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남성은 다른 여성을 보아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바로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에 있다는 사실을 최근 독일 연구진이 밝혀냈다.
독일 본 대학의 레네 후어레만과 동료 연구원은 옥시토신이 기혼 남성이나 여자친구가 있는 남성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는 모두 86명으로 평균 나이는 25살이었다. 연구팀은 이 중 절반에게 코로 옥시토신을 들이마시게 하고, 나머지는 가짜 옥시토신을 들이마시게 했다. 그리고 안면식이 없는 미인을 마주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편안해하는지 측정했다.
첫 번째 실험은 낯선 여인에게 실험 참가자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거리를 측정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여성이 다가오거나 혹은 본인이 다가가게 했다. 그리고 부담 없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겠다고 느끼는 위치에서 멈추게 했다.
두 번째 실험은 컴퓨터 게임에 쓰는 조이스틱을 이용했다. 영상을 보여주며 즐거우면 조이스틱을 당기고, 기분이 나쁘면 밀도록 했다. 영상에는 예쁜 여성이나 아름다운 경치, 팔다리 등이 잘려나간 인체 부위나 오물 등이 나왔다.
연구진은 두 가지 실험 모두에서 옥시토신이 결혼했거나 연애 중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싱글이 아닌 사람은 옥시토신을 뿌렸을 때 여성과 평균 70~75cm 정도 거리를 둬, 실험 참가자 중 가장 먼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싱글인 남성은 옥시토신 흡입 여부와 상관없이 낯선 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옥시토신을 흡인한 솔로 남성은 여성과 50~60cm 거리까지 접근했다.
두 번째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옥시토신을 흡입한 남성 중 연애 중이거나 결혼한 사람은 아름다운 여성 사진을 보았을 때 반응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에게는 옥시토신이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옥시토신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처음 보는 남성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거리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현지시각 15일 ‘신경과학지(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렸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