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7개국 대사들은 성북동에서 살까?

왜 37개국 대사들은 성북동에서 살까?

[김양강양의 서울에서 여름나기] (1) 성북동 이야기 - 대사관저

성북동 탐방을 위해 한성대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성북동길 좌우로 늘어선 국기였다. 길 안쪽에는 태극기, 길 바깥쪽에는 여러 나라의 국기가 걸려있다. 한성대역 입구 구두병원(수선집)과 과일가게 사장님의 답변은 간단했다.

"외국 대사관들 집이 모여 있어서 그런 건데, 우리 동네가 좋은 동네라는 걸 외국인들도 다 아는 거지. (웃음)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국기까지 걸고 모여 살겠어?"

 

▲ 한성대역 입구에서 바라본 성북동. 길가에 태극기와 함께 여러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다.


믿거나 말거나 성북동 자랑을 한참을 늘어놓으시는 사장님은 "남자를 잘 만나야 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시고는 "우리 동네 구경 잘하고 오라"고 하신다.


성북동에 대사관저가 모여 있는 이유는? 탁월한 거주환경 덕분

성북동에는 2012년 7월 현재 총 37개국 대사의 관저가 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연합과 독일 그리스 멕시코 아프가니스탄 캐나다 호주 등 37개국 대사가 성북동에 터를 잡고 가족들과 생활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상주하는 외국공관의 수는 131개에 달한다. 그런데 이 중 37개 국가 대사가 서울 성북구, 그것도 성북동이라는 한 동네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

 


지난 2006년부터 성북동에 자리한 대사관저를 관리하는 성북구청 행정지원과에 문의한 결과 "대사들이 모여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거주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북동은 대사관이 모여 있는 광화문과 가깝고 청와대도 가까이에 있다. 그러면서도 뒤에는 북악산이 있고 서울성벽도 끼고 있다. 일도, 자연환경도 가까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사 외에도 부대사는 물론 외교관들도 성북동에 집을 마련한 이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초창기 성북동에 터를 잡기 시작한 독일, 일본의 대사관저들을 시작으로 성북동에 자리 잡은 대사들이 새롭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다른나라 대사들에게 알음알음 성북동을 소개해줬다는 것이다. 성북구청의 행정지원과 담당자는 "외교관이 모여 있는 분위기"라며 "성북구청 행정지원과에서 대사관저와 관련된 민원사항을 접수받고 해결해주고 있으니 여러모로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글·사진. 강천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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