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HD의 위기를 넘게 한 내면의 힘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ADHD에서 파생되는 문제
ADHD 진단을 받은 초등학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에 2배가 늘었다는데, 2021년 37,490명, 2022년 48,975명, 2023년 63,709명으로 집계됐고 2025년에는 이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ADHD 증가와 함께 처방 약물의 오남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집중력 약을 찾는 ‘ADHD 호소인’이 늘면서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두통, 수면 장애 등의 부작용이 크다고 합니다.
작년에 만난 초등학교 3학년 우성이도 ADHD 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너무 주의 산만하고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조절이 안 돼 담임 선생님이 상담센터에 가보라고 했다는데, 우성이 부모님은 고민 끝에 뇌교육적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우성이는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순수한 아이였어요. 그런데 힘 조절을 못 해 수업 시간에 목소리와 몸짓이 커질 때가 많았고, 이 때문에 폭력적이라는 오해를 사곤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우성이도 많이 속상해했고, 마음이 위축되어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뇌파를 분석해 설계한 맞춤 솔루션
우성이를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부모님과 상담한 뒤 우성이의 뇌파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뇌파검사 결과를 분석해 우성이의 특성과 보완점을 파악하고, 이를 부모님이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한 다음, 솔루션을 설계해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우성이는 두뇌 활성도가 안정적이어서 훈련을 통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도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안정상태 검사에서 스트레스가 많이 나타났고, 좌뇌형이어서 무엇을 할 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성이 어머니는 미용실을 운영하시고, 우성이 아래로 동생이 둘 있는데, 우성이가 첫째 아이다 보니 어머니는 우성이에게 설명을 차분히 해주기보다는 강압적으로 ‘해라’라고 할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내온 우성이와 어머니의 관계가 조금 힘들어 보여서 이들 모자를 위한 맞춤 캠프를 계획했습니다. 캠프 동안 어머니는 충분히 우성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소통에 집중했습니다.
캠프는 어머니에게 우성이를 힘들고 버거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우성이에게도 엄마의 마음을 더 많이 느끼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죠.
또 우성이는 힘이 넘치는 아이이기 때문에 밖에서 충분히 놀면서 에너지를 풀어낼 필요가 있음을 부모님에게 알렸고, 이 부분은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우성이와 함께 야구장에 갔고, 뇌교육 수업 때도 30분 정도 일찍 와서 몸을 충분히 풀고 수업에 들어오게 했습니다.
자신의 변화에 스스로 놀라다
처음에는 우성이가 너무 산만하고 행동 조절이 안 돼 1인 수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는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과 내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명상은 감정조절의 중추인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 및 내측 전전두엽의 회백질과 백색질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의 집중력을 높이고 메타인지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관은 ‘내면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뇌파를 알파파로 떨어뜨려 자기 몸에 집중하는 훈련입니다. 이는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안정감을 줍니다.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어하는 우성이가 내관 수업을 세 번째 하던 날, 자기는 이 수업이 가장 편안하고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치 자고 일어난 것같다고 하는데, 목소리도 차분하고 얼굴표정도 무척 편안해 보였어요. 이후에도 우성이는 자신의 차분해진 모습에 스스로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내가 정말 대단해요”
우성이에게서는 항상 남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자신에게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너무 좋다”라고 수업 시간마다 이야기하게 했고, 하루에 한 번씩 자신을 꼭 칭찬하라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우성이가 크게 바뀐 건 이때부터였어요. 수업도 1인 수업에서 다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처음 수업할 때는 자세도 글씨도 그림도 대충이었는데, 두 달 정도 뒤에는 그 모든 것이 좋아졌고, 그림 그릴 때 사용하는 색감도 많이 밝아졌습니다. 우성이가 그린 그림과 글씨만 봐도 태도와 정서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우성이와 수업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연단을 할 때였습니다. 연단은 특정한 자세를 일정 시간 유지하며 이완된 집중 상태를 유도하는 동작으로 지구력과 인내심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성이는 15분 연단에 도전했는데, 진지한 표정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냈을 뿐 아니라 마친 뒤에 환하게 웃으며, 포기하지 않은 자신이 너무 대단하고 성공해서 정말 기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모습에 감동했고, 교사로서 정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자라는 아이들
지금 우성이는 학교생활을 무리 없이 잘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 관계가 아주 좋아졌어요. 가장 큰 변화는 감정조절 부분인데, 화가 날 때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합니다. 우성이가 아버지에게도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했다며 환하게 웃는 부모님을 보며 저도 뿌듯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상담도 병원도 처방약도 그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쓰여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참으로 귀한 존재들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귀함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글_장규화 BR뇌교육 전라·제주지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