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규빈 양의 그림 전시 주제는 '생명의 나무'. 사진 속 규빈 양이 들고 있는 그림은 벤자민페스티벌의 포스터로도 활용되었다. 나뭇잎은 하나 하나 한지를 직접 규빈 양이 염색하여 붙였다.
"학교에서 전시회를 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거에요. 당연히 이렇게 힘들지도 않았겠죠. (웃음) 그래도 저는 지금 제가 정말 좋아요. 과정은 정말 힘들었지만 친구들하고 벤자민페스티벌을 이렇게 해낸 것도, 그만큼 제가 성장한 것도 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덕분이에요."
교실 없는 학교, 세상을 학교 삼아 다니는 학교가 있다. 바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다. 고등학생 대상 1년 과정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에서 올 한 해 학생들이 진행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는 벤자민페스티벌이 지난 11월 마지막주 한 주 동안 서울 광화문 뫼비우스 갤러리에서 진행되었다.
그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1년 동안의 활동을 모두 모아 선보이자는 27명 1기 학생들의 마음이 모여 학생들이 기획하고 학생들이 준비한 벤자민페스티벌. 이번 행사에서 조은별 양과 함께 총기획을 맡은 성규빈 양(18)을 만났다.
▲ 갤러리에서 규빈 양 작품은 단연 화제였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적, 질적 연구를 진행했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권효숙, 윤선아 교수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규빈 양.
- 원래 규빈 양 개인전을 준비했었다고 들었다.
▲ 네. 벤자민학교 입학하고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또 동화작가인 한지수 멘토님께 멘토링 받으면서 개인전을 기획해왔어요. 그러다가 저 혼자만이 아니라 27명 1기 전체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마음을 모아 하게 되었어요.
사실 장소 대여부터 리플렛 제작, 프로그램 기획, 전시 구상까지 뭐 하나 쉽게 되는 일이 없었어요. 거의 한 달 동안 새벽 4~5시에 잠자리 들고 또 바로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했어요.
그래도 저한테는 정말 큰 도전이었어요. 개인전이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거에요. 제가 알고 예상해서 준비할 수 있는 것보다 예측불허, 돌발상황이 정말 많았지만 그래도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걸 경험했거든요.
- 벤자민페스티벌 기획, 진행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바뀌었나.
▲ 벤자민학교를 통해서 제가 고치고 싶었지만 고치지 못했던 성격을 고치게 되었어요. 계속 일반 학교에서 시험만 치고 공부만 했다면 지금도 제 안에만 갇혀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어요. 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서로 관심 갖고 도와야 해요. 그러면서 정말 '폭풍' 성장했고요.
벤자민학교에서는 서로 피드백을 굉장히 많이 주고받아요. 일반 학교에서는 친구끼리 서로 조언이나 충고 같은 걸 잘 안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가 미처 못 봤던 제 모습이나 개선점을 알 수 있어요. 제가 자존심이 센 편이라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지금 이 1년이 제가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 벤자민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11월 28일 갤러리에서 김나옥 교장(가운데)과 페스티벌을 함께 기획한 조은별 양(가장 오른쪽)
- 학교 다닐 때 성적도 좋았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림도 이렇게 잘 그린다. 앞으로 진로는 정했나.
▲ 그림은 정말 좋아해요. 안동이 집인데 동화작가이신 한지수 멘토님께 멘토링 받기 위해서 지금 서울에서 생활할 정도예요. 앞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페스티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품 그리면서 마음먹었어요. 계속 작품 활동하면서 검정고시 보고 대학 진학할 생각이에요. 부모님께서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고요.
- 규빈 양에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란.
▲ 지금에 저를 만들어준 학교에요. 앞으로의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제가 벤자민학교에 오지 않았다면…지금과 같은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거에요. 자신 있어요.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