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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파동이 귓바퀴를 타고 흘러들어와 귓속의 고막을 두드리는 순간 뇌는 음악과 만날 준비를 한다. 고막과 등자뼈를 거쳐 내이의 달팽이관으로 들어선 진동이 청각세포인 유모세포를 자극할 때 발생한 전기신호가 신경섬유를 통해 뇌로 전달되면서 뇌와 음악이 만난다.
그 순간 우리는 음악에 대해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음악과 관련된 기억 또는 노래의 가사를 떠올리거나 다음 부분에 어떤 음이 올지 기대하고 예측하며 자신도 모르게 리듬에 따라 몸을 움직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뇌의 어느 특정 부분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히 예술과 음악은 뇌의 우반구에서 처리되고, 언어와 수학은 뇌의 좌반구에서 처리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음악듣기, 악기연주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전두엽을 비롯하여 청각과 기억에 관여하는 측두엽, 근육운동과 공간감각에 관여하는 두정엽, 시각에 관여하는 후두엽, 정서와 운동계획에 관여하는 소뇌에 이르기까지 뇌 전체에서 일어난다.
가령 연주하거나 지휘를 할 때는 촉각과 같은 감각을 조절하는 두정엽의 감각피질이, 악보를 읽을 때는 후두엽의 시각피질이, 가사를 듣거나 생각해낼 때는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속한 언어중추가 가동된다.
신경과학자 파슨스는 PET 영상을 이용해 음악활동을 할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음높이, 음색, 조성, 화성, 리듬, 박자, 템포, 음량 등 모든 음악적 요소가 전두엽을 활성화시켰는데 리듬은 전두엽 위쪽, 멜로디는 아래쪽, 화성은 중간쯤이 활성화됐다.
또한 멜로디는 양쪽 대뇌반구를 같은 정도로 활성화시키고 화성은 오른쪽 반구보다 왼쪽 반구를 더 크게 활성화시켰으며, 리듬은 두정엽과 특히 소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 도움 받은 책·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스티븐 미슨, 《호모 무지쿠스》《뇌의 왈츠》 대니얼 레비틴, 《뮤지코필리아》 올리버 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