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대첩, 첫 만남 이후가 더 중요해

솔로대첩, 첫 만남 이후가 더 중요해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호감 얻는 오만가지 비결 중 몇 가지

오는 12월 24일 솔로들을 위한 대규모 미팅인 '솔로대첩'이 열린다고 한다. 다정한 ‘연인’이 거리를 가득 메우는 크리스마스, 홀로 외로이 쓸쓸하게 보내기 싫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귀가 솔깃해진다.

솔로대첩 참가 방법은 간단하다. 참가 신청을 미리 하고 12월 24일 오후 3시 남자들은 하얀색, 여자들은 붉은색, 연인은 초록색 계열 옷을 입고 여의도 공원에 모이면 된다. 공원에 모여 신호 양편에 서서 대기하다가 진행자가 신호를 보내면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달려가 손을 잡으면 끝.

하지만 손을 잡았다고 ‘축! 연인 성사’인 것은 아니다. 그 뒤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까? 솔로대첩뿐 아니라 일반적인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유용한 오만가지 연애비법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혹시, 모태 솔로이신가요?

이상하게 한 번도 연애를 안 한 사람은 티가 난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미혼남녀 857명(남성 451명, 여성 4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남성 54.1% 여성 45.9%가 “모태솔로를 알아볼 수 있다”고 답했다.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솔로의 길을 걸어 온 남성은 대부분 마음이 급하다. 아직 상대를 탐색할 시점에 ‘사귈 거야 안 사귈 거야. 우리는 무슨 사이?’ 등 벌써 저만큼 마음이 달려가고 있다. 반면 여성 모태 솔로 부대원은 ‘수동적’인 태도를 보통 보인다. 문자나 카톡도 만나자는 연락도 모든 것이 수동적이다.

이런 모습은 ‘나는 모태 솔로입니다’하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그런데 그것이 왜, 무슨 문제냐고? 모태솔로는 다시 말하면 ‘이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의 뇌는 실패에 따르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른 대다수 사람이 선택한 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태솔로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선입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연애를 많이 해 보았다는 것도 장점이 되지는 않는다. 굳이 처음부터 서로의 연애사를 캐묻거나 드러내지는 않도록  다.

저 사람, 어쩐지 나랑 비슷해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처음 보는 상대와 얼굴을 비슷하게 바꾸는 것은 초능력자가 아닌 이상 의느님이라도 어렵다. 그리고 닮은 얼굴을 선호하는 근본 이유는 유전학적인 복잡한 상관관계가 얽혀 있다. 만약 닮은 사람을 만났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얼굴이 아닌 행동의 유사점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사면 된다.
 
먼저 상대방을 관찰하면서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1~5초 간격을 두고 따라 해보자. 방법은 쉽다. 상대방이 차를 마실 때 조금 간격을 두고 따라 차를 마시고, 그 사람이 고개를 갸웃하면 따라 갸웃하는 식이다. 문제는 티가 나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자연스레 마치 내가 원래 할 행동을 당신이 그 전에 했을 뿐이라는 느낌으로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종의 미러 뉴런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여기에서 ‘공감’을 이끌어내면 행복 호르몬 도파민이나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등이 분비되며 긍정적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카사노바의 매력은 은밀한 눈빛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매력 중 하나가 은밀한 눈빛이었다고 한다. 즉, 시선을 자주 마주쳤다는 것. 눈을 마주치는 사람은 굉장한 ‘마력’이 있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 미녀와 눈을 자주 마주치며 웃는 평범녀, 둘 중 인기가 더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평범녀다. 얼굴이 예쁘면 장땡 아니냐고? 2001년 영국 연구진이 한 실험을 보자. 이때, 남녀 8명에게 40장의 남녀 사진을 보여주며 뇌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사진 속에 나온 사람은 정면을 바라보거나 외면하고 있었다.

실험참가자가 가장 매력적이라 평가한 사람은 얼굴이 가장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미소를 지은 채 정면을 바라보며 ‘자신을 응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가장 매력적이라 평했다. 이때 실험참가자들의 뇌 속에서는 쾌감중추가 자극받아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성관계나 마약 할 때도 분비된다.

그러니 상대가 마음에 든다면 눈을 마주치며 웃어라. 다만, 너무 빤히 보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찍힐 수 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웃을 때 눈에 광채를 띄며 쏘아보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웃음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난 이유는 통금과 유리 구두

신데렐라가 왕자의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얼굴이 예뻐서일까? 아니다. 여기에는 믿기지 않겠지만 고도의 심리적 전략이 존재한다.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리기 때문에 집에 바쁘게 돌아가야 했다. 그렇게 여운을 남기며 떠난 그녀, 실수로 유리 구두를 흘리고 갔다. 그런데 정말 실수일까?

왕자는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보며 계속해서 그녀를 떠올리게 된다. 이때, 사람의 뇌란 참 오묘하다. 점점 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대상을 기억하게 된다. 만약 신데렐라의 얼굴에 조그만 점이 있었다면 왕자가 유리 구두를 보며 그녀를 떠올리는 동안 그 점은 어느새 안중에 없어지고 뽀얀 살결만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성별에 무관하다. 짧은 만남과 긴 여운. 처음 몇 번의 만남에서 이것만큼 좋은 전략이 없다. 처음 만난 상대방이 마음에 든다고 주야장천 오래 만나 보았자 상대방을 떠올리고 생각하기 위해서 뇌가 어떤 빈틈을 메울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신비감이 줄어들고 그만큼 호감이 점점 줄어들 수 있다. 짝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도 내가 원하는 이상형을 상대방에게 덧입히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식사는 고기, 디저트는 초콜릿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성사될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식사는 육류를 디저트는 초콜릿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바로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페닐에틸아민은 사랑에 빠지거나 연애를 할 때 분출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이성이 마비되고 행복감에 도취한다. 여기에 흥분과 긴장, 유쾌함까지 동반하니 상대의 결점은 안 보이고 좋은 점만 잔뜩 보게 된다.

이 페닐에틸아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이 바로 소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초콜릿이다. 만약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식사 메뉴는 육류, 디저트는 초콜릿을 시켜 보자. 그렇다고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데도 무조건 이 메뉴를 고른다면 오히려 패망의 지름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다른 방법으로도 페닐에틸아민을 일시적으로 올릴 수 있다. 멜로 영화를 보거나 연애소설을 읽어도 페닐에틸아민이 일시적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하면 페닐에틸아민 농도가 약 75% 정도 올라간다고 한다. 그리고 운동을 하고 올라간 심박 수는 상대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착각하기 쉬워 더욱 효과적이다. 두세 번째 만남에서 둘 사이를 진전시키고 싶다면 운동을 활용해보자.

두세 번 정도 만났다면 술 한 잔

처음 한두 번이야 신데렐라 마냥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지만 만남이 두세 번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상대방이 마음에 들 때는 약간의 술이 도움된다. 한두 잔의 술이 상대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연구한 내용으로는 술을 마신 사람은 평소보다 상대방의 매력도를 10% 정도 더 높게 평가했다. 여성은 24시간이 지나면 정신을 차렸지만, 남성은 24시간이 지나서도 상대방을 여전히 매력적이라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이 뇌에서 매력을 판단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선조체(striatum)를 자극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주의할 점은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시진 말아야 한다는 점. 서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 잔뜩 술을 마시고 취하게 된다면 아예 술친구가 되거나 상대에게 실망하고 다시는 안 볼 수도 있다. 한 가지 팁을 더한다면 술집은 조용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골라라. 낮은 목소리로 대화할 때 낭만이 더해진다. 사랑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모’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소개팅이나 미팅은 성격보다는 외모가 중요한 자리다. 실제로 뇌는 0.1초 만에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이성을 만났을 때 첫눈에 ‘성적으로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다는 것. 그리고 이 첫인상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김태희나 장동건처럼 얼굴이 잘날 필요는 없지만 ‘깔끔한’ 첫인상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실제로 소개팅에서 지나치게 찢어진 청바지나 덥수룩한 머리 등 단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갔을 때 성사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호르몬은 왜》, 마르코 라울란트 지음, 프로네시스 |『뇌는 0.1초 만에 사랑에 빠진다』, 모기 겐이치로 지음, 브레인월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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