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채근담(菜根譚)

[칼럼] 채근담(菜根譚)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4

작년 말 참석했던 명사 특강에서 “고전(古典)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목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이 읽지 않은 책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을 들으며 속으로 맞장구를 친 적이 있었다. 과연 그렇지 않은가?

동양의 논어, 맹자 등 사서삼경이나 서양의 국가론, 국부론 등 웬만하면 제목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내용도 귀동냥한 적이 많아서 마치 나도 이미 읽어본 적이 있는 듯 느껴본 적이 없으신지 모르겠다. 최근 몇 년 새 동서양 고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

인문고전 출판이 붐을 이루고 있고, 모 출판사에서는 동서양 인문고전 50권을 만화로 출판해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 중 지혜 나눔 차원에서 2011년 가을 설립된 비영리법인에서 인문고전을 권당 3천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출판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정기적으로 4~5종씩 각 5천부 정도 출판하고 있는데 이제는 제법 알려져서 출판되자마자 구입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품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나도 처음 출판되었을 때부터 현재까지 10여권이 넘는 고전을 구입해서 꾸준히 읽고 있다.

<채근담>도 그 중 하나다. 명언, 명 구절에 자주 인용되는 문장 중 출처가 <채근담>이라고 된 걸 꽤 목격했던 것 같다. 허나 부끄럽게도 <채근담>이 책 제목인지 저자 이름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좋은 말이구나. 이 말은 새겨야겠다.”고 되뇐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책을 처음으로 접해서 정독해보니 과연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 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우선 책 제목인 <채근담>의 뜻이 <채근>이란 풀 뿌리 및 나무뿌리를 말하는 것이요, <담>이란 이야기란 뜻이니 풀 뿌리, 나무뿌리를 씹듯 곱씹을수록 더욱 깊은 맛이 나는 이야기라 하여 <채근담>이라 하였다는 말이 와 닿았다. 전체 359개 금언으로 구성된 <채근담>은 기본적으로 인간학이다.

놀라웠던 것은 유불도(儒佛道)를 넘나드는 혜안을 갖출 만큼 저자 홍자성의 깊이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는데 서문을 쓴 분이 명나라 말기 고관을 지낸 사람이고, 황제에게 간언을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낙향했다니 홍자성도 비슷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한다.

홍자성의 호가 환초도인(還初道人)이란다. 태초로 돌아간 도인, 또는 초심으로 돌아간 도인 정도의 뜻일까? 욕망으로 가득 찬 세상만사 속에서 인간으로 태어나서 진정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색해서 깨달음을 얻은 분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본문에 “독서에 성현의 뜻을 보지 못하면 문자의 노예요, 학문에 실천이 없으면 입으로만 하는 참선이다”라는 금언이 있다. 공자께서도 “주학이종사(主學而從思)”라고 하셨듯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색을 통해 곱씹고 실천을 통해 몸에 익히는 것이 필수라 생각한다.

좋은 글귀들이 그림의 떡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현실 속에서 내 것이 되기 위해서 매일 5분 사색을 위한 명상 시간을 오늘도 갖는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www.u-d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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