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유명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대사 “나왔다네 나왔다네 OOO가 나왔다네”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람을 만난 순간 또는 사고 싶은 상품이 출시될 때 이 유행어를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일본 편이 출판되자 필자 입에서도 “나왔다네 나왔다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일본편이 나왔다네”라는 반가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20여 년 전 <강진, 해남 외 - 남도 답사 일 번지>가 출판된 이후 현재까지 출판된 7권의 남북한 답사기를 통해 필자 역시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들고 가족 답사 여행을 수 차례 다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저자의 말처럼 문화 유산 답사기를 접하기 전에는 무심히 보고 지나쳤던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되었고, 더불어 관련 역사 공부도 되는 체험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 책 시리즈 덕분에 답사 여행이 아니라도 간송 미술관의 봄 가을 정기 전시회도 찾아보게 되고, 문화 유산 전시회도 틈틈이 찾아가게 되는 등 삶의 질도 높아졌다. 참 고마운 일이다. 몇 년 전 일본 오사카, 교토 지역으로 백제문화 탐방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일본의 현대 속에 남아 있는 우리 고대사의 흔적을 확인하는 기쁨이 있었는데 이번 <일본 편 1, 2>를 읽어 보니 진작에 일본편이 출판되었더라면 당시 답사 여행이 훨씬 풍성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생겼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요즘 들어 특히 사사건건 사이가 벌어질 일들이 계속 생기다 보니 서로 간의 감정이 썩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한일 양국은 고대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이웃 나라이다.
일본 편 1은 <규슈 - 빛은 한반도로부터>이고, 일본편 2는 <아스카, 나라 –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이다. 부제가 이미 말해주고 있듯 규슈 편에서는 기원전부터 한반도에서 벼 농사법이 전달된 유적지와 백제 멸망 후 백제 유민들이 규슈로 들어와서 쌓은 성과 문화의 흔적들, 그리고 임진왜란 때 끌려온 도공들에 의해 발달하게 된 일본 도자 문화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감동적인 것은 임진왜란 때 끌려온 도공의 후예들이 아직도 우리 식 이름을 고수하는 명문 도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마을 이름이나 신사, 사찰 등에 남아 있는 우리 고대 문화의 뚜렷한 흔적들을 보면서 가슴 한 켠 아련한 느낌이 드는 걸 멈출 수 없었다.
2편 아스카, 나라편에서는 일본이 고대 국가로 성장해가는 과정 속에서 한일 양국 간의 문화 교류와 단절 등의 역사가 문화 유산을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다. 유홍준 교수님도 책을 통해 수 차례 언급하고 있지만 문화를 통해 한일 양 국민이 서로 좀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극적인 관계 개선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풍부한 문화 상식을 전해주는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정말 기대된다. 한반도 편은 8권 남한강편이, 일본 편은 3권 교토 편이 예고되고 있는데 벌써 부터 내용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당장에라도 일본 속의 한국 문화 유산 답사 여행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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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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