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뇌맘] 세상의 잣대에 왜 내 몸을 맞춰야 하지?

[내맘뇌맘] 세상의 잣대에 왜 내 몸을 맞춰야 하지?

내맘대로 뇌맘대로

브레인 89호
2021년 11월 04일 (목)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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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

언제부터인가 ‘와이어가 없는 편한 브라’와 ‘여성용 사각 팬티’ 광고가 눈에 띕니다. 입어보니 숨 쉬기도, 움직이기도 훨씬 편안합니다. 그동안 와이어 있는 속옷을 어떻게 입었나 싶을 만큼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속옷에 대한 인식이 없던 학생 때는 와이어가 튀어나왔는데도 ‘뭐 그런가 보다’ 하다가 뒤늦게야 와이어가 뒤틀린 것을 발견했는데, 그만큼 불편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와이어는 여성의 가슴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안쪽에 덧대는 철제 모형입니다. 물론 지금은 와이어 제조 기술도 발전하고, ‘노브라’가 언급될 정도로 속옷 선택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당연한 줄 알고 매일 갑옷처럼 둘렀던 때를 생각하면 당시 혈액순환에도,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았으리라 싶습니다. 

속옷 판타지의 선두 주자로 미국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비인형 같은 모델을 ‘엔젤’이라고 칭하며 속옷과 화려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활보하게 한 이 기업도 기존의 문화를 버린다고 선언했습니다.

빅토리아시크릿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속옷 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성적 매력을 강조한다’고 비난받아왔고, 2010년에 들어서면서 사회적으로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라는 메시지가 확산되면서 2020년에는 시장점유율이 20%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자 빅토리아시크릿은 뒤늦게 경영진을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는데, 가장 눈에 띈 것은 모델 선정이었습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이자 동성애자, 사진작가이자 기자, 스키선수 등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다양한 인종의 여성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죠. 덕분에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지난 1/4분기 매출이 두 배가량 증가했습니다.


내 몸을 긍정하자 

이런 움직임은 역설적으로 그동안 ‘아름다운 몸’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획일적 이었는가에 대한 자성을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문화권마다 미의 기준은 다르지만 빠르게 도시화, 세계화된 사회에서는 아름다움의 기준 또한 닮아갑니다.

늘씬하면서 볼륨감 있는 바비인형 몸매가 선호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은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통념에 반기를 든 것이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 캠페인입니다.

여전히 마른 몸매를 선호해 거식증에 걸리는 모델의 사례가 보도되지만, 이제는 통통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자신있게 런웨이에 서게 됐습니다.

도브는 2003년부터 ‘나이, 체격, 인종에 관계 없이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라는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일반인 여성을 모델로 내세웠고, 나이키는 영국 런던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세웠습니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이 마침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 도브의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었다.


모든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 체형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상적인 체형을 정한다는 것은 그와 다른 체형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도브가 리얼 뷰티 캠페인을 하기 전, 10개국의 18~64세 여성 3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의 여성만이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인식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건강이 아니라 산업에 의해 획일화된 특정 형태인 경우, 이는 몸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해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캠페인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하면, 이루면, 가지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며 지금의 자신에 대한 인정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미 가치 있는 존재라고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뇌에 좋은 정보를 주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굿 뉴스가 굿 브레인을 만든다

뇌를 운영하는 원리 ‘BOS(Brain Operating System)’에서는 ‘선택하면 이뤄진다’, ‘굿 뉴스가 굿 브레인을 만든다’라고 합니다.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스스로 긍정할 때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하게 되고, 감정적 변화와 함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리 뇌는 어떤 것을 선택하면 그것을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정보를 선택하면 뇌가 그 선택을 이루기 위해 반응합니다.

생각의 힘을 보여주는 실험이 있습니다. 피아노를 하루 2시간씩 5일간 연습한 그룹과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연습한 그룹의 뇌 속 신경회로 변화를 관찰한 결과, 두 그룹의 연주 실력이 같은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존중하는 태도를 선택하는 것은 그 어떤 정보보다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외부의 판단이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보면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신감을 갖고 외부 정보에 휩쓸리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할 때 만족감이 높아지고, 그런 상태에 있을 때 불안과 두려움 같은 감정도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이미는 잣대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보다 지금의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세요. 굿 뉴스가 굿 브레인을 만듭니다.
 

글_ 조해리 

유튜브 콘텐츠 기획자.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 뇌교육 전공 박사 과정 중이다. 명상을 경험하면서 뇌와 의식에 관심을 갖게 돼 관련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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