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점은 새로운 지식을 쌓는 시간이 아니라, 지난 노력이 온전히 발휘되도록 뇌의 상태를 최상으로 조율하는 '브레인 케어'의 시간이다. 전문가들은 "수능 당일의 성패는 지식의 양이 아닌, 뇌의 생리적 안정과 효율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수능 D-1, 긴장된 수험생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뇌과학적 다섯 가지 관리방법을 소개한다.
▲ 수능 D-1. 마지막 24시간 ‘브레인 케어’ 전략 _ 긴장은 ‘관리’하고 기억은 ‘인출’한다… 뇌 컨디션 최적화를 위한 5가지 과학적 조언
1. ‘글림프 시스템’ 가동: 뇌 피로 물질을 제거하는 숙면
수능 전날 밤의 숙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뇌는 수면 중, 특히 깊은 잠(서파 수면) 단계에서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을 가동해 낮 동안 쌓인 신경 대사 노폐물을 청소한다. 이는 뇌의 '브레인 포그'를 막고 명료한 사고를 돕는다.
또한 렘(REM) 수면 중에는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통합된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잠자리에 들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므로 최소 1시간 전에는 멀리해야 한다.
2. ‘혈당 스파이크’ 방지: 뇌의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식단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신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에너지 과소비' 기관이며, 핵심 연료는 포도당이다. 수능 전날과 당일 아침 식사는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오래 유지하는 복합 탄수화물(현미밥, 통곡물)과 양질의 단백질(계란, 두부, 콩)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
반면, 초콜릿이나 에너지 드링크 등 단순 당은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켜 일시적 각성 후 급격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3. ‘편도체’ 안정화: 불안을 다스리는 심호흡과 스트레칭
극도의 긴장은 뇌의 위험 감지 센터인 '편도체(Amygdala)'를 과활성화시킨다. 이는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시험 전 불안감은 자연스럽지만, 이를 방치하면 안 된다. 5분간의 의식적인 심호흡(복식 호흡)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편도체의 경보를 끄고 전전두엽의 통제력을 회복시킨다. 쉬는 시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뇌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좋다.
4. ‘기억 인출’ 최적화: 새로운 공부 대신 익숙한 것 확인하기
수능 전날은 새로운 지식을 입력(Input)하는 날이 아니라, 저장된 지식을 꺼내는 인출(Retrieval) 연습을 하는 날이다. 뇌는 익숙한 정보를 확인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 자주 틀렸던 오답 노트나 핵심 요약본을 가볍게 훑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45분 집중, 10분 휴식의 리듬을 지키고, 시험 당일과 동일한 시간에 기상하고 식사하며 뇌의 '생체 시계'를 수능 시간에 동기화(Synchronize)해야 한다.
5. ‘긍정적 심상화’: 성공 경험을 통한 뇌 회로 예열
뇌는 실제 경험과 생생한 상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수능 전날 밤, 잠들기 전 5분간 긍정적인 '심상화(Visualization)' 훈련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험장에 도착해 차분히 문제를 읽고, 막힘없이 답을 적어내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이는 뇌에 '성공 예행연습'을 시켜, 실제 상황에서 불안은 낮추고 문제 해결 관련 신경 회로를 미리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신재한 교수는 “수능 D-1은 지식을 더하는 날이 아니라, 뇌의 균형감을 찾는 날”이라며 "컨디션을 억지로 끌어올리려 하기보다, 뇌가 스스로 최상의 효율을 내도록 숙면, 영양, 이완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진정한 브레인 케어"라고 조언했다.
수능 D-1,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뇌의 반응이다. 하지만 그 불안에 휩쓸릴지,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다스릴지는 수험생의 선택에 달려있다. 마지막 24시간, 뇌를 믿고, 잘 재우고, 잘 먹이는 과학적인 '브레인 밸런스'를 유지하라. 그것이 지난 노력을 빛낼 마지막 열쇠다.
글. 장인희 객원기자 heeya7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