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청춘, 아프리카에서 '뇌교육'을 외치고 오다

빛나는 청춘, 아프리카에서 '뇌교육'을 외치고 오다

[인터뷰] 한국 대표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서 '뇌교육 프로젝트' 수행한 김우겸 씨

"오늘 새벽 2시에도 라이베리아에서 전화가 왔어요. 뇌교육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이 전화를 한 거였어요. 거기서 전화, 그것도 국제전화를 하려면 상당히 비싼 돈이 드는데….
아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서로 듣고 말하기만 해야 하는 전화로는 상당한 한계가 있어요. (웃음) 그래서 이메일을 보내라고 말했습니다."

감동도 있고 재미있기도 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지난 3월 중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떠난다며 꿈을 이뤄 가슴 뛴다던 이야기를 역시 '진지하게' 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국제뇌교육협회(IBREA)를 통해 '뇌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돌아온 김우겸 씨(27∙경희대)를 8일 천안 국학원에서 만났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뇌교육은 된다는 확신에 가득 찬 표정, 좀 더 소통하고 교감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되어 힘들었다는 표정, 좀 더 오지이길 바랐는데 스마트폰 메신저(카카오톡)까지 되어 안타까웠다(?)는 표정, 이제 또 다시 시작하는 '뇌교육 세계화' 꿈을 이야기하며 가슴 벅차하는 표정까지. 내용은 달라도 한결같은 그의 진지함이 전하는 진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뇌교육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다~ 통합니다"

- 3월 15일에 <코리안스피릿>과 인터뷰하고 19일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6월 20일 입국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어떻게 지냈나.

완전 지구 반대편에서 정확히 3개월을 지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매 순간 만나는 모든 것들이 새로웠다. 모든 상황이 나에게 '공부'가 되었다. 힘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즐거웠고, 더 많이 깨칠 수 있었다.
한국은 어딜 가나 빠르고 경쟁적이고 치열한데 반해, 라이베리아는 느리고 여유 있고 급하지가 않더라. 처음 도착한 뒤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지만 겪게 되는 모든 것들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과의 공통점은 없었나.

짧은 여행, 봉사활동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한국에서 살았다. 그래서 외국, 외국인이라고 하면 모습이 다르니까 생각이나 사고방식도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내보니 정말 '똑' 같더라. 화내는 이유도, 즐거워하는 이유도 같더라. 모범생이라고 생각되는 학생들은 한국에서도, 라이베리아에서도 모범생이고, 날라리라고 생각되는 학생은 여기서도 거기서도 날라리더라. (웃음) 사람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가장 큰 공통점은 뇌교육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다 통한다는 거였다. 이를 체험하고 확신을 가지게 된 3개월이었다.

 


▲ 서로 어깨를 두드리고 등을 두드리는 '활공'을 하며 밝은 표정을 짓는 학생들.
그 가운데에 국제뇌교육협회(IBREA)의 미주 디렉터 이사벨 씨가 보인다.



- 어떤 점에서 "뇌교육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다 통한다"는 것을 느꼈나.

학생들이 변하는 게 보였다. 3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학생들의 처음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정말 달랐다. 라이베리아는 내전이 끝난 지 십수 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 안에 불안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총기를 소지만 해도 사형이다. 내전을 경험한 고학년이나 교사들에게는 아픈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인지 처음 뇌교육 수업을 시작할 때는 분위기가 정말 심각했다. 어느 한 명 웃지도 않고 하얀 눈만 껌뻑껌뻑 거리면서 날 쳐다봤으니까. (웃음)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뇌교육 프로젝트 과정에 따라 몸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니까 학생들이 웃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또 수업 분위기도 굉장히 밝아졌다.

- 뇌교육 프로젝트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나.

3개월(12주) 프로젝트로 해서 두 개 학교에서 150여 명의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교육 과정은 크게 세 분류로 나눠서 첫째 달에는 '몸'을 열고 둘째 달에는 '마음'을 열고 셋째 달에는 '꿈과 비전'을 세우도록 진행된다. 좀 더 세분화하자면 '뇌교육 5단계(뇌 감각깨우기-뇌 유연화하기-뇌 정화하기-뇌 통합하기-뇌 주인되기)'에 따라 뇌체조, 연단, 홍익인간 정신, 생명전자 등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교육했다. 실기와 필기를 모두 보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었고 과정을 모두 수료한 학생과 교사들은 마지막에 뇌교육 증서도 받았다.

 


▲ 3개월동안 진행된 뇌교육 프로젝트를 모두 마치고 뇌교육 수료증을 들고 환하게 미소짓는 학생들.


"꿈만 같던 라이베리아에 갔지만, 막상 상상한 만큼 안 되더라."

- 인터뷰에도 기승전결이 필요하다.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 

생각했던 것만큼 오지가 아니더라. 내가 있던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를 벗어나면 전기는 아예 없고 물 구하기도 힘든 그런 곳이긴 했다. 특히 내가 지냈던 곳은 '라이베리아의 강남'이라고 불릴 만큼 발전된 곳이었다. 오죽하면 컴퓨터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카카오톡까지 했겠나. (웃음)
진짜 힘든 건 '나' 때문이었다. 정말 바라던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꿈으로 그리고 상상했던 것만큼 일이 안 되더라. 꿈을 이뤘지만 낭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뇌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내가 손을 내민 만큼 따라와 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통한다'는 게 힘들었다. 스스로 부족함도 느꼈고….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뇌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국제뇌교육협회(IBREA) 미주지부의 신주은 팀장님과 이사벨 디렉터는 정말 학생, 교사들과 잘 교류하시더라.

-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기억이 있나.

알폰소 선생님. 건강이 안 좋은 할아버지 선생님이셨다.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대충대충 할 법도 한데 수업에 얼마나 적극적이셨던지, 안 되는 동작이 많았지만 정말 열심히 따라 하며 배우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셨다. 그리고 내가 실수를 해서 분위기가 살짝 어색해졌을 때도 알폰소 선생님이 더 크게 따라 하시고 더 크게 웃으시면서 분위기도 더 좋아졌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3개월 프로젝트를 모두 끝내고 마무리행사를 했던 것이다. 큰 강당을 빌려서 라이베리아 교육부 차관, 교육받은 모든 선생님, 그리고 우수했던 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IBREA가 어떻게 라이베리아에 오게 되었는지, 지난 3개월에 대한 소감도 밝히고 그간의 사진으로 만든 영상을 보기도 했다.
최고의 감동은 뇌교육을 받은 교장,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사들이 무대에 올라가 노라조의 '해피송'에 맞춰서 바숨댄스(바르게 숨쉬기 춤)를 췄던 것이다. 수십 명의 선생님들이 다 같이 한마음이 되어서 신나는 바숨을 추는 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잊을 수 없을 거다.

 


▲ 뇌교육 수업을 받은 현지 교사가 학생들에게 뇌교육 수업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국제뇌교육협회(IBREA)에서 진행한 이번 뇌교육 프로젝트는 학생들은 물론 현지 교사들에게도 함께 진행되었다. 몸과 마음은 물론 삶의 목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뇌교육을 교사들이 직접 배워서 앞으로도 계속 뇌교육 수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다.


"내 인생에 라이베리아는 정말 소중한 경험…더 많은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 올해 초에 우겸 씨가 다녀온 WYL(윌, World Youth Leadership)이 2기가 오는 7월 22일부터 시작한다고 들었다.

1년에 두 번 진행하는데 내가 1기였고 이번에 2기가 모집돼서 22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다. 나는 WYL에 참가해서 이번 뇌교육 프로젝트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소중하고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만큼 WYL에 대한 애착도 크다. 원조를 받는 대한민국이 '뇌교육'이라는 교육 한류를 갖고 처음으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교육 원조를 진행했다. 앞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BOS(Brain Operating System, 뇌운영시스템)의 법칙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가.

나는 참 복이 많다. 뇌교육이 세계로 나가는 최일선에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내가 가진 100%를 온전히 써볼 수 있었다. 뇌를 통해 자신의 참가치를 알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뇌교육을 통해 진정한 삶의 주인으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귀한 경험이다. 엄청난 기회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뇌교육 세계화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다. 계속하고 싶다. 개척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고생길이 열렸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웃음) 그래도 넓은 세상에서 큰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뇌교육 세계화 프로젝트를 함께 할 많은 젊은이들에게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친구들이 대한민국을 가슴에 품고 세계에서 활동하길 바란다.

 

글. 강천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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