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골 명상칼럼 8편] 예절은 몸과 마음이 하나된 삶입니다

[천동골 명상칼럼 8편] 예절은 몸과 마음이 하나된 삶입니다

오늘은 예절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예절을 지키라고 하는 상투적인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예절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상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 아이에게 엄마가 이야기를 합니다. ‘ㅇㅇ야, 거기에 있는 볼펜 줄래?’ 이때 아이는 게임에 빠져 있었는데 옆에 있는 볼펜을 집어서 엄마에게 던집니다. 엄마는 아이가 던지는 볼펜을 받으면서 무엇이라고 할까요? 엄마는 아이에게 ‘버릇없이 어떻게 어른에게 볼펜을 던져’ 라며 야단칠 겁니다.

만약 아이가 하던 게임을 잠시 멈추고 볼펜을 엄마에게 공손히 가져다 주면 어떻게 되나요? 엄마는 기분이 좋아지고 아이를 예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엄마에게 공손하게 가져다 드려야 바른 행동이라 가르치고 예절 바르고 착한 아이라고 칭찬합니다. 

볼펜을 던지는 행동과 두 손으로 공손히 가져다 드리는 행동은 무엇이 다른가요? 왜 볼펜을 던지는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야단을 맞는 것일까요? 왜 두 손으로 공손히 가져다 드리는 것이 바른 행동인가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게임하며 볼펜을 던질 때 아이의 마음이 어디에 있었나요? 아이는 마음이 게임에 가 있었고 엄마의 말을 건성으로 들으며 귀찮아합니다. 그래서 볼펜을 잡아서 엄마에게 던집니다. 아이의 마음은 엄마나 볼펜에 있지 않고 게임에 있었습니다. 볼펜이라는 물건이나 그 물건을 받는 대상인 엄마에게 마음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동을 했고 그 볼펜을 받은 엄마는 마음없이 즉 성의없이 던진 볼펜을 받으며 기분이 나빠집니다.

아이가 두손으로 공손히 볼펜을 가져다 드릴 때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아이는 볼펜을 손으로 잡으며 마음을 실어 엄마에게 전합니다. 아이의 손에 있는 볼펜에도 마음이 실렸고 볼펜을 받는 엄마에게도 마음을 실어서 전달한 것입니다. 마음이 실린 행동에 엄마는 기분이 좋아지고 아이가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실린 행동을 예의 바른 행동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예절은 남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말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엄마를 위한 행동이고 그래서 기쁜 것이지만 아이는 작은 물건도 마음을 다해서 들었고 상대에게 마음을 실어서 물건을 전하며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일체화합니다. 즉 예절 바른 행동은 자신의 행동에 마음이 실린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에 마음이 실리고, 자신이 만지는 물건에도 마음을 싣고, 자신이 대하는 상대에게도 마음을 다하는 것이 바로 예절 바른 삶입니다.

내가 하는 말에 마음이 실리면 그 말이 더 진실되게 됩니다. 마음이 실린 말을 들으면 듣는 사람도 감응을 하게 되고 이런 말이 예의 바른 말입니다. 내 걸음에 마음이 실리면 걸음이 더 바르고 건강한 걸음이 되고 이 걸음이 예의 바른 걸음입니다. 내가 만지는 물건도 마음을 실어서 만지면 그 물건이 귀해지고 내 행동도 바르게 됩니다.

심생기(心生氣)의 원리에 의해 마음이 있는 곳에 기운이 모입니다. 내 몸과 마음이 하나된 예절 바른 행동을 하게 되면 몸에도 기운이 모여 건강해지고, 마음도 진실되고 건강해집니다. 예절은 남이나 자신에게 모두 유익한 삶의 태도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습니다. 옛날 공자는 ‘자기의 평생 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동이의 나라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 이라 했다고 합니다. 공자도 배우고 싶어했던 예의는 우리 나라 선도의 전통에서부터 내려오는 인간사랑 지구사랑의 홍익정신과 홍익의 삶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늘에 천제를 올리고, 홍익인간의 정신을 가르치셨던 깨달은 조상들께서 몸과 마음이 일체화된 건강하고 진실된 태도로 살라고 가르치신 깊은 삶의 지혜이고 선도 수행의 기본인 것입니다.

엄마에게 두 손으로 공손히 볼펜을 전하는 아이가 커서 어떻게 될까요? 자신도 존중하고 사물과 인간을 존중하며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회복해야 할 건강한 삶의 모습이고 예의 바른 삶입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된 예의 바른 삶이 명상의 시작이고 완성된 모습입니다.

(오보화 운영실장 / 천동골 명상단식원 http://chundonggol.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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