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와는 다르게 좋았던 관계가 멀어졌거나 아님 멀어지고 있는 경험이 있는가?
명심보감에 사람이 생겨난 이후에 가장 먼저 이루어진 관계가 부부(夫婦)이며, 부부가 있음으로 부자(父子)가 있게 되고 부자가 있음으로 형제(兄弟)가 있게 되었다 하여 부부, 부자, 형제를 삼친(三親)이라 일컫는다는 말이 있다.
인륜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가 삼친 이란 의미인데 지금 우리는 여전히 삼친 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까? 가족 관계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은 벌써 오래 전 얘기가 된 듯 하다. 상황이 이러니 생판 남들이 모인 회사라는 조직에서 행복한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인지도 모르겠다.
오래된 친구조차 세월이 흐를수록 연 1회 얼굴보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 관계가 소원해지는 만큼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갈증도 높아져서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너도 나도 한두 개쯤은 갖고 있는 듯 하다. 트친, 페친 등의 용어가 이미 익숙해진 세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관계가 과연 행복한 것인가? 최근 발표된 장수 비결에 대한 연구 결과에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장수한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친구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 분들도 요즘 젊은이들처럼 SNS를 하셨을까?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든가 아님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관계파괴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관계파괴자”란 의도적으로 관계를 파괴하거나 남한테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선의를 갖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묘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관계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사람을 말한다.
바로 이런 관계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가이드로서 <관계파괴자>란 번역서가 나왔다. 관계를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10가지 유형이 제시되어 있고, 관계 회복을 위한 7단계 처방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혹시 인간관계로 고민하고 있다면 습관 교정을 위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라는 마음으로 읽었다가, 나도 얼굴이 뜨거워진 부분이 있었다.
나 역시 관계파괴 유형 중 몇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정말 지난한 일이다. 때로는 주제를 모르고 자만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숨겨진 재능을 묵혀둔 채 아까운 세월을 흘려 보내기도 하는 게 다반사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매일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한다는 말이 이럴 때마다 가슴에 와 닿는다. 행복한 부부 관계, 부자 관계, 형제 관계, 연인 관계, 친구 관계, 동료 관계를 원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