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TV 프로그램이나 책을 통하여 최면술사가 실험대상자에게 최면을 걸어서 전생을 본다거나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최면이 진짜일지, 허구가 아닐지 궁금해 하기도 하는데… 최면은 진짜일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최면은 진짜이다. 사실 최면에 걸린 사람은 최면술사의 조종을 받는 것은 아니며, 최면 감수성이 개개인 별로 다르기 때문에 최면 감수성이 유난히 높은 사람이 있는 반면 최면에 잘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최면 상태에서는 보통 최면 중에 일어났던 일을 모두 기억하는데, 그렇다고 최면 상태에서 떠올렸던 기억들이 정확히 모두가 진실이라고는 말 하기는 힘들다.
과학자들은 뇌손상이나 질병 등에 의해서가 아닌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갑작스런 기억상실을 치료하는데 최면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해보기도 하였다. 최면 감수성이 높은 사람이 최면 상태에 들어가는 경우, 간혹 최면 후 기억상실증을 유도해서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지만, 다시 ‘이제 당신은 모든 것을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와 같이 최면을 깨우는 말을 들으면 기억이 돌아온다. 이것에 주목한 이스라엘 바이스만 연수소의 아비 멘델숀 박사팀은 실험을 통해 최면 중 일어나는 특정 뇌활동을 알아내었다.
연구팀은 두 집단을 나누어 한 쪽은 최면 후 기억상실증을 시행하였고, 다른 한 집단은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자 최면 후 기억상실증을 시도한 집단은 뇌의 시각영역과 언어영역의 활동은 거의 없었으나, 다른 뇌의 영역을 조절하는 이마엽앞겉질의 활동이 더 많았다. 이 결과는 우리의 뇌는 기억 상실 상태에 빠지면 특정 기억을 재빨리 억제하는 방법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
도움. 『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 주디스 호스트먼, 쌤앤 파커스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