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양! 말!"
송년회가 줄을 잇는 요즘, 송년회에서 가장 유행하는 건배사라고 한다. '새해가 밝아 양이 오고 말이 간다'는 것.
2014년(단기 4347년) 말의 해를 보내고 2015년(단기 4348년) 양의 해를 맞기 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우리는 말과 함께 무엇을 보내고 양과 함께 무엇을 새롭게 맞을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16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8월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비정상의 정상화'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공=청와대]
그렇게 목소리 드높여 한 해를 시작했지만 우리가 마주한 2014년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라 '비정상의 극치'였다. 안전하게 아이들의 수학여행길을 열어주리라 여겼던 여객선은 바다로 가라앉으며 꽃다운 생명들을 무수히 앗아갔다. 구조과정 역시 비정상의 극치를 보이며 온 국민을 분노케 했다. 권력 암투야 있을 수 있겠지만, 최고 권력자 주변에 제 사람 하나 더 심기 위해, 제 목소리 더 크게 내기 위해 정국을 어지럽힌 이들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비정상이다.
어디 그뿐이랴. 견과류 봉지를 그냥 주었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후진시키는 재벌 3세가 해외토픽을 화려하게 장식하는가 하면, 군대에서는 차마 입에도 담을 수 없는 가혹행위가 벌어져 젊은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2014년은 우리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 어느 해보다 집중적으로, 무서우리만치 확실하게 인식시켜준 한 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깊이 공감한다. 비정상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바로 '인성(人性)'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다움'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룰 그 첫 단추라 하겠다.
올해 3월 인성 함양을 교육의 제1 목표로 하는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가 개교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7월에는 이수성 전 총리를 총재로 하여 국민인성회복운동본부가 창립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국회는 12월 인성교육진흥법을 국회의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정상을 정상화시킬 때가 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정부 몫으로만 두고 지켜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올 한 해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한 비정상은 바로 나와 당신, 우리 모두의 몫이다. 2015년 새해에는 온 국민이 사람으로서 누구나 갖고 있는 인성을 회복해야 한다. '새.양.말'과 같이 말과 함께 비정상이 가고 양과 함께 국민의 의식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