율려다."
나는 그때 장구를 배운 것을 후회했었다. 배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워서…. 스승의 말이 이해는 되었지만 나는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 배우지 않고도 하는 방법을 터득해 보자. 피리는 한 번도 부르지 않았으니 이것을 가지고 한번 그 틀을 넘어보자. 단소와 인디언 피리를 가지고 연습을 했다.
율려는 생명이다.
생명은 리듬이다.
생명은 호흡이다. 숨 쉬는 것이다. 숨 쉬듯이 불면 되지 않겠는가?
인디언 피리는 그냥 부르면 갓난아기도 소리를 내는 것이니 호흡 조절만 하면 된다.
영가무도(소리를 깊게 읊으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수련)라는 고대 선도로부터 내려오는 수련법인데, 소리를 낼 때는 상하곡지법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산에 올라갈 때처럼 소리를 천천히 올리고, 정점에 다다르면 산을 내려오는 느낌으로 배를 천천히 밀며 내리고, 계곡을 꾸불꾸불 지나는 것처럼 떨어주고 그리고 평지를 죽 달리다가 절벽에 뚝 떨어지듯 멈춘다는 내용이 있다. 이것이 무엇인가? 곳곳에 도인을 찾아다니면서 그 방법을 알려고 했었고 결국 스스로 소리를 하면서 나름대로 소리 운기법을 터득했었다.
▲ 인디언 피리는 그냥 부르면 간난아기도 소리를 내는 것이니 호흡 조절만 하면 된다. 숨쉬듯 불면 된다.
소리를 하는 것이나 피리를 부는 것이나 결국 생명을 노래하는 것이 아닌가? 상하곡지법으로 불어보니 내가 들어도 들을 만했다. 하루에 10분, 기분이 동하면 30분 정도 늘 불러보니 자기만에 리듬이 생긴다. 악보가 없으니 제멋대로 부르니 스트레스도 전혀 안 받는다. 피리를 부르면서 깊은 명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스승께서 하신 그 말씀을 터득하게 되었다.
내가 느낀 그 기쁨을 함께한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일주일이면 터득한다. 세월이 지나서 지금도 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날에 그들이 부르는 피리 소리는 참으로 율려의 소리였다. 얼쑤! 지화자 좋다.
말 나온 김에 영가무도를 한번 더 해보고자 한다. 스승을 따라 나서고 나서 100일간 심도 있는 수련을 했다. 그때 깊은 명상에 들어가면 눈앞에 스크린이 뜨면서 영화의 필름처럼 계속적으로 무엇이 지나갔다. 그것을 늘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즐겼는데 얼마 지나니 그것이 점차 사라지고 맑아졌다.
그리고는 눈앞에 어떤 책이 보이고 책장이 하나하나 넘어가는데 글자가 보이기는 보이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꽤 많은 날 동안 책이 넘어갔고 100일 수행을 마치고 문득 도서관에 들렀는데 유난히 반짝이며 당기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을 꺼내 펼쳐보니 <정역과 사평도> (박상화 지음)이라는 책이었다.
19세기 말 <정역>을 쓴 김일부(김항)의 내용이었다. 중간을 펼쳐보니 "영가무도"라는 내용이 있었고 그것을 보는 순간 온몸에 번개에 맞은 듯 번쩍였다. 명상을 통해서 본 내용과 너무나 똑같구나! 그 순간 느꼈다. 감전된 듯 그대로 주저앉아 책을 읽었다.
"영가무도"를 연구해보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느끼고 나는 그 책의 내용에 나온 곳을 찾아 헤맸다. 대둔산 자락에 있는 충남 논산시 양촌마을에 김일부를 찾아 묘소와 수행 터를 살피고, 인연 있는 제자들을 만나보았다. 그 인연으로 대둔산에 풍류도 본부를 만들기도 했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았다. 나의 스승님이 하는 진동수련, 뇌파진동 수련과 형식만 다를 뿐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 '얼씨구나 율려힐링'은 수련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는 음악이다.멘탈헬스방송국 사이트에 가면 선풍의 힐링뮤직 영상과 음악이 있다.
나는 풍물 악기, 시조창 등 국악의 전반적인 것을 10년 넘게 하여 진동과 영가무도의 수련이 아주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들이 말하는 영가무도는 힐링(치유)였다. 계룡산 국사봉에서 영가무도 수련을 하면 사람들이 병이 나았고, 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호랑이도 와서 춤을 추었다고 한다.
"할머니, 거짓말이죠? 호랑이 춤추는 거 보았어요?"
"봤지."
"어떻게요?"
"눈이 오는 날 호랑이 발자국이 보이는데 걸어가는 발자국과 폴짝 뛰는 발자국이 다르다네. 분명히 호랑이가 춤추는 발자국이라니까…."
호랑이도 춤추게 하는 이 영가무도를 한번 진지하게 연구를 해보자. 이후 틈틈이 전국을 다니면서 나름 도인이라고 하는 사람을 찾아서 영가무도 수련 정보를 수집하고 무당 굿판도 수없이 다니면서 치유를 일으키는 방식을 연구했다.
그리고 느끼고 수련을 통해 체득한 것을 회원들과 수련으로 실험했다. 과할 때도 있고 부족할 때도 있었다. 그때 내가 깊게 체험한 것을 버릴 수 없어 팔리지 않더라도 소중하다고 느껴 율려 음반을 만들었다. 그렇게 15년간 만든 음반이 7편이 되었다. 그 음악을 통해 힐링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연락해 왔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내 꿈과 비전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급, 발전시키는 것이기에, 수천 년간 이어온 한민족의 힐링수련 영가무도를 복원하고 시연하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했다.
최근에 만든 '얼씨구나 율려힐링'은 수련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는 음악이다. 그래서 이 음악을 가지고 마고가든에서 내면을 찾아가는 영가무도 수련을 했다.
두드려라 둥둥 - 배를 두드리고 온몸을 두드리면서 몸을 열어간다.
당기고 밀고 장운동 - 배를 밀고 당기고 하면서 장을 풀어내고 호흡을 용이하게 하는 수련이다.
흔들어봐 흔들어봐 - 드럼과 전통음악으로 구성한 것으로 춤을 추면서 수련을 한다.
박수 박수 - 마음을 여는 데는 세 가지가 있다. 박수와 웃음 그리고 칭찬하기, 이것을 통해서 마음을 열었다.
도리도리 뇌파진동 - 뇌파진동 음악을 통해 부정적인 에너지를 정화했다.
영가무도 - 23분의 긴 음악을 통해 내면여행을 시작하고 무아지경의 빠지면서 내면의 생명의 떨림, 소리, 빛을 느끼면서 행복과 평화를 즐겼다.
세도나의 볼텍스 기운이 있는 이곳에서 수련은 아주 쉽게 몰입해 들어갔다.
울고 웃고 춤추고…, 내면의 생명이 춤을 추며 환희심으로 충만했다.
글, 사진.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 pung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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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편] 선풍 신현욱의 힐링 명상 여행기: 세도나 마고가든(기사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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