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나월드 캐릭터 디자이너 노채옥씨

(주)지나월드 캐릭터 디자이너 노채옥씨

동심 자극하는 캐릭터쟁이

뇌2003년11월호
2013년 01월 09일 (수)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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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마로, 뿌까, 푸우, 테디베어, 뿌, 토토루, 키티 등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캐릭터 인형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마음이 따스해진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20~30대 초반의 어른들에게도 캐릭터 인형은 인기다.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키덜트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동글동글한 캐릭터를 개발하여 캐릭터에 녹아든 따스한 감성을 파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자칭 캐릭터쟁이 노채옥(29) 씨. 최근 ‘모나’라는 국내 캐릭터를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다.







캐릭터 인형 모나는 ‘모두가 나를 사랑해’라는 의미에서 나온 이름이다. 화장하기를 즐기고 중증의 공주병을 앓고 있는 이 깜찍한 캐릭터는 SBS 드라마 ‘천년지애’ 여자 주인공의 소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모나를 탄생시킨 노채옥 씨는 어렸을 적부터 캐릭터에 죽고 사는 캐릭터 마니아였다.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2001년 (주)마루크리에이티브라는 캐릭터 개발 회사에 입사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인형, 팬시, 완구 등의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 무렵 회사가 문을 닫게 되었다. 두어 달 정도 쉬는 동안에도 그녀는 자신이 디자인한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드는 새로운 취미 생활을 즐겼다.

그즈음 캐릭터개발 제조업체로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주)지나월드에서 캐릭터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냈고, 그녀의 취미생활은 직업이 되었다. 지나월드는 디즈니 등에서 수입한 캐릭터를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해오던 업체로 당시 국내 캐릭터개발계획을 시도하는 시점이었다.

“제가 만든 캐릭터를 완구, 팬시, 인형 등의 상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였죠.”

그리하여 모나는 노채옥 씨의 캐릭터쟁이로서의 삶에 하나의 징검다리가 되어 주었다.


발품 팔아야 사랑받는 캐릭터 나온다

그녀는 한 달에 두 번 이상 중국출장을 다녀온다. 본사의 봉제 공장이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역할은 종이 위에 그려진 캐릭터가 생명을 부여 받아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 제조 과정을 총괄하는 것. 여기에는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상품 적용 능력이 필요하다. 소재에 따라 제품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캐릭터 개발은 도박성이 짙은 사업 중의 하나죠. 쉽게 사장되기도 하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10년 혹은 그 이상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될 수 있거든요.”

그녀는 길을 걷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의 패션, 소품 등을 눈 여겨 보는가 하면, 특이하다 싶은 물건이 보이면 디지털카메라로 찍거나 메모를 해 둔다. 그림 동화책 읽기, 각종 전시회관람하기 등 끊임없이 보고 듣는 일을 즐기는 것도 일의 연장이다.

“만약 제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다면 모나는 탄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게 디자인은 아닙니다. 일반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는 단순하면서도 캐릭터에 내재된 코믹함과 따스함이 표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녀는 지난 해 꿈을 이뤘다. 본인이 창조한 캐릭터 모나가 상품으로 출시되어 새 생명을 얻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유통 단계에서 해외 유명 캐릭터가 아니면 상품으로 출시되는 통로조차 차단되어 있는 것이 국내 캐릭터산업 현황이고 보니 현재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는 국내 캐릭터는 마시마로와 뿌까가 고작일 정도다.

그러나 반짝이는 창조로 빛나는 그녀의 뇌는 쉽게 포기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태세다. 그녀에게는 앞으로 이루어야 할 녹록치 않은 꿈이 있기 때문.

“상상의 세계에 살던 캐릭터들을 현실세계로 불러오는 것만큼 근사하고 신나는 일이 또 있겠습니까? 하지만 캐릭터 상품 개발의 성공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정신, 그리고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죠. 그야말로 냉혹한 현실위에 굳건히 서야하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근본은 바로 캐릭터에 대한 열정이겠죠.”

글│곽문주
joojoo@powerbrain.co.kr 사진│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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