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공병영 총장의 나날은 다시금 뜨겁다.
설립 취지에 맞게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학교를 알리기 위해 각계 인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교육부 지원사업을 따내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사이버대학을 위한 법률 제정을 목표로 뛴다.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한 행복경영도 놓치지 않겠다는 공병영 총장의 뜨거움이 글로벌사이버대학교를 밝히는 횃불로 타오르면 모두에게 참 이로운 일일 것이다.
공병영 총장은? 공병영 총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교육부 평가지원과장, 장관 비서실장, 교육안전정보국장을 지냈고, 서울대학교와 충남대학교 사무국장, 충북도립대학교 제6•7대 총장을 역임했다. 2023년 7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제2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최근 한국원격대학협의회에서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 국회통과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
교육 행정 전문가로 많은 경험을 쌓고, 충북도립대 총장 연임을 거쳐 지난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이하 글사대)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학교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신 것은 무엇입니까?
제일 중요한 것이 우리 학교 구성원들과의 팀워크라고 생각해 모든 교직원과 개별 면담을 했습니다. 열린 총장실을 만들어 고충을 듣고 제안도 받으며 마음을 맞춰 나갔어요. 소통을 통해 학교를 한 단계 올릴 준비를 구성원들과 함께한 것이죠.
원팀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여러 노력이 바탕이 되어 1년 만에 최초의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선정, 학교 브랜드 지수 상승, 신•편입생 등록률 증가, 해외 유수 대학과의 협약체결 같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대학의 현실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2016년에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을 했습니다. 담당 업무 중에 사이버대학을 관장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때는 관리 감독 차원이어서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을 정확하게는 몰랐어요. 그런데 실제 와서 보니 온라인 교육이 우리 고등교육의 미래라는 확신이 듭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이버대학의 기능은 커질 수밖에 없어요.
이 같은 중요성에 비해 사이버대학에 대한 정부나 사회의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단 사이버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굉장히 열악해요.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대한민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로 널리 알려지면서 나타난 한류를 키우는 데 사이버대학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보는 사이버대학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일이 많죠.
글사대의 강점 또는 차별점이라고 할 특성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나이, 장소, 시간, 배경, 학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세운 설립자께서는 “또 하나의 사이버대학이 아니라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진정한 글로벌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설립 취지를 밝히셨어요.
모든 대학이 글로벌을 강조하지만, 우리 학교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한국의 문화 자산을 세계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가 가진 K-콘텐츠의 경쟁력은 충분히 검증되었고, 이제부터는 세계 12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한 글로벌뇌교육협력센터를 통해 K-교육 혁신모델을 실현해나갈 것입니다.
우리 학교가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교로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사이버대학 최초로 만든 방송연예학과를 통해 250여 명의 대중 예술 분야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서울 압구정 학습관에는 K팝 스튜디오와 글로벌K팝진흥원을 만들어 한류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요.
2010년에 신설한 뇌교육학과와, 같은 법인 내 대학원을 연계한 뇌교육 석박사 과정은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차별성이자 정체성을 대표합니다.
대학원과의 연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석박사 과정을 확대할 계획이신가요?
사이버대학은 특수대학원을 만들 수 있고, 일반대학원도 조건이 되면 가능합니다. 이는 지금 사이버대학의 발전 방안으로 잡힌 하나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 10여 개 사이버대학이 대학원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그 수요는 점점 커질 거예요.
4년제 학부만으로는 대학이 발전하지 못합니다. 우선 특수대학원을 만들고, 그다음 일반대학원을 만들어 석•박사 과정까지 가는 것이 풀코스예요. 우리 학교도 글로벌 수준으로 가려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지금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을 함께 맡고 있는데, 대학과 대학원의 통폐합에 앞서 연계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와 함께 위기와 기회를 함께 체감하실 것 같습니다.
이제 ‘오프라인 수업’이냐 ‘온라인 강의’냐 하는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죠. 코로나 이후 일반대학도 100퍼센트 온라인 수업이 가능해졌고, 사이버대학도 100퍼센트 오프라인 수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나아가 ‘사이버’ 명칭도 뗄 수 있게 법이 바뀌었어요.
2021년 12월 영국의 교육 전문 웹 ‘스터디 인터내셔널Study International’이 우리 학교를 한국에서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대학 중의 하나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매주 외국인들의 입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해외에서 ‘BTS 모교 대학’으로 불리는 글로벌 브랜딩은 우리 학교의 큰 강점이에요.
2021년에 외국인 학생을 위한 학습 관리 시스템(LMS)을 구축하고, K-콘텐츠 글로벌 교과목인 ‘K-명상’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뇌과학과 뇌교육에 기반해 개발한 K-명상 과목은 인도네시아 비누스대학,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을 비롯해 뉴질랜드와 미국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를 시작으로 K-콘텐츠 관련 교과목을 확대 운영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비누스대학과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에 제공한 K-명상 교재를 올해는 일본어판으로 만들어 4백여 명의 일본인이 이를 수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대학인 교토예술대학의 제안을 받아 정식 MOU를 체결하는 반가운 일도 있었습니다.
글사대는 특별히 ‘인성’을 강조합니다. 글사대가 목표로 하는 인재의 특성은 무엇인가요?
우리 학교의 모토는 글로벌 홍익 인재 양성을 위한 지구경영 실천대학입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많은 문제 가운데서도 특히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같은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교육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인성교육의 부재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죠.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 역시 인성교육과 연관된 문제라고 봅니다. 경쟁에 치우쳐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교육을 ‘나도 너도 잘되고 우리 모두 잘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한 인성을 갖춘 사람이 홍익 인재이고, 홍익 인재를 양성하는 데 우리 학교의 핵심 가치가 있어요.
홍익 인재는 자신의 가치를 알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모든 생명의 터전인 지구를 사랑하는 공생의 의식으로 인류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과제 가운데 특히 의미 있는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크게 네 가지 정도를 꼽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대학의 글로벌화입니다. 미국에 설립한 지구 경영대학원과 MOU를 체결했고,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한국국제대학교와는 협력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일본의 교토예술대학과도 학점 교류를 추진 중입니다. 교육 한류 시대를 열기 위해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해외 교육기관과의 교류 협력 사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구경영 실천대학이라는 정체성에 따라 그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지구경영 학사학위를 부여할 수 있도록 융합 전공을 신설하고, 지구경영포럼을 개최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대학 역량 강화입니다. 교육부에서 사이버대학을 평가해 지원하는 원격대학교육혁신지원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번에 우리가 22개 사이버대학 중에서 4개의 지원 대상 학교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교육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에요. 학교의 위상을 높인 아주 의미 있는 성과죠.
네 번째는 대학 업무협약과 홍보를 강화한 것입니다. 지난 1년간 국내외 50여 개의 대학, 기관, 기업체 등과 협약을 추진하고,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인사들을 학교 홍보대사로 모셨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학교의 대외 인지도가 상승해 올해 사이버대학 브랜드 지수 평가에서 4위로 올라섰어요.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처음으로 선정됐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인지, 사업 내용은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교육부의 원격대학교육혁신지원사업은 사이버대학을 대상으로 총 사업 기간 3년, 사업비 10억을 책정해놓고 있는데, 이것이 유일한 지원사업이어서 대학마다 여기에 선정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합니다. 이번에 우리 학교는 역량 평가를 거쳐 영진사이버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사업에 선정됐어요.
프로젝트 내용은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원격교육 혁신모델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원격교육을 통해 이들이 직업을 구하고 자신이 속한 곳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죠.
사이버대학 협의체를 법적 기구화하는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이하 원대협법) 제정을 위해 추진위원장으로서의 활동도 하고 계십니다. 진행 상황이 어떻습니까?
일반대학은 1964년에 대교협법을, 전문대는 1995년에 전문대교협법을 제정했어요. 하지만 2001년 처음 사이버대가 설립된 이래로 원대협법만 제정되지 않았죠. 이 때문에 원격대학은 일반대학과 같은 법률로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임에도 법규부터 행정, 정책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지방대를 집중 지원하는 교육부의 RISE 사업과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사이버대학은 제외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원격대학은 공간의 한계가 없어서 해당 사업에 가장 적격임에도 오히려 사업 신청 자격조차 얻지 못한 것이죠.
2004년에 한국원격대학협의회를 만들었지만 비영리 기관이어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법적 기구가 되어야 정부에 요청도 하고 협상도 하면서 사업을 위탁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는데, 그런 체제를 갖추지 못해 재정 지원에서부터 막히는 겁니다.
교육 한류를 타고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재가 사이버대학에 있는데 정작 유학 비자도 나오지 않으니, 손발이 다 묶여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원대협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22개 사이버대학 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때 “공총장이 2016년 교육부에서 사이버대학을 담당할 때 이것이 통과가 안 됐으니 원죄가 있다”며 위원장을 맡으라 해서 이렇게 뛰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대학신문을 비롯해 교육부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원대협법의 당위성을 알리는 간담회를 개최했어요.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들을 만나 이견을 좁히는 데 주력하고, 관계자들을 초청해 포럼과 세미나 등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사이버대학이 먼저 오프라인 대학과의 차별화 전략을 갖추고, 강점을 살릴 특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야죠.
목표는 8월에 원대협법을 발의하고, 12월에 통과시키는 겁니다. 원대협법은 쟁점이 없는 법안임에도 지난 14년 동안 제정이 안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내부 결속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전체 사이버대학이 힘을 모아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 힘이 부족했던 것이죠. 위원장으로서 그 힘을 결집시키는 일부터 해내야 합니다.
입학 대상자들에게 글사대를 어떤 말로 권유하시겠습니까?
사이버대학은 지난 20여 년간 탄탄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를 발전시켜 왔고, 어디서든 누구나 편리하게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강점을 키워왔습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핵심 경쟁력입니다. 동양학 사관학교로 불리는 동양학과, BTS를 비롯해 수많은 아이돌이 졸업한 방송연예학과 등 문화 콘텐츠 관련 학과들의 인지도가 높아요.
뇌교육학과를 필두로 생애주기별 뇌활용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뇌기반감정코칭학과, 스포츠건강학부, 브레인트레이닝학과, 명상치료학과 등은 콘텐츠가 매우 선도적이고 교육 과정이 충실합니다. 재학 중에 복수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언제든 융합 전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공부를 제한 없이 할 수 있죠.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인 만큼,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상할 인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우리 학교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33년간 공직 생활을 해 여한이 없고,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더군요. 글사대가 세상에 공헌하는 인재양성기관으로 역할하도록 길을 더 크게 닦는 임무를 맡으셨는데, 유능한 교육행정가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십니까?
둔재여서 행정고시 한 10년, 석사는 13년, 박사도 10년 걸렸어요. 공직에 33년 있었으니 할 만큼 해서 여한이 없다 싶었는데, 지금 가장 큰 일을 해내야 하는 자리에 와 있네요.
인성의 가치를 높이 들어 올린 학교의 기상에 이끌려 글사대에 온 만큼 인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우리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우리 학교가 인성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그것이 세계로 전파되어 나가도록 구성원들과 함께 저도 제 몫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글_방은진 편집위원 / 사진_김경아 기자