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를 자주 보는 애인이나 남편을 둔 여성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덜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어도 야한 동영상을 보면 흥분하는 이유가 뭘까?
욕정과 사랑, 반응하는 뇌 부위가 달라
뇌과학에서는 남자의 뇌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며 욕정을 느끼는 부분과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움직이는 부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스위스의 4개 대학이 사랑과 욕정의 뇌를 밝혀 내기 위해 뭉쳤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 등의 뇌과학자들은 사랑과 욕정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어디인지 알아내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아내나 남편, 부모 등 가족이 있는 사진과 에로틱한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뇌를 관찰했다. 그러자 사랑이나 욕정을 모두 뇌에 있는 선조체(striatum)라는 기관이 관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선조체라도 각각 다른 부위에서 반응한다는 것이었다.
맛있는 음식이나 섹스 등 근원적 쾌락과 관련된 욕정은 선조체 속 ‘본능적 즐거움’ 부분을 자극했다. 하지만 부부간의 사랑이나 가족애 등 이른바 ‘가치 있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은 ‘이성적 즐거움’과 관련된 부위를 움직였다.
공동 연구진이었던 짐 파우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로 사랑과 욕망은 완전히 다른 경로를 통해 뇌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선조체(striatum)는 물건을 슬쩍 집는 식의 섬세한 운동과 관계된 곳이다. 신경 세포가 모여 대뇌 기저핵의 일부를 이룬 부분으로 뇌의 미상핵(꼬리핵)과 피각(조가비핵)을 함께 일컫는다. 기저핵에서 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골격근의 운동과 긴장을 무의식적 행동을 관장하기 때문에 몸으로 익히는 기술도 선조체와 관련 있다. 2008년 일본에서는 선조체가 무엇을 간절히 원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야동과 사랑이 아무리 뇌의 다른 부분을 자극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지만, 문제는 야동을 보는 사람들의 배우자들은 마음이 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18세에서 29세 여대생 308명을 대상으로 파트너가 포르노를 이용하는지 여부와 관계의 행복도, 성적 만족도, 자아존중감을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애인이나 남편이 포르노를 자주 보는 여성일수록 상대와의 관계나 성생활에서 행복감을 덜 느끼며, 자아존중감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벌였던 연구자는 "남자들이 포르노를 본다고 해서 애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과 포르노 스타와 비교하며 우울해 하지 말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