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뇌 속 편도체에 나타나는 변화도 달라

남성과 여성, 뇌 속 편도체에 나타나는 변화도 달라

노화에 따른 편도체 변화, 남성과 여성에 따라 다르다

2012년 05월 06일 (일)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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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남성과 여성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는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등의 분비량이 청·장년기와 달라지기 때문에 남성은 좀 더 자상해지고 여성은 좀 더 대범해지는 등 성별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최근에는 뇌 속 편도체도 남성과 여성이 노화에 따라 다른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박준택, 이하 기초연) 자기공명연구부 조경구·김형준 박사 연구팀은 뇌 속 '편도체 중심핵(central nucleus of amygdala, CeA)'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  12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촬영한 뒤, 편도체 영역을 3차원 영상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편도체 형태와 부핵 분석을 했다. 그러자 '편도체(amygdala)'의 노화로 나타나는 변화가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편도체는 해마 앞쪽에 있는 아몬드 모양의 작은 구조물로 정서기억 저장, 공포, 불안, 성행위 등을 결정짓는다.

▲ '그림 b'의 붉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영역이 여성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빠른 쇠퇴를 보이는 편도체 중심핵이다. (자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기초(연) 조경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내분비계와 밀접한 관련있는 편도체 중심핵은 불안 등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여성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이 부분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반면, 남성은 변화가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여성에게 더 자주 나타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 우울증 발병률이 줄어든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우울증 발병이 줄어드는 이유를 편도체 중심핵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연구결과는 50세 폐경기를 전후한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남성 호르몬 변화가 적기 때문에 호르몬 변화 때문에 유병률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었다.

 
또한 동물(쥐)에게서는 페로몬 정보를 처리하는 뇌 편도체 피질핵(cortical nucleus of amygdala, CoA)이 암수 차이가 드러났었으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남녀 차이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 인간은 남성 뇌 편도체 피질핵 크기가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인간은 페로몬을 처리하는 기관(보습코계, vomeronasal organ)이 별도로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뇌 피질핵 크기에서 남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 편도체 피질핵의 크기 차이로 인해 남성이 성적인 의미를 담은 시각 자극(에로틱한 그림)에 여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이러한 뇌 편도체 피질핵 크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연) 자기공명연구부 조경구 부장은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편도체 분석법은 앞으로 임상적 데이터가 축적되면 편도체와 관련된 신경정신질환의 보조진단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초(연) 조경구, 김형준 박사팀을 비롯한 경희대학교, 서울아산병원  3개 기관 협동연구팀으로 추진됐으며, 인간 편도체 부핵(subnucleus)의 남녀차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뇌영상 분야 권위지인 ‘뉴로이미지(NeuroImage)’ 5월 1일자 표지논문(논문명 : Sex differences in amygdala subregions: Evidence from subregional shape analysis, IF=5.937)으로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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