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학원내 집단 따돌림 ‘왕따’. 왕따를 당한 아이들은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심한 경우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배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육체적인 통증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미국 UCLA 대학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에서 육체적 통증을 느끼는 부분인 전두대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ACC)은 사회적 배제로 인한 충격과 실망 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볼 게임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그룹에 끼워주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자의 뇌혈류와 신경계통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 결과 육체적 통증의 경우와 동일한 반응이 관찰됐다는 것. 연구를 주도한 나오미 아이젠버거 박사는 “육체적으로 불쾌한 느낌을 관장해온 것으로 알려진 ACC는 정신적인 괴로움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곧 육체적인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인체는 이를 자동적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데이트 신청에 거절당하는 것, 파티에 초대받지 못하는 것, 이혼 등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배제가 ACC에서 고통을 유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혹은 연인과의 이별 등의 사건에 뇌의 이 부분이 매우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느낌이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인간이 진화과정에서 이것을 방어 기제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젠버거 박사는 “인간은 유아기부터 오랜 기간 보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회그룹과 가까이 있는 것이 생존에 매우 중요하며 인간은 사회적으로 분리되어서는 생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글. 뇌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