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이베리아에 한국 '뇌교육' 전하는 김우겸 씨

[인터뷰] 라이베리아에 한국 '뇌교육' 전하는 김우겸 씨

국제뇌교육협회 라이베리아 뇌교육프로젝트에 참가

2012년 03월 24일 (토)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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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애들은 꿈이 없다"고 어른들은 '쉽게' 말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 젊을 때는 말이야…" 그러면 '젊은 애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당장 졸업이 코 앞인데 토익 점수는 안 오르고 월급이라는 것을 언제 받을 수나 있을지 막막한데 꿈이라니…팔자 좋은 소리다'라고.

그래도 다들 꿈을 꾼다. 누군가는 성공한 사업가라는 꿈을 꾸고, 또 누군가는 아이들의 미래를 키워주는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또 다른 누군가는 유명한 패션디자이너가 되어 세계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꾼다.

모두들 꿈을 꾼다. 그런데 그 '모두'가 꿈을 이루지는 못한다.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도 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은 그 꿈에 절반, 혹은 그 반의반 정도에 머무른다. 꾸었던 꿈과 정반대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왜 '다들' 꿈을 꾸는데 '모두' 꿈을 이루지는 못하는 것일까.

한동안 '시크릿'이라는 책이 온 지구를 흔들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간절히 바라면 다 이루어진다'는 정말 기적 같은 '시크릿'의 비법에 빠져서 '바라기만' 하면 다 될 거라며 스스로에게 유행처럼 긍정의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났다. 과연 '시크릿'이 걸었던 최면의 결과를 손에 넣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담배 하나 끊기도 작심삼일은 커녕 작심 3분도 힘들다는데,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각종 스트레스와 휘황찬란한 놀 거리가 즐비한 시대에는 더욱 한 가지에 집중해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힘들다.

'시크릿'이 말한 간절함이 '상상'에서 '현실'이 되는 그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인생은 100m 단거리가 아니라 42.195km의 마라톤이라는 사실. 체격이 좋아진 대신 체력이 허약해진 요즘의 '젊은 애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한 청년을 만났다. 한 번 보고 두고두고 기억에 날 만큼 강렬한 인상을 가진 청년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그 조곤조곤한 말투 속에서 베어 나오는 진정성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 이 친구는 단거리 선수가 아니라, 진짜 마라토너다.'

국제뇌교육협회(IBREA, 협회장 이승헌)의 한국 대표 참가자로 오는 19일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떠나 3개월간 '뇌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돌아올 '마라토너' 김우겸 씨(27?경희대)를 15일 서울 압구정에서 만났다.

- 부럽다.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서 부러움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어떤가.

(웃음) 부러워들 한다. 솔직히 의도한 바도 없지 않다. 많이들 부러워해 주고 또 많이들 나처럼 액션 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있다. 

- 일부러?

작년에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뇌교육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서 이번에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정부에서 공식 요청이 들어왔다. 올해 하반기에는 엘살바도르 7개 학교에 정식으로 뇌교육이 들어가게 된다. 라이베리아도 이번에 3개월 시범 프로젝트가 잘 되면 확대될 수 있다. 필리핀에서도 뇌교육 프로젝트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 갈 곳이 정말 많다. 그런데 정작 그 나라에 가서 뇌교육을 전할 사람이 부족하다. 더 많은 친구들이 협회를 통해서 '뇌교육 프로젝트'에 참가해주길 바란다. 

- 국제뇌교육협회는 유엔공보국에 등록된 유엔NGO 단체로 알고 있다. 이번 '뇌교육 프로젝트'도 UN을 통해서 엘살바도르와 라이베리아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하던데, UN과 같은 국제단체에서 일하는 것은 많은 청년들의 로망 아닌가.

주변에 보면 '국제구호'나 '국제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코이카나 월드비전 같은 큰 단체 말고는 잘 모른다. 그리고 UN과 같은 국제기구 쪽에 관해서도 관심은 많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정말 복이 많다. 뇌교육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 정부가 공인한 '브레인트레이너' 같은 자격증을 땄고, 관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접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1월에 미국에서 열린 국제 뇌교육 리더십 프로그램인 WYL(World Youth Leadership)에 참여하게 되었다. 뉴욕에 있는 UN본부도 가보고 미주뇌교육연수원에서 교육받으면서 9박 10일을 보냈다. 많은 저개발국가 UN대사들이 사회 불안정이 극심한 엘살바도르에서 뇌교육이 얻은 성과를 보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진짜 뇌교육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그렇다면 언제부터 국제단체에서 일하고 싶었나?

대학교 들어가서 한비야 씨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으면서부터였다

- 아, 나도 그 책 읽고 배낭 하나 싸매고 정말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으로 갈 뻔했다.

(웃음) 그 책을 읽으면서 라이베리아를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나라인데 시에라리온하고 이웃하고 있다. 한비야 씨 책을 싹 다 읽지는 않았지만, 강연을 하면 찾아가서 듣기도 하면서 마음을 키워나갔다. '아 나도 꼭 세상 사람들을 살리는 일을 해야지'하고 말이다. 

- 한비야 씨 책은 베스트셀러다. 나도 읽었고 내 친구도 읽었다. 대한민국 20대 중에 한비야 씨 책을 한 번도 안 읽어 본 사람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 책을 통해 국제구호단체에서 봉사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청년들도 정말 많았다. 그런데 왜 마음이 현실이 되지는 않았을까. 본인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차이점이라기보다…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그냥 뭔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군대에 갔다. 군대에서 다른 소대 사무실 청소를 하게 되었는데…아, 이야기하면 안 되는데 (웃음) 책을 하나 훔쳤다. 바로 <힐링 소사이어티>였다. (<힐링 소사이어티>는 국제뇌교육협회 이승헌 협회장의 저서로 2001년 미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릎을 탁 쳤다. '바로 이거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을 살리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 한구석에 비어있던 것이 채워진 느낌이랄까.

 

휴가 나와서 이승헌 협회장의 또 다른 책인 <한국인에게 고함>을 사서 읽고는 바로 천안에 있는 국학원으로 갔다. 가서 "저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국학원청년단에서 활동하면서 홍익인간 정신이 담긴 뇌교육을 체험했고 더 큰 확신을 갖게 되었다.

- 나비 효과'라고 아나.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건데…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당신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라는 나라로 인도한 것이다.

상상한 대로, 바라는 대로 이뤄진다는 것을 정말 많이 체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뤄지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좀 무섭다. (웃음) 정말 좋은 생각, 바른 생각을 해야 되는 거구나 싶다. 

- '시크릿'은 나도 해봤고, 내 친구도 해봤다. 많이들 했다. 그런데 정작 효과를 봤다는 사람은 많이 못 봤다. 그런데 지금 본인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바랐던 것을 순서대로 착착 밟아가는 것 같다.

의도한 것이다. 나는 나에 대한 파워포인트를 30장 정도 갖고 있다. 내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은 또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있다. 슬라이드 대부분은 앞으로 내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내가 참가하는 IBREA 뇌교육 프로젝트팀은 3개월 동안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2개 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뇌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8일에 미주 IBREA에서 두 사람이 먼저 가서 현지 교육 당국과 교육과정을 조율 중이라고 들었다. 나는 19일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 라이베리아는 도무지 내 정보로는 상상이 안 되는 나라다. 3개월 동안 지낼 준비는 다 했나.

70% 정도 쌌는데 이민 가방 하나 가득 한국 음식이다. (웃음) 현지에 먼저 들어가 있는 분들 말이 물가가 아주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절약해서 다녀오려고 여기서 준비를 잘해가려고 한다.

지난 1월에 뉴욕에서 국제 뇌교육 리더십 프로그램(WYL) 참석했을 때 라이베리아 UN대표부 차석대사께서 식사 대접을 해주셨는데 입에 쉽게 맞지 않았다. (웃음) 그 점이 조금 걱정이다.

 

언어는 영어를 써서 다행이다. 아니, 다행이 아니다. 시간이 없어 영어 공부를 제대로 못 했는데, 지난번 WYL에 참가한 라이베리아 교육부 직원 2명과 이야기를 하는데 알아듣기가 너무 어려웠다. (웃음) 

- 3개월 뒤에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된다. 그 뒤에 계획도 슬라이드 속에 있나.

과정이라고 본다. '뇌교육 프로젝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싶다. 그래서 라이베리아에서 지내는 동안 최대한 트위터(@geobalhan10)와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하려고 한다. 이후에는 IBREA에서 일하고 싶다. 나는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어 행복도 열정도 가득한 청년이다. 


꿈을 가진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그 꿈이 모두를 위하는 꿈이면 그 즐거움은 즐거움을 넘어 감사함으로 이어진다. 김우겸 씨와의 대화는 그랬다. 뇌교육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참가치를 깨닫는 행복한 지구를 만들겠다는 그 다짐에 '좋아요'를 클릭했다.

글·사진. 강천금 객원기자 sierra_leon@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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