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대한민국(大韓民國)

[칼럼] 아-! 대한민국(大韓民國)

장영주의 파워브레인

▲ 그림 = 원암 장영주


 지금 곳곳에서 신음처럼 터져 나오는 이름이 ‘대한민국’이다. 갈라져서 싸우고 있는 정치권에서 더욱 자심하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자기만이 애국자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팔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선열들께서는 온갖 핍박 속에서도 모든 것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이루었으나 후대로 갈수록 그 역사와 정신을 올바로 이어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호 ‘대한민국’은 어느 한 순간에 평화롭게 명명된 것이 아니다. 

 1897년 8월 46세의 고종이 스스로 황제가 되어 스스로 명명한 ‘대한제국(大韓帝國)'이란 국호는 왕이 통치하는 ‘5백년 조선’ 시대를 끝낸 사건이었다. 대신 황제가 통치하는 ‘대한’이란 의미였으나 1910년 경술국치로 불과 4년 만에 ‘대한’은 막을 내리게 된다. 

1919년, 삼일만세운동으로 탄생한 상해임시정부의 첫 의정원(의장 석오 이동녕)의 가장 중요한 안건은 '나라의 이름' 만들기였다.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흥하자'는 우창 신석우 선생의 발의와 참석자들의 호응으로 드디어 국호가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었다. 이때부터 ‘상해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대한’과 ‘민국’을 합친 말이다. ‘대한’은 마한, 진한, 변한을 통일한 삼한일통의 결과이고 ‘민국’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한반도의 유일정권을 상징하는 국호가 되었다. 

폭풍처럼 세계를 풍미하고 있는 ‘한류’로 인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는 역사상 가장 크게 고양되고 있다. ‘K-컬쳐’로 대변되기도 하는 한류는 결코 몇 가지 노래와 춤이 세계적으로 유행을 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어마어마한 세월과 노력이 켜켜이 쌓인 한민족의 집단지성이며 한민족 문화의 결정체이다. 

한류는 ‘공든 탑이 쉽게 무너지지 않듯’이 결코 한 순간에 태어나고 순식간에 무너져 사라질 존재도 아니다. 한류의 주인공인 우리의 국호 ‘대한민국’의 중요한 키워드는 ‘한’이란 낱말에 그 모든 것이 담겨있다. 

 최초의 본격적인 한류는 고구려로부터 시작된다. 고구려는 단군조선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다물려 받고자 나라의 건국이념을 ‘다물(多勿)’로 정하였다. 단군조선의 정신과 땅을 '다물'려 받고자 혼신의 노력을 한 고구려의 을밀 조의선인이 지은 '다물흥방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먼저 간 것은 법이 되고 뒤에 오는 것은 위가 되는 도다. 법은 나지도 죽지도 않고 위는 귀함도 천함도 없도다.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똑같이 귀하게 본다는 약 천오백 년 전 한민족의 정신이요 가르치심이다. 

다물흥방가는 조의선인들이 아침저녁으로 합창하였을 k-팝이었다. 이어서 고구려의 정신과 땅을 다물하고자 한 발해 대조영의 후손이며 제 삼대 왕 대문예 시대에는 “-- -- 백성들에게 천경신고(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가르치니 이로써 홍익인간 정신이 이웃 나라까지 흡족하게 번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최초의 본격적인 한류이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한’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한사람이 한 아름 안고 간다.’고도 하며 ‘한이 깊이 서렸다.’ 또는 ‘한숨을 쉰다.’고 한다. 웃을 때는 ‘하하’, ‘허허’, ‘호호’하며 웃고, 울 때는 ‘흑흑’ 흐느끼며 힘들 때는 ‘헉헉’ 거린다. 

수량으로는 시작과 끝이요, 정서적으로는 기쁨과 슬픔이라는 극과 극을 아우르는 ‘한민족’의 가장 친숙한 생활낱말 중의 ‘하나’가 바로 ‘한’이다. ‘한’없이 크고도 ‘무한’한 생명력이 ‘한가득’ 한 단어가 바로 ‘한’인 것이다. 

이처럼 ‘한’이란 어느 개인이나 국가만의 가치가 아닌 전 지구적인 생명의 정의이고 가치로 전환이 가능한 생명의 단어이다. 

 한강 씨의 노벨 문학상 수상도 역사가 이루어놓은 한류의 숙성 덕분이다. 이를 계기로 K-드라마, K-팝, K-후드, K-컬쳐 등으로 촉발된 예능한류가 철학 한류로 진화하여 더욱 큰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 

6월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 이하 전 국무위원들이 이처럼 거룩한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고 그 존재를 귀하게 여기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소망을 가진 국민들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글. 원암 장영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선도문화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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