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골 명상칼럼 3편] 마음의 집

[천동골 명상칼럼 3편] 마음의 집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어릴 적 밖에서 흙을 만지며 손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놀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새 해가 지는 저녁이 다되고 마을의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밥 냄새가 너무나 좋습니다. 그래도 노는 게 좋아 더 놀다보면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ㅇㅇ야 밥 먹어~” 목이 터져라 소리치시던 엄마의 목소리에 결국 놀던 것을 접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와 손을 씻고 엄마의 손길이 가득한 밥상 앞에 앉아 밥을 먹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각자 자란 환경이 다르겠지만 집은 우리를 편안하게 합니다. 아무리 여행이 좋았어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역시 집이 최고야’라고 말했던 적이 있을 겁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주는 기쁨이 있겠지만 집만큼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곳은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몸이 있고 마음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음이 주인이고 몸이 집입니다. 그래서 명상가들은 주인인 마음이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은 마음의 집 즉 몸이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가 집에 들어가면 편안한 것처럼 마음도 집인 몸에 들어가 있을 때 편안해 집니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해보아야 합니다.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몸 안에 머무시나요?’

언어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보통 하루에 3만~5만 단어의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더 적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보다 좀 더 많은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여자의 뇌가 좀 더 섬세하기 때문이라 보여 집니다.

우리가 하는 생각을 보면 많은 시간을 과거에 대한 생각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 들었던 안 좋은 말 한마디가 오후 내내 내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경우도 많고, 며칠 전에 있었던 스트레스가 오늘까지 계속 나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래전에 있었던 어떤 사건이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하는 걸 경험한 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과거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고 미래에 대한 생각에 빠질 때도 많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룬 적이 있을 겁니다. 노후에 대한 걱정, 시험에 떨어질 것 같은 걱정, 상사한테 혼날 것에 대한 걱정, 약속에 늦어 어떻게 변명할 지에 대한 걱정 등 많은 생각이 우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에 빠져 지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과거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우리의 마음은 ‘집’인 몸을 떠나게 됩니다. 즉 주인인 마음이 집을 떠나 과거에 가 있거나 미래에 가 있습니다. 그렇게 집을 떠난 마음이 과거에 대한 생각이든 미래에 대한 걱정이든 빠져 있는 순간에 몸은 주인이 없는 빈집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집에 대해 생각해 보죠. 주인이 없는 집은 어떻게 될까요? 만약에 주인이 여행을 떠나 여러 달을 집밖에 있다가 돌아와 보면 온갖 먼지와 거미줄 등 지저분해진 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인이 집을 아예 돌보지 않고 3~4년을 내팽겨 쳤다면 그 집은 많이 부서지고 거의 폐가가 되었을 겁니다.

이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에도 비슷합니다. 주인인 마음이 집인 몸을 떠나 계속 밖에 나가 있다면 주인 없는 집에 먼지도 쌓이고 거미줄도 처지고 부서지기도 하는 것처럼 몸에 통증이 생기거나 병이 생기게 됩니다. 주인이 없는 빈집이 된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주인이 살고 있어야 집이 정리가 되고 깨끗한 것처럼 주인인 마음이 머무는 몸이 깨끗하고 건강해 집니다. 그리고 깨끗하고 건강한 집에 머무는 마음이 평화롭고 건강해지게 됩니다.

문화대통령이라 불렸던 서태지가 ‘컴백 홈’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 가출했던 청소년들이 집으로 돌아간 것이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이제 자신에게 해주어야 합니다. 집 밖에 너무 많이 나가 있는 마음에게 우리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컴백 홈’ 이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이 몸 안에 있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몸 안에 잠시 머물며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 보세요.
마음이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은 몸 입니다.

Come back home~


 (오보화 운영실장 / 천동골 명상단식원 http://chundonggol.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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