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을 2주간 사용하지 않으면서 일어난 일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휴대폰을 2주간 사용하지 않으면서 일어난 일
두뇌활용 HSP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이서인 학생은 저와 함께 수업한 지 이제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3학년 때 처음 만난 서인이는 자기 표현력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상황에 맞는 언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전달력이 부족한 학생이었습니다.
서인이가 겪고 있는 이 같은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에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시작한 지 이제 12주 차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서인이는 하루 3시간 넘게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유튜브를 봤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휴대폰을 열었고, 그럴 때 다른 사람이 뭔가를 물으면 “예”라고 대답은 하나, 이후에 확인하면 들은 적이 없다고 하기 일쑤였습니다. 부모님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곧바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냈어요.
휴대폰 사용이 서인이에게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해 서인이와 먼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습에 대한 인지나 사람과의 소통이 또래 수준에 미치지 않지만, 매우 진지하게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 폰을 부모님께 반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반납하는 기간은 서인이 스스로 2주로 정했습니다.
이렇게 2주 간의 휴대폰 없는 일상이 시작됐습니다. 놀랍게도 변화는 생각보다 일찍 나타났습니다.
친구와 관계 맺는 데 서툰 서인이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즈음 서인이 생일이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부끄러워서 자기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가 서인이에게 생일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어요. 서인이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 중 한 명에게 다가가 “내 생일인데 우리 집 가서 밥 먹을래?”라고 했고,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같이 가자고 해서 대여섯 명이 서인이 집에서 생일을 축하했다고 합니다.
서인이는 친구들이 와서 생일 파티를 함께한 것을 무척 행복해 했습니다. 그렇게 관계를 통해 만족감을 얻으면 그 경험이 사회성을 기르는 토양이 됩니다. 서인이가 그 경험을 한 것입니다.
물구나무서기가 불러온 변화
툭툭 던지는 듯한 말투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늘 휴대폰에 빼앗겼던 주의력을 되찾으면서 말할 때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말하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서인이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도 서툴렀습니다. 그보다는 몸을 움직이며 익힐 때 상황을 더 잘 인지하고 기억합니다. 서인이는 뇌교육 수업에서 신체 훈련을 통해 인지력 향상을 경험했습니다.
HSP 수업 과정 중의 하나인 물구나무서기 훈련을 하면서 인지력이 뚜렷하게 좋아졌어요.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2024년 8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매일 4시간씩 연습했습니다. 돌아보면 당시에도 디지털 디톡스가 조금 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구나무서서 걷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순간 자기 몸에 집중해 동작을 익히다 보니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자연히 줄어든 것이죠. 상대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은 늘었습니다.
서인이는 상황에 대한 인지나 학습에 대한 이해가 조금 떨어져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는 주변 사람의 말을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이 문제를 놓고 부모님과 함께 고민하며 의견을 나누다가 역시 뇌교육적 방법론에 기대를 갖고 물구나무서기 훈련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서인이가 자신에게 집중하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서인이는 매일 훈련하며 물구나무서서 걷기 동작을 익혀나갔고, 그에 비례하듯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정도도 좋아지고, 표현력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휴대폰 사용 시간 때문에 서인이와 엄마의 부딪힘이 잦았는데,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 갈등이 없어진 것에 대해서도 서인이 어머니는 매우만족하고 감사해합니다.
휴대폰 사용을 줄이면 성적이 오른다
두뇌활용 HSP 수업은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몸, 마음, 뇌에 집중하여 자신을 조절하는 훈련을 통해 메타인지 능력을 높이는 것도 포함합니다.
물구나무서기 훈련을 통해 몸, 마음, 뇌의 성장이 일어나는데, 서인이는 이를 6개월 동안 하루에 서너 시간씩 하면서 몸을 단련했고, 이와 함께 마음 그릇이 커져갔습니다.
이런 변화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휴대폰을 12주 동안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그 실천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서인이가 이를 해내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서인이를 칭찬했고, 이 같은 칭찬은 서인이의 더 성장하고자 하는 동기를 자극해 변화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휴대폰을 2주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2주를 연장하기로 결정했을 때 서인이는 저항감을 드러냈었습니다. 이제 휴대폰을 돌려받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기대가 무너지자 집에 가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실망한 서인이를 아버지가 위로도 해주고 편도 들어주면서 서인이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번에는 더 잘 해기 위해 서인이는 학교생활에 집중했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반응하는 연습을 해나갔습니다.
휴대폰 사용을 멈춘 지 4주 차가 된 무렵, 수학 점수가 20점에서 75점으로 올랐습니다. 서인이도 부모님도 모두가 놀랐죠. 그리고 이것이 휴대폰에 주의력을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임을 모두가 알았습니다.
여러분, 휴대폰 사용을 줄이면 성적이 오릅니다! 이런 변화가 한 달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뿌듯했습니다.
서인이는 스스로 디지털 디톡스 기간을 연장했고, 그렇게 다시 8주가 지나고, 이제 12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디지털 차단이 됐습니다.
지금도 2주마다 변화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학업 성적이 꾸준히 오르고, 엄마와의 말다툼이 줄고,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으면 수용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친구 관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늘 소극적이던 모습에서 이제는 친구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는 아이로 서인이는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잘 해내고 있는 서인이를 늘 응원합니다.
글_백미라 BR뇌교육 동래사직지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