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지고 있는 것 같은 우리 모두의 불안감
“왜 머리가 갈수록 나빠지는 거 같지?” “이제 뇌가 썩고 있는 건가?” 우리는 집중력과 기억력이 예전만 못함을 느낄 때, 불현듯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 같은 고민은 삶의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도 모두 ‘내 얘기’라고 입을 모은다. 인생에는 학습하고 달성해야 할 것들이 곳곳에 놓여 있고 그때마다 자신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갈수록 AI가 많은 것을 똑똑하게 대신해주는 요즘, 편안함만큼이나 불안감이 자리 잡는다.
그러나 뇌에 숨겨진 가능성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미 늦었다는 지레 짐작과 쉽사리 바뀌기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변화를 위한 노력을 뒤로 미뤄두고 있지 않은가?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
<멍청해지기 전에 읽는 뇌과학>은 그동안 우리가 뇌에 대해 쓸데없이 갖고 있는 불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뇌를 만드는 결정적 방법들을 안내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인아 교수는 ‘기억과 망각’의 신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세계적인 뇌인지과학자이다. 그가 30여 년간 연구하면서 알게 된 확실한 사실 하나는, 바로 사람의 다른 신체와 달리 뇌는 끝없이 발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뇌는 끊임없이 바뀌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뇌의 주인인 내가 얼마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그 변화들은 사소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변화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뇌과학에서는 "쓰지 않으면 없어진다(Use it or lose it)"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다. 뇌는 내가 쓰는 만큼 바뀐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뇌의 가능성 확장과 실질적 대응을 위한 방법들
이 책의 1부는 우리가 평소 뇌와 학습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살펴본다.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나이 들수록 학습력이 떨어지는 게 맞는지, 수동적 집중력과 진정한 집중력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오해들을 풀어본다.
2부와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뇌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뇌 활용력을 200%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안내한다. 2부는 상상을 위한 회상, 움직임, 스토리텔링, 학습 시스템 균형, 디폴트 모드 쓰기 등 뇌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습관들이 담겨 있고, 3부는 일상과 업무에서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전략들, 즉 중심 이동, 효율적 시행착오, 정리력 상승, 감정적 맥락 이해, 학습 도구 활용법 등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뇌의 중심이 잡혀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경험과 기억을 만드는 것은 바로 '나'여야 하는지, 인지적 마라토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의 변화에 대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우회로를 많이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점검해야 할 것
사실 집중력과 기억력 등의 개선이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바쁜 일상을 핑계로 진정한 동기부여를 잊고 지내기 때문이다. 뇌는 절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뇌는 전부 알고 있다. 그래서 평소 자주 일상을 돌아보며 점검해보는 게 중요하다. 중요한 변화들을 자꾸만 뒤로 미뤄두고 있는 건 아닌지,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자극들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이제부터 정체되어 있는 일상을 움직이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보자.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