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너무나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어떤 사람은 며칠도 안 되어 툭툭 털고 일어나지만 어떤 사람은 자기비하와 절망의 나락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빠르게 알아채지만, 어떤 사람은 아무리 눈치를 주고 설명을 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다를까? 리처드 J. 데이비드슨 박사는 신간 《너무 다른 사람들》에서 사람들이 너무 다른 이유를 6가지 차원의 정서 유형으로 설명한다.
6가지 차원의 정서 유형
회복탄력성 : 어려움을 겪을 때 얼마나 빨리 혹은 느리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빠른 회복자형과 느린 회복자형으로 나뉜다.
관점 : 인생 전반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갖느냐에 따라, 긍정적 관점형과 부정적 관점형으로 나뉜다.
사회적 직관 : 사회적인 관계에 얼마나 예민한가에 따라, 사회적 민감형과 사회적 혼돈형으로 나뉜다.
자기 인식 :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얼마나 민감하게 느끼느냐에 따라, 명확한 자기 인식형과 불명확한 자기 인식형으로 나뉜다.
맥락 민감성 : 외부와 주변 맥락에 얼마나 눈치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맥락 눈치백단형과 맥락 불협화음형으로 나뉜다.
주의집중 : 주의를 얼마나 집중시키고 분산시키느냐에 따라, 주의 집중형과 주의 산만형으로 나뉜다.
이 6가지 정서 차원의 양극단 사이에서 자신이 어디쯤 해당하는지, 어떤 정서 유형에 속하는지는 《너무 다른 사람들》에서 간단한 정서 검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런 성향이 바로 ‘뇌’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이 가진 고유의 뇌 활동 패턴이 개개인의 성향을 다르게 만든다.
당신이 겪는 공황장애나 우울증, 자폐증. 정서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연예인이나 유명인 중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된 경우가 있다. 공황장애란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을 말한다.
정서 유형에서는 남들보다 자기 인식 수준이 극도로 높아서 신체와 마음에 과도한 감각을 발동시키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조그만 불안 요인에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거나 숨이 차서 죽을 것 같다는 식으로 인식해 발작에 이르게 된다.
이런 발작은 뇌의 ‘섬엽’이라는 부분과 관련 있다. 내장기관에서 신호를 받아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하거나 허파가 빨리 숨을 들이켜도록 지시하는 부위다. 섬엽이 크게 활성화되면 자기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그것이 더욱 심해지면 공황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서유형과 ‘뇌’의 연관을 《너무 다른 사람들》의 저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박사는 동물과 신생아, 중년의 사람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리처드 박사는 인간 유형을 구분 짓는 정서 유형을 최초로 발견하여, ‘정신건강연구 과학자상’, ‘최우수 과학공로상’ 등 수많은 과학상을 수상했다. <타임> 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매디슨> 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너무 다른 사람들》에서 저자는 같은 상황이나 유사한 환경에서 왜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반응과 행동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 다양한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준다. 동시에 뇌가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지를 여러 연구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뇌를 변화시켜 정서유형을 바꾸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성인의 뇌 역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므로 정서 유형 또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