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함께 떠나는 마이크로 여행

커피와 함께 떠나는 마이크로 여행

브레인 여행 Travel

브레인 5호
2010년 12월 21일 (화)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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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모습을 찾아 떠나는 향긋한 여행       

우리에게 커피는 일상의 음료지만 인스턴트 커피가 커피와 같은 말로 쓰이고, 인공 향이 들어간 헤이즐넛 커피가 원두커피로 대접받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모습이 여러 모로 왜곡되어 있다.

흔히 커피라고 하면, 먹으면 각성효과가 있고 쓴맛이 나는 검은 액체 정도로만 생각한다. 길거리 자판기 어디서나 동전 몇 개로 마실 수 있고 식당에서 계산을 끝낸 후 나오면서 공짜로 한 잔 뽑기도 하는 음료. 그러나 흔한 것일수록 정수를 만나기 힘든 법.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여행의 기술》에서 이야기했듯 여행은 늘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다. 한 장의 여행지 사진 뒤에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정의 피로와 불편함, 불친절한 점원의 기억, 길을 찾다 보낸 시간들의 지루함도 묻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생각의 산파이기도 하다. 주제를 가지고 가볍게 떠나는 작은 여행, 마이크로 여행을 떠나보자.

종이컵에 담긴 이른바 ‘다방 커피’도 맛있기는 하지만 직접 만든 커피는 어떤 원두로,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인다.

맛있는 커피는 볶은 지 2주 이내, 분쇄한 지 2시간 이내, 추출한 지 20분 이내에 마셔야만 한다. 커피는 볶는 그 순간부터 산화하기 시작하고 향과 좋은 맛이 금세 사라지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커피를 마시려면 볶은 지 얼마 안 된 원두를 즉석에서 갈아서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손도 많이 간다. 흔히 생각하는 커피맛과 확연히 다른 커피 전문점들의 최소 조건은 이러한 찰나의 맛과 향을 위해 꾸준히 신경 쓰는 것이다.

커피 향에 취한 인터넷       

좋은 커피 가게들을 찾는 여행도 충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신선한 원두를 직접 볶는 전문점을 찾고 교통편과 지리를 확인하고, 주변의 식당과 다른 볼거리가 있는지 확인한다. 서로 가까운 커피가게들이 있다면 이동방법과 시간도 미리 확인하고, 속이 쓰리지 않으려면 맛볼 커피의 종류도 사전에 계획해야 한다.

방문할 가게들을 찾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인터넷이다. 커피 전문 잡지와 방송에 소개된 곳들도 좋지만 언제든 참조할 수 있는 각종 커피 관련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들이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커피 카페(카페라는 말이 원래 커피라는 말이니 재미있다) 중 하나가 바로 네이버의 ‘커피마루’(
http://cafe.naver.com/coffeemaru). 커피 정보를 나누는 이곳은 ‘그 커피집’이라는 코너에서 전국의 이름난 커피 가게들을 다녀온 소감들을 서로 소개하고 있다.

커피의 역사와 상식도 함께 검색을 하며 충분한 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가게의 위치는 대부분의 소개글에 나와 있겠지만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각 지역의 가게들 정보와 지도를 함께 보여주는 서비스에서 확인하면 좋다. 주변정보도 함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 가지 맛과 어우러진 일석삼조 여행 코스       

커피의 매력은 그 향과 단맛, 신맛, 쓴맛의 조화된 독특함에 있다. 커피의 맛은 주로 원두의 종류와 분쇄 정도, 볶는 정도, 추출 방식에 따라 다양하다. 주인의 취향에 따라 가게마다 더 맛있는 커피가 따로 있으니 같은 것이라도 여러 곳에서 맛보는 것이 좋다. 집마다 다른 맛을 자랑하고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도 다른 것이 커피의 매력이다. 커피에는 정답이 없으니 즐기기 나름이다.

여행 코스가 커피에 맛과 여유를 더하기도 한다. 서울 종로의 성곡 미술관과 주변의 ‘커피스트’를 비롯한 커피집들, 홍대 거리와 ‘칼디’를 비롯한 많은 가게들, 부암동의 성곽 트레킹 코스와 ‘클럽 에스프레소’,  티베트박물관과 정독도서관 옆 ‘커피방앗간’, 삼청동의 갤러리들과 북카페 ‘내서재’, 여의도 샛강생태공원과 ‘주빈’ 등 찾기만 한다면 맛과 사색, 문화가 어우러진 일석삼조의 다양한 코스들을 찾아낼 수 있다. 지방에도 강릉의 ‘보헤미안’과 ‘테라로사’, 울산의 ‘빈스톡’ 등 많은 커피 가게들이 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름난 가게들은 맛과 향도 좋지만 친절함과 나름의 철학도 돋보인다.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주인장과 이야기하며 커피 상식들과 다른 커피 가게들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번의 길고 힘든 여행보다 여러 번에 걸친 지적인 미각 탐험도 좋지 않을까?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사진·곽문주, 김성진

커피와 뇌    

커피 안의 카페인은 두뇌 속에서 졸음을 유발하는 신경억제물질인 아데노신의 활동을 막고 두뇌의 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커피는 고등인지 기능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두뇌 기능 향상 효과는 없다. 따라서 가장 뇌에 유용하게 마시는 법은 아침보다는 아데노신 수치가 올라가는 오후부터 소량의 커피를 1시간당 4분의 1잔 수준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시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장병의 위험이 있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크림이나 설탕을 조절하고 적당량만 마신다면 오히려 커피 안의 각종 항산화물질들은  성인병과 암 예방에 좋다. 그러나 카페인에 민감하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은 먹지 않는 것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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