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축기가 안 될까?
기수련과 단전호흡을 하는 수련자들이 목표로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축기畜氣’입니다. 축기는 에너지를 모으는 과정을 의미하고, 에너지가 모였을 때 심신의 건강뿐 아니라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상태에 이릅니다.
필자도 축기를 하나의 목표로 삼아 수련을 해왔는데, 때때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수련을 해도 축기가 되는 느낌이 없을까? 본래 타고난 에너지가 약한가? 아니면 에너지가 너무 많이 빠져나가나?’ 이에 대한 답을 찾다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에 의한 에너지 소모’입니다.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과거의 생각에 빠지거나 외부를 의식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비중이 큽니다. 우리가 하루 내내 하는 생각의 80퍼센트 이상이 어제와 같은 생각이라고 하죠.
생각의 에너지를 발견한 것은 제 수행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자각한 순간부터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축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순환이 잘 안되는 것
축기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마음의 집중입니다. 몸이 집이고 마음이 주인이라고 할 때, 주인이 집을 비우면 빈집이 되고 점차 폐가가 되듯, 마음이 떠돌면 에너지가 빠져나가고 점차 탈이 생깁니다. 따라서 에너지의 불필요한 소모를 막고 축기를 하려면 몸에 집중한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축기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은 ‘실제로 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한가?’라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면서 에너지를 채우려 애를 씁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생각하고 다양한 신체 활동을 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런 정도의 에너지를 늘 갖고 생활합니다. 에너지가 매우 부족한 상태라면 어떤 생각도 못 하고 몸도 움직이기 힘들겠죠.
그렇다면 우리가 늘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대부분의 경우, 스트레스와 감정으로 에너지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몸이 긴장하면 에너지가 원활하게 돌지 못하고 정체됩니다. 이에 따라 몸에서 불편한 느낌과 통증이 유발되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죠. 이럴 때 우리는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정체돼 있던 에너지가 풀리기만 해도 몸이 훨씬 가벼워지고,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사라집니다. 몸에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순환이 잘 안되는 것임을 기억하고, 에너지의 원활한 순환을 돕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를 권합니다.
축기의 과정
우리에게는 이미 충분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의식은 반복적으로 결핍을 부릅니다.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활력의 부족은 몸에서 에너지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정체 현상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막힌 에너지를 풀어주어 에너지 순환이 잘되게 해야 합니다. 체조, 춤, 노래 등으로 몸의 긴장을 풀면 에너지 흐름이 회복됩니다. 에너지가 돌아 기운이 조화로운 상태가 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워지면서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식을 몸에 집중하면 에너지가 몸 안에 머물고, 의식이 외부로 향하면 에너지가 흩어집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자기 몸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생각에 빠지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이 점을 꼭 새겨 두기 바랍니다.
외부로 향했던 의식이 내부로 돌아올 때 에너지가 함께 들어옵니다.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를 원한다면 이 의식의 작용을 반드시 활용해야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라고 스스로 되뇌며 몸에 집중해 보세요.
축기가 되려면 에너지를 느끼며 집중하는 상태에 머물러야 합니다. 집중이 깊어지면 에너지를 느끼는 감각이 확장됩니다. 더 미세하고 더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죠. 그런 감각과 함께 축기가 일어납니다.
우리 전통 선도 수행의 가르침을 담은 《삼일신고》에는 ‘참 정기는 두터움도 엷음도 없다(眞精無厚薄진정무후박)’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몸의 정기는 많고 적음이 본래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정기를 가지고 태어났고, 이로써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생명을 가지고 있기에 존재하는 본래의 에너지를 잘 보살피고 단련하며 건강하고 충만한 상태를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