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상식] 비슷하게 생긴 사람끼리 연애하는 이유

[두뇌상식] 비슷하게 생긴 사람끼리 연애하는 이유

오늘의 두뇌상식 - 47

2012년 03월 20일 (화)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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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 연인이나 결혼해서 평온하게 사는 부부를 보면 두 사람 얼굴이 닮은 경우가 많다
.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는 절친한 친구들도 서로 닮은 사람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혹시, 우리 뇌는 자신을 닮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얼굴만 봐도 알아요.

닮은 얼굴끼리 만나는 사람들은 왜 서로에게 끌리는 것일까?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학자들은 MHC 유전자를 분석하는 실험을 했다. MHC 유전자는 몸속 모든 세포 표면에 면역체계가 아군인지 적군(항원 성분과 항체 성분)인지 구분하는 견장과도 같은 분자로, MHC 유전자가 다양한 사람일수록 면역력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학자들은 예순다섯 명의 남자와 아흔두 명의 여자의 MHC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중 여자와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와 가장 다른 남자를 각각 3명씩 뽑아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 여자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하룻밤 관계를 갖고 싶은 남자와 오래 사귀고 싶은 남자를 뽑도록 했다. 여성의 선호도가 월경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 월경 10~14일째인 여성들을 선택해 연구를 진행했다.

여자들은 하룻밤을 불태우고 싶은 남자로는 자신과 MHC 유전자가 다른 남자를 선호했다. 생물학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자신과 가장 다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해야 유전자 풀(gene pool)이 잘 섞여, 면역력이 강하고 튼튼한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학자들은 해석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상대로는 유전인자가 비슷한 남자를 택했다. 유전적으로 친밀한 사람일수록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뿐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잘 돌본 것처럼 두 사람의 아이를 잘 돌볼 것이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여성들은 유전자분석을 따로 하지 않아도 남자의 얼굴만 보아도 유전인자를 읽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여자들이 남자 얼굴에서 유전자 상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남자와 오래 사귀고 싶은 남자를 가르는 유전인자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비슷한 유전인자를 드러내는 얼굴 특징을 가진 남자와 여자는 장기적인 관계를 평온하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비슷한 매력을 가진 이성을 선호하고 행복한 커플들은 비슷한 인상을 풍기는 것이다.

아직 솔로라서 외로운 사람이라면, 주변의 사람을 한 번 잘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평소 자신과 닮았다는 그 사람이 자신의 짝일 수도 있다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호르몬은 왜》, 마르코 라울란트 지음, 프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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