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칼럼을 통해 우리는 뇌의 안개를 걷어내고 본연의 밝음을 되찾는 명상 훈련인 ‘광명차크라’의 개념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이 여정의 핵심 도구인 ‘진동’과 ‘시각화’ 중 ‘진동’이 어떻게 우리 뇌의 회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지, 그 역동적인 신경과학적 메커니즘을 한 편의 이야기처럼 풀어보려 합니다.
광명차크라의 훈련 과정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닌, 우리 뇌의 주도권을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그리고 궁극적인 통합으로 이끄는 정교한 3단계 프로세스로 이루어집니다.
▲ 하향식 제어(Top-Down) [사진=인공지능 제작 이미지]
1단계: 하향식 제어(Top-Down) – CEO의 결단으로 시스템을 예열한다
우리가 처음 자리에 앉거나 서서 의식적으로 몸을 흔들기 시작할 때, 우리 뇌의 CEO라 불리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분주하게 명령을 내립니다. 전전두엽은 골격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려 근육의 긴장을 해소하고, 외부로 흩어져 있던 주의력을 '지금 이 순간'의 움직임으로 강력하게 결집합니다.
이 과정은 뇌의 하향식 제어(Top-Down Control) 단계입니다. 일상의 복잡한 고민과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뇌의 연산 작업이 단순한 리듬 운동으로 대체되면서 뇌파는 날카로운 긴장 상태인 베타파를 벗어나 안정을 위한 예비 단계인 알파파로 진입할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 상향식 처리(Bottom-Up) [사진=인공지능 제작 이미지]
2단계: 상향식 처리(Bottom-Up) – CEO의 휴식과 감정의 카타르시스
진동의 리듬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CEO(전전두엽)은 평소 주변 상황을 분석하고 대비하느라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하지만 리듬이 반복되면 뇌는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안전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분석할 필요가 없어지자, 전전두엽은 감시 수준을 낮추고 ‘휴식 모드’로 전환하며, 움직임의 주도권을 뇌 심부의 기저핵(Basal Ganglia)과 소뇌(Cerebellum)로 넘기게 됩니다. 이제 '내가 몸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흔들리는' 자율 진동의 상태가 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상향식 처리(Bottom-Up Processing)가 시작됩니다.
과부하된 CEO(전전두엽)가 휴식 모드에 들어가며 뇌 전체의 피로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동시에 전전두엽의 엄격한 통제 아래 억눌려 있던 편도체(Amygdala)의 빗장이 풀리면서, 내면의 슬픔이나 불안이 눈물이나 웃음으로 터져 나오는 강력한 정서적 정화, 즉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에 발생하는 '생각 끊김' 현상입니다. 몸 전체에서 올라오는 진동에 의한 강렬한 고유수용감각 신호가 뇌의 관문인 시상(Thalamus)을 가득 채우면서, 이 단순한 현재의 감각 신호를 처리하는데 뇌가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감각 신호 처리를 통해 전전두엽으로 향하던 고차원적인 잡념 신호들이 자연스럽게 차단됩니다. 걱정과 생각이 끊기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리듬감 있는 진동은 횡격막 주변의 미주신경을 자극하여 뇌가 현재를 '안전한 상태'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깊은 생리적 이완을 유도하게 됩니다.
3단계: 신경 통합(Neuro-Integration) – 뇌 구조의 물리적 재설계
격렬한 진동이 멈춘 뒤 찾아오는 정적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뇌의 모든 부위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신경 통합의 시간입니다. 이 상태에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단무(기운으로 추는 춤)’를 하거나, 극한의 고요 속에서 깊은 명상에 들어갑니다.
이 깊은 명상 상태에서는 잡념의 근원지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가 고요해지고, 대신 무아일체와 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전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고조시켰던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평소에는 도달하기 힘든, 고요하고 명료한 의식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합 상태를 반복하면 뇌 부위 간의 통신 효율이 극대화되고 회백질 밀도가 변화하는 등, 뇌의 물리적 구조가 긍정적으로 재배선되는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 일어납니다.
마무리하며: 뇌는 스스로 치유할 길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훈련은 결국 밖을 향해 있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우리 뇌 속에 잠들어 있는 자생력을 깨우는 과정입니다. 복잡한 생각의 늪에 빠져 머리가 무거울 때 잠시 몸의 리듬에 모든 것을 맡겨보시기를 바랍니다. 진동 뒤에 찾아오는 그 깊은 고요함 속에서 여러분의 뇌는 건강하고 명료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이 매력적인 변화를 여러분도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는 ‘생생한 시각화 기법’이 어떻게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지 그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글쓴이ㅣ양현정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학과장

참고문헌
·Kang et al. The effect of meditation on brain structure: cortical thickness mapping and diffusion tensor imaging.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8, 1, 27–33 (2013)
·Jang et al. Differences in Functional Connectivity of the Insula Between Brain Wave Vibration in Meditators and Non-meditators. Mindfulness, 9, 1857-1866 (2018)
·Jang et al. Increased default mode network connectivity associated with meditation. Neuroscience Letters 487: 358–362(2011)
·Lee et al. Effects of an Online Mind–Body Training Program on the Default Mode Network: An EEG Functional Connectivity Study. Sci Rep 8, 16935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