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의 70~80%를 차지하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이다.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판단력 저하 등의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며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기존 치료제는 반복 투여가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심지어 뇌혈관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경상국립대학교(총장 권진회) 생명과학부/응용생명과학부 김명옥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면서 치료 효과도 있는 차세대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B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해 부작용 없이 강력한 항체를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 결과, 이 백신을 맞은 경우 뇌 속 독성 물질이 줄고,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회복되었으며, 백신 효과는 6~9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번만 접종해도 효과가 충분했다.
이 백신은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라는 단백질의 한 부분만 정밀하게 골라 사용했다. 그중에서도 면역반응을 유도하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는 부위를 선별해 백신의 핵심 성분으로 삼았다.
또한 이를 두 가지 특수 단백질(OVA, KLH)과 결합해 면역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 덕분에 뇌 염증을 줄이고 시냅스를 보호하며, 실제로 기억력 저하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효과가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김명옥 교수에 따르면, 이번 백신 플랫폼은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지연하기 위한 저비용·장기 지속적인 예방 기술의 핵심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부작용이 최소화하는 펩타이드 최적화 다중 에피토프 및 나노 입자 전달 시스템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옥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예방 백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학술지 《뇌, 행동 그리고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2025년 6월 8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또한 이 논문의 주된 내용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병 백신제 개발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이미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이 특허의 주된 내용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됨으로써 이 기술의 원천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재 다국적 기업에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며, 임상 독성·면역안전성 평가를 거쳐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Aβ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치매 극복 국가전략에 핵심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김명옥 교수는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선도연구센터’를 추진 중이다. 사람 사후뇌 등 인체 샘플이 풍부한 알츠하이머병 세계 최고 수준의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과 공동연구가 가속화될 경우 오가노이드, 3D 인공뇌 모델링 등을 통한 전임상-임상 간격을 좁혀 더욱 상용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김명옥 교수는 최근 12년간 경상국립대학교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국책사업 4개 연구단을 유치(총 270억 원)했으며 논문 180여 편(책임교신저자, 인용지수 10 이상 및 JCR 상위 10% 이내 90여 편 포함)을 출간하였다.
특히 산학역량 부문에서 기초연구(논문)를 사장시키지 않고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특허(주발명자) 미국특허등록 6건을 포함하여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등에 70여 건, 바이오 분야 20억 원 기술이전을 하였다(과기정통부 우수성과 4선 선정).
이번 연구 성과는 과기정통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