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을 기반으로 학제간 융합 흐름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인간의 마음과 행동 변화를 탐구하는 신경과학과 상담 코칭 영역이 만난 뉴로카운슬링neurocounseling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브레인》지가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와 함께 기획한 ‘뉴로카운슬링’ 코너. 이번 호에는 멘탈헬스케어 전문기업 ㈜옴니씨앤에스 교육연구센터 임은조 센터장에게 뇌파와 감정 조절에 관해 듣는다.
뉴로피드백과 바이오피드백을 결합한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법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 관리와 감정 조절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자신의 정신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거나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뉴로카운슬링은 뇌파(EEG)와 심박변이도(HRV) 같은 생체 신호를 활용하여 개인의 정신 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후, 뉴로피드백Neurofeedback과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을 결합한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법이다. 뇌과학과 정신건강 상담을 결합한 이 방식은 개인의 신경생리학적 특성을 분석하여 최적의 감정 조절 및 스트레스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요소이다. 학업과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높은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업무량 증가, 인간관계 스트레스, 직무 불안정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로를 겪는다. 이러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3.6퍼센트가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의 정신건강 문제가 가장 심각했으며, 이는 학업 부담, 취업 준비, 직장 내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보건복지부, 2023).
스트레스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스트레스 자극을 감지하면 다양한 호르몬을 방출해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반응을 활성화하고, 단기적인 위협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소를 동원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와 같은 생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려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이로인해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근육 긴장, 소화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하며, 장기적으로는 만성 피로, 수면 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뇌과학 기술을 활용한 자기 상태 모니터링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뇌파(EEG) 측정을 통한 정신 상태 분석
뇌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뇌의 목소리’라고 불리는 뇌파(EEG, Electroencephalogram)는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이며, 이를 측정하여 현재의 정신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인간의 뇌파는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나타나며, 각 대역은 서로 다른 인지 및 감정적 상태와 관련이 있다. 특히,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특정한 뇌파 패턴이 나타나며, 이 변화는 신경생리학적 반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뇌파는 주파수 대역에 따라 다섯 가지 주요 유형으로 구분되며, 각 주파수는 특정한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
위의 표와 같이 뇌파는 주파수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전두엽과 측두엽에서 높은 베타파 활동이 관찰되며 이는 불안, 과잉 각성(hyperarousal), 피로 누적과 관련 있다. 반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때는 알파파가 증가하고, 명상이나 휴식을 취하면 세타파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스트레스 관련한 Wen(2020)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학부생과 대학원생 19세에서 38세 사이의 26명의 남성과 1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VR 비디오를 통한 스트레스 조건에서 알파파/베타파, 세타파/베타파 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알파파와 세타파의 감소와 베타파의 증가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뇌파 변화는 스트레스 관리 및 감정 조절을 위한 뉴로피드백 훈련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HRV(심박변이도)를 통한 자율신경계 분석
스트레스 적응력과 감정 조절 능력 평가
HRV(Heart Rate Variability, 심박변이도)는 심장 박동 간의 시간 변화를 측정하여 자율신경계의 균형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Kim et al.(2018)에 의하면 만성 스트레스 동안 교감 신경계가 과활성화해 신체적, 심리적, 행동적 이상이 발생하며, 고주파 대역(부교감 신경계)의 감소와 저주파 대역(교감 신경계)의 증가가 특징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급성 정신적 스트레스 동안 교감신경 활성화와 부교감신경의 감소에 따른 자율신경 균형에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즉, HRV는 스트레스 적응력과 감정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생체 신호 지표로 HRV 값이 높을수록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이며, 신체가 스트레스에 적절히 반응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에 반하여 HRV 값이 낮을수록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해 신체가 스트레스에 과민 반응하거나 회복이 더딜 수 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HRV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피로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HRV 분석을 통해 개인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균형을 평가한 후, 뉴로피드백 훈련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RV 값이 낮고 교감신경 활성도가 높은 경우, 알파파를 증진시키는 뉴로피드백 훈련을 수행하면 보다 효과적인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자율신경계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개별적인 스트레스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신체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감정 조절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다양한 연구에 의한 신경과학 기반의 접근법에서는 뉴로피드백 훈련, 바이노럴 비트(Binaural Beats) 활용, 신체활동을 통한 감정 조절과 같은 기법이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뉴로피드백은 뇌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뇌 기능을 조절하는 훈련 방법이다. 이는 뇌파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특정 주파수를 강화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한다.
뉴로피드백 훈련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뇌파 패턴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이고 정신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뉴로피드백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집중력과 감정 조절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직장인의 경우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뉴로피드백 훈련은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 불안 감소, 수면 개선에도 유용하다.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알파파 증진 훈련은 심리적 안정감 향상 및 스트레스 완화, 베타파 조절 훈련은 과도한 각성 상태 완화 및 집중력 향상, 세타파 증가 훈련은 창의적 사고 활성화 및 깊은 이완 유도에 효과적이다.
바이노럴 비트는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양쪽 귀에 들려줌으로써 특정 뇌파를 유도하는 기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바이노럴 비트는 뉴로피드백 훈련과 결합할 경우 스트레스 감소, 수면의 질 향상, 집중력 강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베타파가 과도하게 활성화하고 알파파와 세타파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바이노럴 비트를 활용해 알파파와 세타파를 증진하는 것이 감정 조절과 심리적 안정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알파파를 증진하는 바이노럴 비트를 활용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뉴로카운셀링과 뉴로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정신건강 관리
뉴로카운셀링에서 활용하는 뉴로피드백 훈련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조절할 수 있으며, 알파파를 증진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고, 과도한 베타파를 감소시켜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 한편, 바이오피드백은 심박변이도(HRV)를 기반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조절하여 스트레스 저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뉴로피드백이 뇌파를 직접 조절하는 방식이라면, 바이오피드백은 신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여 간접적으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바이노럴 비트를 활용하여 특정 주파수를 유도함으로써 이완 상태를 촉진하거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법들은 뉴로테크놀로지 발전과 함께 더욱 정밀하고 효과적인 정신건강 관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OMNIFIT과 같은 뉴로테크 장비는 뇌파와 HRV 데이터를 동시에 측정하여 개인의 스트레스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뉴로피드백 및 바이오피드백 훈련을 최적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뉴로피드백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파파 증진, 베타파 조절, 심박변이도 향상을 목표로 한 맞춤형 훈련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OMNIFIT을 비롯한 뉴로테크 장비는 단순한 모니터링 도구가 아니라, 적극적인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뉴로카운셀링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및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 뉴로피드백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개개인의 뇌파 및 HRV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또한, 웨어러블 장비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때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해질 것이다.
뉴로카운셀링과 뉴로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정신건강 관리 방식은 개인 맞춤형 스트레스 관리 및 감정 조절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_임은조 ㈜옴니씨앤에스 교육연구센터 센터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브레인트레이닝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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