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는 ‘기(氣)’ 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이 많이 있습니다. 필자는 그것이 우리 언어와 문화의 특징이라 여기며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생활하며 영어로 ‘Energy’라고 하는 단어가 생활 속에서 많이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기운이 많이 있을 때 ‘I have a lot of energy’ 라고 말하고, 기운이 없을 때는 ‘I have no energy’ 라고 말을 합니다.
마치 우리가 ‘기운 없다, 기운이 넘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영어권에서도 기운이 있는지 없는지를 느끼고 표현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 즉, 에너지가 있는지 없는지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것이고 기의 상태에 따라 하루 생활이 달라지게 됩니다.
‘단학(일지 이승헌 저)’ 책에 보면 기를 세 가지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첫째가 ‘원기(元氣)’인데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받은 기운입니다. 원기는 태어나서 몇 년간 있다가 그 뒤로는 안 쓰이고 잠재되는 기운이라 설명합니다. 두 번째가 ‘정기(精氣)’입니다. 정기는 음식과 호흡을 통해 합성되는 기운입니다. 우리는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정기를 채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진기(眞氣)’입니다. 진기는 마음의 집중에 의해 생기는 기운이라 합니다. 이는 마음 즉 의념과 정기가 합성되어 만들어지는 기운입니다.
사람을 기운차게 하는 에너지…부모님께 받은 원기, 음식과 호흡으로 채우는 정기, 마음의 집중으로 생기는 진기
우리가 흔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기’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생기는 기운이 정기로 가장 기본이기도 합니다. 먹는 음식에 따라 몸의 상태가 바뀌니까 ‘정기’가 중요하지만 요즘은 정기를 채우는 것에 많이 집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음식이 과하게 섭취되어 비만이나 당뇨 등 많은 병을 만드는 것이 현대 사회의 모습입니다. 생활 중에 기운이 없고 피곤한 상태가 음식을 못 먹고 정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진기는 마음의 집중에 의해 생기는 기운입니다. 마음 즉, 생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쓰이기도 하는 기운입니다. 우리가 매일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데 그 생각이 내 몸의 정기를 만나 진기가 발생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기가 몸에 충분히 있을 때 몸에 활력이 넘치고 건강한 상태로 생활할 수 있게 됩니다.
진기가 몸에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마음이 몸 안에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마음이 몸 안에 있지 않고 밖에 나가게 되면 마음을 따라서 정기도 밖으로 나가 소모되고 내 안에는 진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각이 내 몸과 연결되어 진기를 내 안에 발생시키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아니면 생각이 밖으로 나가 기운이 빠지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좀 어렵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과거, 미래, 외부정보에 마음을 빼앗길 때 기운도 밖으로 빠져나가
먼저 내가 하는 많은 생각 중에 과거에 관한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미래에 관한 걱정을 얼마나 하며 살고 있는지를 보면 됩니다. 과거에 관한 생각을 할 때나 미래에 관한 걱정에 빠져 있는 순간에 우리의 생각은 몸을 떠나 과거나 미래로 가게 되고 기운이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됩니다.
또 스마트 폰이나 TV,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있는 순간에도 우리는 몸과의 연결이 단절되고 기운이 바깥으로 나갑니다. 자신의 하루를 돌아볼 때 얼마나 과거나 미래, 또는 바깥으로 마음을 빼앗겼는지를 알면 내가 얼마나 진기를 놓쳤는지 알게 됩니다.
진기를 내 안에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몸 안에 연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몸을 느끼는 것입니다. 몸을 느끼는 순간에 내 마음은 몸 안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내 몸의 호흡을 느끼는 것입니다. 호흡은 몸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호흡을 느끼는 순간에 내 마음은 몸 안에 머물게 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집중을 통해 몸 안의 기운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 기운이 바로 진기인데 내 몸 안에 진기를 느끼는 순간에 내 마음은 몸 안에 머물고 깊은 이완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마음이 내 몸 안으로 들어오며 진기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내 안에 진기가 모일수록 몸의 감각이 살아나고 건강해 집니다. 현대의 바쁜 삶 속에 진기를 소모하는 삶이 아니라 채우는 삶을 살 때 건강과 평화가 가까워집니다.
잠시 시간을 내서 눈을 감고 몸을 느껴 보세요. 그리고 편안한 느낌이 들면 호흡을 느껴 봅니다. 호흡이 점점 편안해지고 몸이 이완되면서 미세한 기운의 느낌이 들면 그 느낌에 집중해 봅니다.
마음이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진기가 더 커집니다.
진기(眞氣)가 나를 건강하게 합니다.
(오보화 운영실장 / 천동골 명상단식원 http://chundonggol.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