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트레이너는 어떻게 탄생했나

뇌 연구 진흥을 위한 각국의 지원 정책

브레인 110호
2025년 05월 09일 (금)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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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인트레이너는 어떻게 탄생했나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뇌 연구 진흥을 위한 각국의 지원 정책


21세기를 맞이하며 주요 선진국은 뇌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채택하였다. 미국이 1990년 시행한 ‘뇌연구 10년(The Decade of the Brain)’ 정책을 시작으로 유럽은 1991년 ‘유럽 뇌연구 10년(European decade of the Brain), 일본은 1997년 ‘뇌의 세기(Century of Brain)’를 각각 선포하며 국가 차원의 대규모 뇌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1998년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해 뇌과학을 국가 전략 연구 분야로 채택하고, 2008년 2차 뇌 연구 촉진 시행 계획을 수립해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계획에서는 뇌 연구를 뇌신경 중심의 5개 세부 기술 영역(뇌신경생물, 뇌인지, 뇌신경질환, 뇌신경정보 및 뇌공학, 뇌융합)으로 분류했으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는 이를 미래 사회의 요구에 맞춰 ‘뇌를 본다, 뇌를 안다, 뇌를 기른다, 뇌를 지킨다. 뇌를 속인다, 뇌를 만든다’의 6대 이슈별 분야로 구분했다. 

이 중 ‘뇌를 기른다’는 인문 사회 영역으로 뇌 구조 및 기능의 규명을 통한 학습 교육에 응용하거나, 뇌 관련 교육 프로그램 및 두뇌 능력 향상 훈련을 포함하는 중요한 분야다.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국립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1997년부터 학습 및 지능 시스템 학제적 과제를 시작하였고, 과학 공학 기술 연방조정의회(FCCSET, Federal Coordinating Council for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는 ‘인간잠재력의 극대화’라는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하였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2003년 ‘뇌의 양육 프로그램’ 도입, 뇌기능 규명으로 얻어진 정보를 사회과학과 결합하여 건강하고 활력 있는 뇌의 발달 및 성장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였고,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는 ‘뇌과학 및 교육 프로그램’, ‘뇌기능 개발과 메커니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뇌를 연구의 대상에서 활용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전환점

한편 한국에서는 1990년 한국뇌과학연구원(설립 당시 명칭은 한국인체과학연구원. 2002년 한국뇌과학연구원으로 개칭함)이 설립되며 뇌와 인체 기능의 작용 원리에 관한 연구와 이를 통해 인간 뇌의 잠재 능력을 일깨우는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가 교육부의 인가를 받으며 ‘뇌교육’을 정식 학문 분야로 정립하고, 뇌 관련 제반 지식을 활용해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자각하고 삶 속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철학, 원리, 방법을 연구하는 융·복합 학문으로의 발전을 꾀했다. 

이는 뇌를 ‘연구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나아가 ‘활용의 대상’으로 인식함으로써 인간의 의식과 행동 변화를 도모하는 실용적 접근을 본격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시점에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부담에 관한 논의가 크게 일었고, 이와 함께 적절한 두뇌훈련을 통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또 21세기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국가 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인적 자원 개발’이 강조된다. 개인의 인성과 두뇌 역량을 키우는 것은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며, 브레인트레이닝은 이러한 기초역량을 향상시키는 핵심기술로 부상했다.

이는 다양한 연령층에 적용된다. 유아는 두뇌 발달 촉진 및 잠재 능력 계발, 청소년은 바른 인성 함양과 학습 능력 향상, 성인은 스트레스 관리와 수행력 향상, 노인은 인지 기능 유지 관리와 두뇌 건강 증진 측면에서 브레인트레이닝의 필요성이 나타났다.
 

▲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뇌를 관리하는 삶의 모델로서의 브레인트레이너

사회적으로 브레인트레이닝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두뇌 훈련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검증 체계가 미비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두뇌훈련이 확산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되었다. 이에 따라 공인된 자격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를 배경으로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로부터 국가공인 자격으로 승인을 받았다(자격발급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공인증서 제2023-3호). 공인 이후 현재까지 4천여 명이 자격을 취득하였고, 2010년 설립된 브레인트레이너협회로 하여금 자격취득자의 다양한 활동 모델이 창출되었다. 

뇌파 측정 기기를 비롯해 두뇌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의 객관적 측정 지표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뇌 기능을 점검하고,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 브레인트레이닝을 제시하는 활동 모델은 전 연령층에 걸쳐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인성, 진로·적성 상담, 학습 코칭, 스트레스 관리, 인지기능 저하 예방 등의 영역에서 적극 활용된다. 최근에는 뇌파를 통해 무증상 상태에서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자체 사업에 적용하여 어르신 뇌건강의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브레인트레이너협회가 연구개발하여 2020년 서울시 여성 유망 직종으로 선정된 뇌건강 레크리에이션 지도사와 같이 브레인트레이너의 각종 뇌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사회 복지 기관에 적용되고 있다. 

브레인 태교에서부터 영유아 두뇌 계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브레인트레이너들이 활동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리틀 브레인트레이너 프로그램은 서울 강남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바 있다. 부적응 학생을 위한 공교육 인성 캠프에도 적용되었다. 

브레인트레이닝 기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은 관공서, 기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감정 노동자들에게 제공되었고, 감염병으로 확산된 사회적 우울감 해소 프로그램에도 적용되었다. 프로 운동선수의 수행 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기업체·관공서의 리더십 교육에도 브레인트레이닝이 적용된 바 있고, 안전을 위한 인지기능 개선 프로그램, 창의성 향상 프로그램 등에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생활 속 웰니스 구현을 위한 브레인트레이닝 기반 수면, 섭식, 운동 관리 프로그램을 협회에서 운영하여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취득자부터 ‘뇌를 관리하는 삶의 모델’이 되도록 안내하고 있다. 
 

▲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가 주최한 컨퍼런스 포스터. 세계뇌주간에 맞춰 3월 22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사진=김경아]


마음 건강 문제해결을 위한 브레인트레이너의 역할과 비전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인구 비율이 20퍼센트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그런 한편,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0.6명의 2배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끔찍한 범죄가 학교에서 가정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위험한 병적 징후를 품은 우리 사회에서 브레인트레이너는 뇌를 기반으로 심신의 건강을 관리함으로써 새로운 희망과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퍼스널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체력을 관리하듯, 요가나 필라테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신체 균형을 유지하듯, 브레인트레이너의 도움으로 마음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3월 셋째 주 세계뇌주간을 맞아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주최로 <브레인트레이너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3월 22일 서울시청에서 ‘마음 건강 문제해결을 위한 브레인트레이너의 역할과 비전’을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대한민국 마음 건강 지킴이, 브레인트레이너’의 비전을 선포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브레인트레이너들의 활동이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회도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 


글_노형철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사무국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대학 겸임교수. 유튜브 채널 ‘브레인트레이너 노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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