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어린 시절 어머니의 음주 습관을 닮아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데모스(Demos)에서 1970년대생 1만 8,000명의 음주 행태를 30년간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가 16세와 34세가 되었을 때, 어린 시절 부모가 어떤 음주습관을 가졌는지, 현재 본인은 어떤 음주습관이 있는지 물었다. 16세에 부모의 음주량에 대해 '전혀 안 마신다', '가끔 마신다', '자주 마신다', '항상 마신다' 4단계로 나눠 구분했다. 어머니가 술을 마시는 빈도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자녀가 어른이 되어 술 마시는 빈도도 높아졌다.
그 결과, 16세 때는 동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신, 부모의 영향은 미미했다. 하지만 34세가 되었을 때는 오히려 어린 시절에 보고 자랐던 어머니의 음주 행태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음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폭음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에서 특이한 점은 어린 시절 아버지 음주 행태는 자녀에게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아버지는 술을 집 밖에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머니는 집 안에서 마시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보고 자라면서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적으로 남성 음주에는 관대한 것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부모가 5세 이전에 이혼하거나 별거한 경우, 성인이 된 후 폭음하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현지 시각 7일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서 보도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lr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