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가는 '공존'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가는 '공존'

〈다윈 지능〉 저자 최재천 교수, 2012 서울국제도서전 '인문학 아카데미' 강연

누가 봐도 사람 좋아 보이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에 올라선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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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약육강식, 강한 자가 살아남는 자연의 법칙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해다. 다윈이 말한 가장 좋은 생존법은 바로 공존이다."

〈다윈 지능〉의 저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20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서울국제도서전 - 인문학 아카데미' 강연에 나섰다. 글쓰기로 시작된 강의는 지식을 쌓는 방식으로 이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마무리되었다.


교수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세상 모든 일이 결국 글을 쓰는 능력으로 판가름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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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보니 글쓰기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대학교수는 물론, 과학자도 직장인도, 심지어 치킨집 사장님이 되어도 글을 써야 한다. 치킨집 간판이든 광고 전단이든 만들어야 아닌가.
요즘 젊은이들은 휴대전화 문자를 쓰지만 우리 때만 해도 예쁜 편지지에 밤새 고민해서 연애편지가 지금의 배우자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감성적으로 쓰는 연애편지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나? 요즘 사람들은 글쓰기 훈련이 너무 되어 있다."

중학생
시절 백일장에서 시를 써서 상을 받았다는 교수는 그때만 해도 자신이 시인이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문학도의 길을 계속 걸었다면 지금쯤 소설가 이외수 씨처럼 줄담배를 , 고뇌에 사람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교수가 되었다. 그것도 성적에 맞추어 가게 생물학과에서 자신의 천직을 만나 생물학을 하는 과학자가 되었다. 99년부터 지금까지 책이 한글과 영어 모두 합해 55권이나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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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를 쓴다며 신춘문예 당선을 바라며 살았다면 이렇게까지 책을 없었을 것이다. 내가 13년간 55권의 책을 것은 순전히 자연과학을 했기 때문이다. 시나 소설을 쓰는 이들을 만나면 소재가 없어 너무 괴롭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그런데 나는 소재의 빈곤함이 있을 수가 없다. 왜냐? 대자연이 모두 글의 소재이기 때문이다. 무궁무진하다."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의 구슬을 죄다 싹쓸이하는 바람에 '구슬 재벌'이라 불렸던 교수는 요즘 스스로를 '책벌'이라고 소개한다. 돈이 많은 재벌도, 학력이 학벌도 아닌 '책벌', 바로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그가 이렇게 책을 모으고 책을 읽어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교수는 돌연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2011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 매장을 찾은 폴크스바겐(Volkswagen) 회장이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i30 타서 이것저것 만지고 여닫기를 반복하며 주변에 함께 부하직원들을 그야말로 '박살'내는 동영상이다. 핸들도 와이퍼도 모두 i30 기술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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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우리나라 보면 어떤가. 정말 만든다. 선박도 만들고 초고층 빌딩도 만든다. 숙제를 내주면 엄청나게 공부해서 잘해낸다. 그런데 문제는 숙제는 제법 잘하는데 아직 문제 출제를 할만큼의 수준이 안된다는 것이다."

교수는 지난 2007 1 아이폰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을 당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나의 아이폰은 과학(Technology) 인문학(Liberal arts)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했다" 말했다. 이에 대해 교수는 "구라도 정도면 신의 수준"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게 구라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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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산물로 만들어진 아이폰이라는 기계에 사람들이 발로 기어들어가서 살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기계를 만들어 놓으면 기계 안에서 사람들이 거라는 상상을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에 이어 그가 거론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이었다. 시대도 국적도 뛰어넘은 사람의 공통점을 바로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섭렵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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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가능했다. 분야를 조금만 파도 바닥이 쉽게 드러났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면서 분야를 파도 바닥까지 가기가 힘들다. 그런데 21세기가 되면서 다른 이야기가 들러오기 시작했다. 바로 한우물만 파서는 위험하다."

사람이 문제를 풀어내기도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교수가 제시한 것이 바로 '통섭'이다. 여러 개인이 모여서 다양한 분야를 파는 . 통섭을 하기 위한 결정적인 필수조건이 있다. 바로 다른 분야에 있는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있는 소통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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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도무지 어울릴 같지 않은 재료들을 한데 모아 넣고 섞어서 '비빔밥'이라는 음식을 창조했다. 우리 민족에게 통섭과 융합은 태생이라고 본다.
선진국에서 융합과 통섭은 대세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물리학자와 경영학자가 만나는 융합연구를 하지 않으면 생존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8년째 '융합' 타령만 하고 있다. 지금 당장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묻지마 투자' 해야 한다. 당장은 실패한 같아도 성공하는 것이 융합연구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통섭' '융합' 절실하게 적용된다. 교수의 말에 따르면 100 시대가 되면서 사람이 평생 갖는 직업의 수가 적어도 7~8개가 것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 하나만 믿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고 변화무쌍하다는 . 어렵더라도 내가 모르는 분야를 책을 통해 접하면서 씨름하고 알아두라는 것이다.

통섭과
융합의 중요성은 다윈을 통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결국 현명한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아닌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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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0 동안 인류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1,000 7위에 다윈이 올랐다. 그런데 한국은 '다윈후진국' 속한다. 진화론을 강한 종자가 살아남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아니다. 다윈을 깊게 이해하면 남을 이해하고 손을 잡은 이들이 경쟁에서 이겼다는 것을 있다
공생하지 않은 생물이 살아남은 것은 없다.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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