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나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세도나 중심에 있는 마고성으로 향했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지만 가이드를 협박해서(?) 그곳 일정을 만들었다. 내가 그곳에서 느낀 강렬한 볼텍스 체험과 마음이 정화되고 인류와 지구를 사랑하는 큰 뜻을 품었던 곳이라서 회원들에게 그 느낌을 나누어주고 싶었다.
그곳 에너지는 정말로 특별했다.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치 내 몸이 땅에서 들어 올려져 천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텅 비고 정수리로 맑은 기운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 서면 벨락이 저만치 내려다보이고 대성당 바위가 바로 눈앞에 서 있다.
대성당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로 유명한데, 그곳에서 보면 바위 앞쪽이 마치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사람의 손과 옆 얼굴 같았다. 그곳에서 내가 받은 느낌은 한마디로 '하늘과 맞닿은 곳'이었다.
▲ 마고성에서 바라본 세도나 벨락 전경.
서기 400년경 신라 때 유명한 학자였던 박제상이 쓴 <부도지(符都誌>는 이렇게 시작한다.
"태초에 율려가 몇 번 부활하여 별들이 나타났고, 율려에서 마고와 마고성이 나왔다."
율려는 우주를 창조한 근원적인 생명의 리듬을 말한다. 율려는 모든 생명을 관통하는 세 가지 요소인 빛과 소리와 진동으로 가득 차 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닌 완벽한 존재인 마고는 홀로 두 딸을 낳았고, 두 딸은 또 홀로 각자 두 딸과 두 아들을 낳았다.
이 네 쌍의 남녀는 황인, 백인, 흑인, 청인으로 나뉘어 율려 속에서 땅의 젖인 이슬처럼 맑은 지유를 마시고 살았다.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지유가 부족해졌고 우연히 포도를 먹고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포도의 다섯 가지의 맛으로 타락하게 되면서 절대적인 합일의 감각을 잃어버렸다.
싸움과 분쟁이 일어나고 마고성의 질서와 조화가 깨졌다. 마고성의 황인, 백인, 흑인, 청인, 부족의 수장들은 이 사건에 연대 책임을 지고 마고성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떠나기 전 그들은 잃어버린 신성을 회복하여 언젠가는 다시 마고성으로 돌아오겠다는 집단결의를 했다. 이것이 '복본(復本)’의 맹세다.
이것은 인간이 가장 깊은 곳에서 과연 무엇이 되고자 하며, 어디로 돌아가고자 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영적인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신성을 갈구하며, 이 신성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신성이 있고, 이 신성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그 신성이 우리에게 행복의 정점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게 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과 슬픔에 눈물 흘리게 하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한다.
마고성에 온 것은 회원들이 신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나는 이곳을 여행계획에 포함시켰고 이왕이면 깊숙이 체험을 하게 하고 싶었다. 마고성에 들어가 입구에서 몸과 마음을 여는 수련을 먼저 시작했다.
▲ 마고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몸과 마음을 여는 수련을 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열고 마고성에 들어가니 지구어머니 마고의 그림이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그곳에서 신성을 회복하는 수련을 시작했다. 마침 인디언 타악기인 '타포'가 있었다. 그것을 마음이 가는 대로, 이곳에서 느껴지는 대로 "둥 둥……." 두드렸다.
신성을 가리고 있던 관념들이 율려의 소리를 타고 하나씩 깨어지며 두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온몸은 율려에 진동하고 내면의 진동은 눈물과 소리로 표출된다. 회원들도 몰입하고 나도 몰입하며 하나가 되어갔다. 내 안에서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냥 그대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영가무도(영혼의 춤과 노래)가 터져 나온다. 어둠이 사라지고 밝음이 비쳐온다. 회원들의 흘리는 눈물 너머로 환한 빛이 비치며 후광이 나타난다. 고요히 명상하며 미소 짓는 모습이 마고 어머니의 모습이다.
신성을 회복한 아름답고 환한 얼굴 그리고 미소……. 신성이 회복한 그 얼굴이 이 세상 어느 것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모인 회원들의 나눔을 들으며 함께 울고 웃었다. 그들은 복본의 맹세를 하고 있었다.
▲ 수련을 마치고 마고성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곳 마고성은 정말로 축복받은 땅이다. 아침이면 눈 부신 햇살이 자주색의 허브 꽃이 만발한 마고성의 작은 뒤뜰로 쏟아진다. 그 빛 속에 서 있으면 마치 사람의 몸도 햇살에 녹아 빛으로 바뀔 것만 같다. 눈 부신 햇살 속에서 홀리 크로스 채플과 주변 바위들이 햇살 속에 하나둘씩 제 모습을 드러낸다.
마고성 앞쪽에 펼쳐진 대성당 바위의 모습이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서쪽으로 태양이 기울어 붉은 바위들이 더욱 붉게 물들 때쯤이면 동쪽에서는 서서히 달이 떠오른다. 보름이면 동쪽 바위산 위로 은은한 황금색 빛살이 번지며 보름달이 고개를 내민다. 보름달 속에서 벨락과 대성당 바위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살아난다. 그때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시간과 공간의 신성성에 온몸이 전율한다. (<세도나 스토리> 158쪽)
글, 사진.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 pung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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