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의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사회 비용이 연간 37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 8일 스트레스 사회 원인과 대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연간 37조 5천원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13조 4천억 원, 스트레스로 인한 직장인들의 의욕상실 정도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생산성 감소비용 2조 4천억 원, 관혼상제·사교육비 등 한국 사회 특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 비용 21조 7천억 원을 합한 액수”라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스트레스 원인으로 중고등학생은 ‘과도한 학습부담’, 대학생은 ‘취업과 스펙쌓기’, 기성세대는 ‘노후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령대에 맞는 정신건강 실시와 명상, 요가 등의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을 제안했다.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여성, 20대, 생산노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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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수도권 주민 중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있는 비율은 91.9% 이고 ‘견디기 힘든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은 7.1%가 나왔다. 견디기 힘든 수준의 스트레스는 성별로는 남성(6.2%)보다 여성(9.7%)이 높고 연령별로는 20대(11.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생산·기능·노무직(25%)이 가장 높았으며, 소득별로는 월 100만원대의 저소득층(1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 연도별 건강보험 진료환자가 2007년 99,083명에서 2011년 115,942명으로 18.2% 증가했다.
생애주기 따라 스트레스 원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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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생애주기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에게는 과도한 학습 부담과 성적 경쟁, 부모의 기대와 체면유지 부담감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대학생은 진로(취업), 학비(생계), 학벌(스펙)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기성세대는 노후대비와 주택마련을 위한 비용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직장인은 과도한 업무량과 이직이나 적성 불일치 스트레스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기혼직장인은 동료와의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 부모세대는 생활비 외 축의금, 부의금 등 사회적 관계와 체면 유지비용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민 1인당 스트레스 비용, 1억 1,600만원

스트레스로 인한 수도권의 사회적 비용은 연간 37조 5천억 원에 달했다. 2010년 기준 수도권 지역내 총생산(GRDP) 6.7%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병원치료, 피부관리, 여행, 운동, 음주, 친구와의 수다 등에 사용하는 스트레스 해소 비용과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로 의욕이 상실하는 정도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생산성 감소비용, 관혼상제·사교육비 지출액 중 체면 등으로 과잉 지출한 한국적 스트레스 비용을 합산한 금액이다.
수도권의 경우 1인당 연간 스트레스 해소 비용 74만 2천원, 사교육 스트레스 비용 325만원, 축·부의금 스트레스 비용 22만 5천원, 1가구당 연간 장례·제사·명절 스트레스 비용은 77만 3천원으로 나타났다. 각 스트레스 비용이 해당하는 생애주기를 감안해 추정한 수도권 주민 1인당 생애비용은 약 1억 1,600만원으로 분석됐다.
남보다 잘해야 한다…‘경쟁과 체면중시’가 스트레스 원인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경쟁시스템이 도입됐다”며, “우리 사회는 학교 성적, 명문대 입학, 대기업 등 모든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성장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기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과 비교하는 ‘체면’도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부모세대가 자녀 결혼이나 다른 사람의 관혼상제에 체면 때문에 적정비용보다 초과해 지불하는 경우(29.3%)가 대표적이다.
명상, 요가, 헬스케어 등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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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한국인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경쟁과 체면 위주의 문화를 개성과 실리 중시의 문화로 바꿔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 신 가정의례준칙처럼 결혼식, 장례비용 등을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해 허례허식을 방지해나가나자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또한 연령대에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해 전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스트레스 관리와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이다.
이 가운데 명상, 요가, 스파 등 탈 스트레스 산업 육성은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가 2010년을 기준으로 1조원에 이르며 향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회사 내에 지압사와 물리치료사를 두고 있으며 명상센타도 갖추고 있다. 야후(미국), 도이치뱅크(독일), 휴스항공(미국) 등에서도 임직원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희연 연구위원은 “탈(脫)스트레스 산업 육성을 위해 경기 동‧북부지역 등 청정 자연환경과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20일 경기ㆍ인천ㆍ서울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60세 미만의 학생과 직장인, 부모 등 823명을 대상으로 한 이메일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lycos.co.kr
자료. 경기개발연구원 제공
사진. 단월드 제공 http://www.dah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