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로 방송이 보도한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서울 청소년멘탈헬스 심포지엄에서 엘살바도르의 뇌교육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전국 학교에 뇌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후 뇌교육 사업을 실시한 호아낀 로데스노학교 글로리아 뮬러 교장을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국제뇌교육협회가 8월 18일 서울에서 개최한 '2013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뇌, 행복교육을 말하다'에 글로리아 뮬러 교장을 초청한 것이다. 뮬러 교장은 이날 '엘살바도르 호아낀로데스노 학교의 뇌교육 효과'를 발표했다.
뮬러 교장은 "내전으로 무법자 된 학생을 한국式 명상으로 치유하여 갱단에 들어간 학생의 마음까지 바꿨어다"며 뇌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학교를 바꾸었는지 알기 위해 엘살바도르 TV방송국이 보도한 뉴스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동영상이 보여준 학교 상황은 끔찍했다.
▲ 뮬러 교장은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뇌교육협회의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에서 호아낀로데스노 학교에서 일어난 뇌교육 기적을 소개해 국내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사진= 임선환 객원기자>
마리화나, 코카인 등 마약에 중독된 학생들. 갱단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학생들. 학생들간의 폭행은 난무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선생님을 감금하고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수업을 해도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과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교사들은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도 없다. 마약을 팔다 경찰에 잡혀가는 학생.
이러한 학교의 모습을 되도록이면 알리지 않으려는 게 인지상정일테지만, 글로리아 교장은 진솔하게 소개하고 이 영상을 염두에 두고 이후 뇌교육으로 학교가 변한 모습과 비교해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솔직한 글로리아 교장이 놀랍기도 하여 호아낀로데스노 학교에서 뇌교육이 일으킨 기적에 관심을 죄다 쏟았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의 교장으로 발령받던 날 경호원을 지원받았다. 말이 학교이지 소년원 혹은 감옥이 아닐까 싶었다. ㅁ자 형태의 학교는 안전을 위하여 각 층, 교실마다 철창이 둘러쳐져 있고, 층마다 2~3명의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학교 벽은 학생들이 한 그라피티(낙서)들로 가득 차 있었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마리화나(마약)를 피우고, 심지어 교실에 불을 지르려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이유는 마약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부임한 지 16일째 되던 날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갱단에 들어간 학생들이 들이닥쳐 뮬러 교장을 감금·폭행했다.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미 전임 교장은 갱단 학생들에 의해 피살된 학교였다. 엘살바도르 학교 내 갱단이나 그라피티는 흔한 광경이지만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는 특히 심각했다.
"우리 학교가 이런 상태라는 걸 공개되는 것이 싫었지만 인정해야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폭행당했던 날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무서웠죠. 그렇지만 학생들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엘살바도르 호아낀로데스노학교 뮬러 교장은 엘살바도르에서 도입한 한국의 뇌교육이 올린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글로벌 교육원조에 고마움을 표했다.<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뮬러 교장에게 희망이 되어준 것을 한국식 명상 '뇌교육'이었다. 한국 교육부는 ‘글로벌 교육원조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사이버대학교와 함께 2012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엘살바도르 내에서도 폭력 및 마약, 범죄 등 가장 심각한 학교 4개를 선정 뇌교육 프로그램과 컨설팅을 했다. 그중의 하나가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였다.
"뇌교육은 우리에게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학교상황이 워낙 어려웠기에 뇌교육 강사들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일과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걸 보면서 혹시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게 지켜보곤 했죠."
국제뇌교육협회 엘살바도르 뇌교육 팀은 주 2~3회 8주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학교 안에서도 가장 문제인 학급을 선정해 학생들을 지도했다. 이후 매일 수업 시작 전 45분씩 뇌체조, 명상, 호흡, 비전 정하기 등의 뇌교육 수업을 시행했다.
뇌교육 프로젝트를 3개월간 시행한 4개 학교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우선 인성 부문에서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마약에 중독되었던 학생들이 중독에서 벗어난 사례도 나타났다. 고학년 학생들이 점령하던 학교 내 공동구역을 저학년 학생들도 함께 나눠 쓰도록 배려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학생들이 경찰과 함께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었을 무렵 학교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울하고 어둡던 학교가 조금씩 밝아지는 것이 보였죠. 뇌교육을 도입한 후 학업 성적도 올라갔습니다. 수학능력평가에서 10점 만점에 3점대로 꼴찌였던 학교가 뇌교육 수업 후 9점이 넘으며 전국 학교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때 뇌교육을 전국에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국제뇌교육협회 이승헌 회장은 방한한 글로리아 뮬러 교장을 '중남미 뇌교육 홍보대사'로 임명했다.<사진= 임선환 객원기자>
4개 학교 교장은 엘살바도르 교육부에 이 같은 변화를 보고하고 모든 학교에 도입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6월 ISBM(엘살바도르 교육부 산하 교사 단체), 국제뇌교육협회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엘살바도르 전 학교에 해당하는 약 1,800개 학교에 뇌교육을 확대 보급하도록 했다.
"우울했던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미처 알지 못했던 가능성을 뇌교육을 통해 발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학교의 성공 사례를 전파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여러 곳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자로서 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이렇게 발표를 마무리했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의 이 같은 발표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후 국내 언론이 글로리아 뮬러 교장에 주목, 엘살바도르를 바꾼 한국식 명상 '뇌교육'을 대서특필하거나 영상으로 보도했다. KBS 조선일보 머니투데이 TV조선 YTN 등 한국 언론은 글로리아 교장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뇌교육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뮬러 교장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서울 오주중학교와 상경초등학교를 방문해 뇌교육 수업을 참관했다. 또 경기 영상과학고등학교와는 자매결연과 뇌교육 국제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또 교육부와 국회를 방문하여 교육원조를 해준 한국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뮬러 교장은 엘살바도르에서 도입한 한국의 뇌교육이 올린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글로벌 교육원조에 고마움을 표했다.
뮬러 교장에게는 몹시 궁금하고, 이상하기까지한 점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는 왜 전교생이 뇌교육을 하는 학교가 한 곳도 없느냐는 것이다. 국제뇌교육협회에서 뇌교육이 이제 공교육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단계이고 해피스쿨 협약을 통해 학교에서 뇌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방과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어 학교마다 각자 그 중에서 선택을 하기 때문에 뇌교육을 전교생에게 하는 학교가 아직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뮬러 교장은 "뇌교육은 학생들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다. 뇌교육을 통해 교사들도 변하고 엘살바도르 교육계도 바뀌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런 뇌교육이 탄생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한국에서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뇌교육을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뇌교육협회 이승헌 회장은 글로리아 뮬러 교장을 '중남미 뇌교육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이승헌 협회장은 국제뇌교육협회 한국본부에서 열린 위촉식에서 "글로리아 뮬러 교장이 보여준 한국 뇌교육을 통한 학교모델 실천과 엘살바도르 전국의 뇌교육 보급의 공로를 인정하며, 중남미 전역에 홍익인간의 평화철학을 바탕으로 한 뇌교육의 가치를 전달하며 우리나라와의 문화교류에도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뇌교육은 선생님과 학생을 변화시켰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뇌교뇌교육이 전세계의 학교를 행복하고 평화롭게 만들고 있다. 지구촌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그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협회장은 글로리아 교장에게 전통 한복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중남미 뇌교육 홍보대사 글로리아 뮬러 교장. 엘살바도르에 이어 중남미로 뇌교육이 확산하는 데 뮬러 교장의 역할이 기대된다.
글. 정명빈 기자 npns@naver.com l 사진. 임선환 객원기자, 서울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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