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육이념 홍익인간을 넘어

[칼럼] 교육이념 홍익인간을 넘어

한눈에 읽는 뇌교육과 철학 이야기-4

홍익인간(弘益人間) : 한민족 하느님의 계명, 교육이념을 넘어 지구인 정신으로  

만약 길 가던 외국 사람이 “당신네 교육이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아마 대다수는 “우리 대한민국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입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 외국인이 “홍익인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한자 그대로 해석해서 ‘사람(人間)을 널리(弘) 이롭게(益) 하는 정신’ 쯤으로 설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외국인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정신이니 당연히 좋은 정신으로 생각하겠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각자의 문화나 사고방식에 따라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 속에서 홍익인간은 도대체 어떤 정신이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홍익인간(弘益人間)’은 고려 충렬왕 때의 보각국사(普覺國師) 일연(一然, 1206~1289)이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와 고려의 충신 동안거사(動安居士) 이승휴(李承休, 1224~1300)가 1287년(충렬왕 13)에 저술한 『제왕운기(帝王韻紀)』에 단군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두 문헌 이외에, 선도(仙道) 문헌인 『환단고기(桓檀古記)』에서도 홍익인간이란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두 문헌에 나오는 단군조선 건국이야기의 내용은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단군조선 건국이야기는 『삼국유사』를 따른다. 『삼국유사』에는 환인 이전의 역사는 생략되어 있고 환인 이하의 역사 역시 매우 축약되어 있지만, 『부도지(符都誌)』나 『환단고기』 그리고 『규원사화(揆園史話)』에서 보이는 천손문화(天孫文化)의 특징을 ‘홍익인간’과 ‘재세이화(在世理化)’로 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삼국유사』를 주의 깊게 읽어보면, “삼위태백(三位太白)이 홍익인간 할 만한 곳이다.”라고 하여 홍익인간을 처음 언급한 이는 바로 ‘환인(桓因)’이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환인을 ‘한님’ 또는 ‘하느님’이라 하였다. 그렇기에 홍익인간은 바로 한민족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하는 이상으로 ‘한민족 하느님의 계명’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고대 우리 민족이 소망했던 공동체 및 삶의 모습을 ‘환인 하느님’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이 생각한 가장 바람직한 사회, 국가, 정치, 삶의 모습은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인 것이다. 따라서 홍익인간과 재세이화는 단순히 고려시대의 스님이 지은 책에 나오는 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 이 땅에 세워진 목적이며 우리가 믿고 나아가야 길이고 소명을 표명한 것이다. 

이 지구상의 어느 민족이 자기네 나라를 세우면서 그 목적을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라고 천명 하였는가? 세계 건국 신화 어디에 찾아봐도 없는 정신이다. 우리는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정신을 가진 민족이다!

단군조선의 건국이념이었던 홍익인간은 해방 후 1949년 12월 31일 정식 공포된 교육법 제1조에 교육의 기본이념이 되었으며, 현재는 교육기본법 제2조에 명기되어 있다.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한 동기를 『문교개관(1958)』에서 “홍익인간은 우리나라 건국이념이기는 하나 결코 편협하고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라는 뜻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정신과 부합되는 이념이다.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정신의 정수이며, 일면 기독교의 박애정신, 유교의 인(仁), 그리고 불교의 자비심과도 상통되는 전 인류의 이상이기 때문이다.”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렇듯 홍익인간은 한갓 국수적 민족주의 이념으로 치부될 수 없는 정신이다. 홍익인간 정신은 교육이념을 넘어선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이며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상(理想)이다. 그리고 국가나 민족 그리고 종교가 달라도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시대정신이 될 수 있으며, 한민족만의 정신이 아닌 지구인 정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는 홍익인간 정신을 얼마만큼 알고 진정으로 자랑스러워하는가?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이승호 교수 
 magoship@ub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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