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뇌맘]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함께 춤추는 뇌

브레인 90호
2021년 10월 27일 (수) 11:30
조회수273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전에 없던 댄서 팬덤을 만들어낸 스우파 

‘#Hey mama’ 태그로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이는 틱톡 영상 조회 수가 2억 뷰를 넘어섰다(10월 2일 기준). 최근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프로그램의 미션 곡으로 방영되면서부터이다. 8개의 여성 댄서 크루(집단) 출연진의 서바이벌 미션 프로그램의 열기가 방송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 뜨겁다. 

Mnet TV 공식 유튜브 채널 계정을 통해 게재된 관련 영상 누적 조회 수는 방송 5회만에 2억 뷰(10월 9일 기준)를 훨씬 웃돌며 여느 K-Pop 아이돌 못지않은 댄서들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크루들의 과거 무대 영상과 배틀 영상, 유튜버들의 댄스 따라 하기 챌린지와 각종 패러디 영상 등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 목록을 장악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프라인에서도 크루들을 응원하는 지하철 광고가 걸리며 이전에 없던 댄서 팬덤을 만들어내고 있다.

갑자기 등장한 신규 콘텐츠이자 유명하지 않은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예능 부문 콘텐츠 영향력 지수 1위 기록을 갱신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뇌의 관점에서 인기를 해석해보자. 

첫째, 수준 높은 댄스 퍼포먼스를 보는 재미

프로그램은 이름과 형식에서 스트리트 댄서의 그것을 유사하게 추구하고 있지만 사실 경계 없이 다양한, 그러나 수준급 댄스를 선보인다. K-Pop 아이돌 그룹의 댄스를 창작하는 실력파 안무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스트리트 댄스 무대에서 우승을 거머쥔 댄서, 국내 댄서의 계보를 써내려온 현직 교수 등이 각 크루의 리더 혹은 멤버로 미션을 수행한다. 리듬을 타는 감각 있고 수준 높은 퍼포먼스는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휘어잡는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댄서들의 뇌를 들여다보자. 춤을 출 때의 뇌는 놀랍게 활성화된다. 음악을 감지하고, 감정을 만들어내고, 리듬과 감정에 따른 동작을 하기 위해 운동신경을 총동원한다. 배틀 상대를 파악하고, 같은 팀 동료와의 합을 고려하는 인지 기능도 정밀하게 작동한다. 때로는 준비한 음악이 아닌, 즉흥적으로 주어진 생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도 정교한 동작과 함께 얼굴 표정까지 조절하는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둘째, 댄서의 감정 표현에 공감하는 팬덤 형성

<스우파> 1화에서는 댄서들이 서로를 지목하며 일대일 배틀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서 스승과 제자, 친한 동료, 사이가 틀어진 동료, 호감 가는 상대 등 여러 형태의 관계가 드러났다. 감정을 동작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한 댄서들인 만큼 그 관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보인다. 

특히 이슈가 된 배틀도 있다. 댄서 피넛은 이전부터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와 다시 붙어보고 싶다며 립제이를 지목한다.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두 댄서는 무대 전체 공간을 누볐고, 보는 이들은 전율했다. 이는 서로에게뿐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영상은 한 달 만에 공식 채널에서만 200만 조회 수를 넘어서고 있다. 

배틀 도중 곤란한 상황에 처한 상대를 재치 있게 도와주고 자신만의 유쾌한 댄스로 주의를 순식간에 끌어온 아이키, 그리고 매력 넘치는 가비의 대결도 170만 조회 수를 넘어섰다. 

이외에도 한 팀에서 사이가 틀어졌다가 재회한 이들 등 댄서들의 스토리는 퍼포먼스 이상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많은 유튜버들이 이와 같은 댄서들의 관계를 조명하는 콘텐츠를 생산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춤은 특히 신체 활동 중에서도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다. 댄서의 움직임뿐 아니라 이러한 관계의 감정선과 그 표현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욱 크게 불러일으킨다. 신경과학에서 상대를 거울에 비추듯 반응하는 신경세포를 ‘거울신경세포’라고 한다. 스우파 시청자들이 댄스에 감탄하면서 어깨와 목, 얼굴 근육까지 움찔거리게 된다고 하는데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감각 운동 세포의 한 유형인 거울신경세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정서도 모방한다. 움직임을 관찰하는 이의 뇌에서도 움직이는 이와 같이 뇌가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열광하는 대상에 대한 공감이 커지면서 단단한 팬덤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셋째, 각 팀의 성향만큼이나 다양한 리더십과 합심 

팀 대항 형식을 갖춘 만큼 매 미션에서 각 팀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카리스마 있게 팀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모니카, 팀원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는 허니제이, 팀의 철학인 ‘즐거움’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며 이끌어가는 아이키, 쟁쟁한 멤버들을 존중하면서도 실력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리정 등 다양한 리더의 모습이 목격된다. 성향은 다르지만 최고의 팀을 모아 놓은 만큼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하기에 각각의 완성도가 높다.

뇌는 함께 춤출 때 더 행복해

그룹 댄스는 특히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팀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저마다 현장에서는 프로이고 쟁쟁한 실력가이기에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팀으로 협력해서 우승해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의견을 조율하고 리더에게 집중한다. 스우파 속 여러 리더의 모습은 사회에서 만나는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함께 춤을 만들며 마찰이 일어날 때도 있지만,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집중하면서 뇌는 고도로 활성화된다. 

《뇌는 춤추고 싶다》의 저자 장동선, 줄리아 크리스텐슨은 ‘뇌는 함께 춤을 춰야 행복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뇌가 건강하려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운동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하기 등을 잘해야 하는데, 이 세 가지가 춤을 출 때 모두 일어난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과 일리노이대학 과학자들은 여럿이 어울려 함께 춤을 추면 뇌 기능 개선 효과가 더 클 뿐 아니라 정보처리 속도나 기억력과 관련된 뇌 백질 부위가 튼튼해진다고 보고했다. 국제 학술지 《노화신경과학 최신 연구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온라인 판에 실린 내용이다.

그동안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Mnet <댄싱9> 등 춤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은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는 댄스 실력, 유튜브를 비롯해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SNS 플랫폼 활성화 등과 함께 출연진의 끈끈한 관계 서사가 맞물리면서 스우파에 대한 국내외 팬들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감각, 운동, 정서 등 뇌 기능을 종합적으로 자극하는 춤. 시청자로서 공감 뉴런만 움직이기보다는 자신도 댄서가 돼 뇌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글_ 조해리 

유튜브 콘텐츠 기획자.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 뇌교육 전공 박사 과정 중이다. 명상을 경험하면서 뇌와 의식에 관심을 갖게 돼 관련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